우리말 불설관무량수경 (보광스님 번역)

관무량수경

송 원가 중엽 강량야사 한역
해동사문 무심보광 국역

제1장 서분

    제1절 경문의 증명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 계셨는데, 천이백오십 인의 비구들과 삼만이천의 보살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으며, 문수사리법왕자가 상수제자였다.

    제2절 설법의 인연

  1. 왕사성의 비극

  1) 부왕을 가둠
  그 때 왕사성에는 한 태자가 있었는데 아사세라고 이름하였다. 그는 조달이라고 하는 나쁜 친구의 꾐에 빠져 부왕인 빈바사라를 잡아 일곱 겹으로 된 감옥에 감금하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한 사람도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데 왕비인 위제희 부인은 왕을 공경하여 깨끗이 목욕하고 꿀에 밀가루와 우유를 반죽하여 몸에 바르고, 여러 가지 영락의 구슬 속에 포도즙을 넣어 가지고 남몰래 왕에게 올렸다.
  이 때 왕은 꿀반죽을 먹고 포도즙을 마시고, 물을 구하여 입을 씻은 뒤 합장하고 공경하며 기사굴산을 항해 멀리 계시는 세존에게 예배하고 간절히 기원하였다.
  “대목건련은 나의 오래된 친구입니다. 원하옵건대 자비를 베푸셔서 저에게 팔계를 주도록 하옵소서.”
  이 때 목련존자는 새매처럼 날아서 재빨리 왕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매일같이 왕에게 팔계를 주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부루나존자를 보내서 왕을 위하여 설법하게 하시었다.
  이와 같이 21일 동안이 지났으나 왕은 꿀반죽을 먹고 설법을 들은 까닭에 안색이 온화하고 기쁨에 차 있었다.

  2) 어머니를 가둠
  어느 날 아사세는 문지기에게 물었다.
  “부왕이 아직도 살아 있느냐?”
  이에 문지기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위제희 부인께서 몸에 꿀반죽을 바르고, 영락의 구슬 안에 포도즙을 넣어 가지고 와서 상왕에게 올렸습니다. 또한 사문 목건련과 부루나가 공중으로 날아와서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하였는데, 저는 이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사세는 진노하면서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어머니는 역적이며 적과 어울렸습니다. 사문은 나쁜 사람들이며, 그들은 남을 미혹시키는 주술로 나쁜 왕을 오랫동안 죽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칼을 뽑아 들고 어머니를 살해하려고 하였다.
  그 때 월광이라고 하는 한 신하가 있었는데, 그는 총명하고 지혜가 많았다. 그는 기바와 함께 왕에게 예를 표시하고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신들이 듣건대 저 비타론경에서는 세상이 생긴 이후로 여러 나쁜 왕들이 왕위를 탐내어 그 아버지를 살해한 자는 만팔천 인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도하게 자기 어머니를 죽인 일은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왕께서 지금 어머니를 해치려고 하시니, 이는 찰리종의 영예를 더럽히는 일이므로 저희들은 차마 듣고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전타라들이나 하는 짓이므로 저희들은 여기서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두 신하는 칼을 만지면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 때 아사세는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기바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도와주지 않으려는가?”
  기바는 여쭈었다.
  “대왕이시여, 어머니를 살해하려는 것을 삼가시오.”
  왕은 이 말을 듣고 참회하고 도움을 청하였다. 그리고 난 뒤 바로 칼을 버리고 어머니를 죽이지는 않았으나, 내관에게 명령하여 그녀를 궁궐의 깊은 곳에 가두어 두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하였다.

    제3절 예토를 싫어하고 정토를 구함

  1. 부처님께서 감옥을 방문함

  그 때 위제희 부인은 궁궐의 깊은 곳에 갇히게 되자 슬픔과 근심에 쌓여 몸이 점점 수척해졌다. 그리하여 멀리 기사굴산을 향하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사뢰었다.
  “여래시여, 세존께서는 전에는 항상 저에게 아난존자를 보내시어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슬픔과 근심에 쌓여 있으나 거룩하신 부처님마저 뵈올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보내시어 제가 뵐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이 말을 마치고 눈물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멀리 계시는 부처님을 향하여 예배하였다.
  그 때 위제희가 머리를 들기도 전에 세존께서는 기사굴산에 계시면서 위제희 부인의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대목련존자와 아난존자에게 허공을 날아서 가도록 명하시고, 부처님께서도 자취를 감추었으며 왕궁에 나타나시었다.

  2. 위제희의 청법

  그 때 위제희는 예배를 드리고 머리를 들자 세존 석가모니부처님의 몸은 자마금색이 빛나면서 백 가지 보배로 된 연꽃 위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부처님의 왼편에는 목련존자가 앉아 있고, 오른편에는 아난존자가 앉아 있으며, 제석천과 범천 및 호세천 등 여러 천신들이 허공에서 널리 하늘 꽃을 비 내리듯이 뿌리면서 부처님을 공양하였다.
  이 때 위제희는 부처님을 친견하자 스스로 영락을 끊어 버리고, 온몸을 땅에 던져 울면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와 같이 악한 아들을 두었으며,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인연으로 제바달다와 같은 사람을 권속으로 두게 되었습니까?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근심과 고뇌가 없는 곳에 대하여 널리 설하여 주소서. 저는 마땅히 그러한 곳에 왕생하겠습니다. 저는 염부제와 같이 더럽고 악한 세상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더럽고 악한 세상에는 지옥과 아귀와 축생이 가득 차서 착하지 못한 무리들이 많습니다.
  원하옵건대 앞으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악한 사람을 보지 않게 하여 주소서. 저는 지금 부처님께 오체투지하고 참회하고 간절히 구하옵니다.
  원하옵건대 태양과 같은 부처님이시여, 저로 하여금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여 주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는 미간에서 광명을 발하셨는데. 그 금색광명은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고 나서 다시 돌아와 부처님의 정수리에 머물러 수미산과 같은 금색 좌대로 변하였느니라. 그리고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들의 청정 미묘한 불국토가 모두 그 가운데 나타났느니라. 혹 어떤 국토는 칠보로 이루어져 있고, 혹 어떤 국토는 순전히 연꽃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다시 어떤 국토는 자재천궁과 같이 장엄하고, 혹 어떤 국토는 수정 거울과도 같았다. 시방의 불국토가 모두 그 가운데 드러났으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국토를 분명하게 볼 수 있었느니라. 이 모든 불국토를 위제희로 하여금 보게 하였느니라.
  그 때 위제희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모든 불국토가 비록 청정하고 광명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는 기꺼이 저 극락세계 아미타불이 계시는 곳에 태어나고자 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부처님이시여, 저에게 사유하는 법과 정수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 때 부처님께서 곧바로 미소를 지으시니, 오색광명이 부처님 입으로부터 나와 하나하나의 광명이 빈바사라왕의 정수리를 비추었느니라. 이 때 대왕은 비록 옥중에 갇혀 있었으나 마음의 눈이 훤히 열리어 걸림이 없이 멀리 계시는 부처님을 뵙고 머리 숙여 예배하였느니라. 왕의 마음은 자연히 증진하여 아나함과를 이루었느니라.

  3. 삼복왕생

  그러자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알겠는가? 아미타불이 계시는 곳은 여기서부터 멀지 않느니라. 그대는 마땅히 생각을 집중하여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그 나라를 분명히 관하여라.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하여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자세히 말하겠느니라. 또한 미래 세상의 일체 범부들로 하여금 청정한 업을 닦아 서방 극락국토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느니라. 저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세 가지 복을 닦아야 하느니라.
  첫째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봉양하며,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기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생하지 말며, 열 가지 선업을 닦아야 하느니라.
  둘째는 삼보에 귀의하여 여러 가지 계를 지니며, 위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니라.
  셋째는 보리심을 발하여 인과의 도리를 깊이 믿고, 대승경전을 독송하며, 다른 수행자들에게 부지런히 권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이러한 세 가지를 청정한 업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알겠는가? 이 청정한 업이 바로 과거, 현재, 미래 삼세 여러 부처님들의 청정한 업의 바른 인이라고 함을 알겠는가?”

  4. 관법의 공덕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잘 듣고 깊이 생각하여라. 여래께서는 지금 미래 일체 중생들이 번뇌로 인하여 피해를 입으므로 청정한 업을 말하리라.
  착하도다. 위제희여, 이러한 일에 대하여 좋은 질문을 하였도다. 아난아, 그대는 마땅히 잘 듣고 수지하여 많은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널리 베풀도록 하여라. 여래께서는 지금 위제희와 미래 세상의 일체 중생들이 서방 극락세계를 관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노라. 그대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하여 마땅히 저 청정한 국토를 보게 되리라.
  그런데 이는 마치 맑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것과 같으리라. 저 극락국토의 지극히 미묘하고 즐거운 일들을 보게 되면, 마음에 환희심이 솟아나서 그 때 바로 무생법인을 얻게 되느니라.“
  다시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범부이므로 그 마음의 생각하는 바가 여리고 얕아서 아직 천안통을 얻지 못하여 멀리 볼 수가 없느니라. 여러 부처님의 신비한 방편에 의해서 그대는 볼 수 있을 것이니라.”
  이 때 위제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와 같은 사람은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하여 저 국토를 볼 수 있사오나 만약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뒤의 모든 중생들은 혼탁하고 악하며, 착하지 못함으로써 다섯 가지 고통에 시달릴 것입니다.그들은 어떻게 하여야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볼 수 있겠습니까?”

제2장 정종분

    제1절 16관법

  1. 위제희와 대중을 위한 관법

  1) 지는 해를 생각하는 관(日想觀)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와 중생들은 응당히 마음을 오로지 하고 생각을 한 곳에 집중하여 서방을 생각하여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면, 무릇 생각하기를 태어나면서부터 장님이 아닌 모든 중생들 중에 눈이 있는 자는 모두 해가 지는 것을 보았을 것이니라. 마땅히 생각을 일으켜 서쪽으로 향하여 바르게 앉아 지는 해를 분명히 관하도록 하여라. 마음을 굳게 머무르고 생각을 오로지 하여 움직이지 말고, 해가 지려는 형상이 마치 매달아 놓은 북과 같음을 보아야 하느니라. 이미 해를 보고 나서도 눈을 감으나 눈을 뜨나 그 형상이 분명히 보이도록 할 것이니, 이를 일상(日想)이라고 하며, 첫 번째 관(초관)이라고 하느니라.“

  2) 맑은 물을 생각하는 관(水想觀)
  “다음은 물을 생각할지니라. 물이 맑고 깨끗함을 보고 또한 그 영상이 분명하게 남아서 생각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이미 물을 보았으면 다음은 얼음을 생각하여라. 그 얼음이 투명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으면 다음은 유리를 생각하여라. 이 생각이 모두 다 이루어졌으면 다음은 유리로 된 땅의 안과 밖이 투명하게 비치는 것을 보아라. 그 밑에는 금강과 칠보로 된 황금 당번(幢幡)이 유리로 된 땅을 받치고 있음을 보아라. 황금으로 된 당번은 여덟 개의 면과 여덟 개의 각으로 되어 있고, 하나하나의 면은 백 가지의 보배로 꾸며져 있느니라. 또 하나하나의 보배 구슬에는 천 가지의 광명이 있으며, 이 한 줄기의 광명마다 팔만사천 가지의 색으로 빛나는데, 그 빛이 유리로 된 땅을 비추면 마치 억천 개의 해와 같이 밝아서 모두를 다 볼 수가 없느니라.
  유리로 된 땅 위에는 황금줄로 이리저리 칸이 지어져 있고, 칠보로써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느니라. 그 낱낱의 보배에는 오백 가지의 색이 빛나고, 그 빛은 꽃과 같으며 또한 별이나 달과도 같이 허공 중에 걸려 있어 광명대(光明臺)를 이루고 있느니라. 그 위에는 누각이 천만 개나 있는데, 백 가지 보배가 합하여 이루어져 있으며, 광명대의 양쪽에는 각각 백억의 꽃송이로 만들어진 당번과 무량한 악기로 장엄되어 있느니라. 찬란한 광명에서 여덟 가지의 맑은 바람이 불어와 이 악기를 울리면, 고(苦)과 공(空)과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소리를 연설하느니라. 이것을 수상(水想)이라고 하며 두 번째라고 하느니라.“

  3) 보배 땅을 생각하는 관(寶地觀)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질 때에 하나하나를 관하여 매우 분명하게 하여 눈을 감거나 뜨거나 흩어지지 않게 하여야 하느니라. 다만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이 일을 억념(憶念)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생각하면 극락세계를 대강은 보았다고 이름할 수 있느니라. 만약 삼매를 얻으면 저 국토의 땅을 분명히 보게 되는 것이지만, 이를 모두 다 설명할 수는 없느니라. 이를 보배 땅을 생각하는(地想) 제3관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내 말을 잘 간직하였다가 미래세의 일체 중생들 가운데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 땅을 관하는 방법에 대하여 말해 주어라. 만약 이처럼 땅을 관하는 사람은 80억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소멸할 뿐만 아니라, 몸을 버린 후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청정한 국토에 태어날 것이니 마음 속으로 의심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바른 관(正觀)이라 하고, 만약 다르게 관하는 것을 삿된 관(邪觀)이라고 하느니라.”

  4) 보배 나무를 생각하는 관(寶樹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땅을 생각하여 관한 다음에는 보배 나무를 관하여라. 보배 나무를 관하는 것은 하나하나 일곱 줄로 늘어선 나무를 생각하여라. 하나하나의 나무 높이는 8천 유순이며, 그 보배 나무들은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꽃과 잎을 구족하게 갖추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하나하나의 꽃과 잎은 다른 보배의 색으로 되어 있으니, 유리색 속에서는 금빛 광명이 나오고, 파려색 속에서는 붉은 광명이 나오며, 마노색 속에서는 자거 광명이 나오고, 자거색 속에서는 푸른 진주 광명이 나오며, 산호 호박 등 여러 가지 보배로 꾸며져 있느니라.
  미묘한 진주 그물이 보배 나무 위를 가득히 덮고 있는데, 하나하나의 나무 위에 일곱 겹으로 덮고 있고, 하나하나의 그물 사이에 5백 억의 미묘하고 화려한 궁전이 있는데, 마치 범천왕궁의 궁전과도 같으니라.
  여러 하늘의 동자들이 자연히 그 가운데 있고, 동자마다 각각 5백억 개의 석가비릉가마니(釋迦毘楞伽摩尼) 보배 영락의 구슬을 걸고 있느니라.
  그 마니 광명은 백 유순을 비추는데, 마치 백억 개의 해와 달을 모아 놓은 것 같아 다 이름지을 수 없으며, 여러 가지 보배가 섞여 있어 그 색이 가장 아름답느니라.
  이러한 보배 나무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고, 잎과 잎은 서로 이어져 있으며, 나뭇잎 사이마다 여러 가지 미묘한 꽃이 피어 있으며, 그 꽃에는 자연히 칠보로 된 열매가 열려 있느니라.
  나뭇잎 하나하나의 크기는 가로 세로가 한결같이 25유순이나 되고, 그 잎은 천 가지의 색깔에 백 가지 무늬로 수놓아져 있는 것이 마치 하늘의 영락과도 같으니라.
  미묘한 꽃송이들은 마치 염부단금(閻浮檀金) 금색으로 빛나며, 마치 불붙은 바퀴가 구르는 것과도 같이 나뭇잎 사이를 돌고 있느니라.
  우뚝 솟아나 있는 여러 가지 열매는 마치 제석천의 보배 병이 큰 광명을 내어 당번으로 변하여 무량한 보배 일산이 되느니라. 보배 일산 속에는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하시는 일(佛事)이 비치어 나타나고,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도 그 가운데 나타나느니라.
  이와 같이 보배 나무를 보고 나서, 다시금 차례대로 이를 하나하나 관하되 나무의 줄기, 가지, 잎과 꽃과 열매를 모두 분명히 보고 관해야 하느니라. 이를 보배 나무를 생각하는(樹想) 제4관이라고 하느니라.“

  5) 보배 연못을 생각하는 관(寶池觀)
  “보배 연못의 물을 생각하여라. 물을 생각한다는 것은 극락국토에는 여덟 가지의 보배 연못의 물(八池水)이 있고, 하나하나의 연못의 물은 일곱 가지의 보배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그 보배는 부드럽고 유연한데 이는 구슬의 왕인 여의주에서 나온 것이니라.
  그 물은 열네 줄기로 나누어져 있고, 하나하나의 물줄기는 칠보색으로 된 황금의 개울로 되어 있느니라. 개울의 밑바닥은 모두 여러 가지 색으로 된 금강석의 모래가 깔려 있느니라. 하나하나의 개울마다 60억 송이의 칠보 연꽃이 있으며, 연꽃 한 송이 한 송이마다 둥글고 탐스러워 모두 한결같이 12유순이나 되느니라.
  또한 마니보주에서 나오는 물이 연꽃 사이로 흐르며, 보배 나무를 따라 오르내리고 있느니라. 그 소리는 미묘하여 괴로움(苦)과 공(空)과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와 여러 가지 바라밀을 연설하며, 또 모든 부처님의 상호를 찬탄하느니라.
  여의주왕으로부터 금색의 미묘한 광명이 솟아오르고 그 광명은 변화하여 백 가지 보배빛의 새가 되어 노래하느니라. 그 소리는 평화로우면서도 애틋하고 그윽한데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고(念佛), 가르침을 생각하고(念法), 스님들을 생각하는(念僧) 것을 찬탄하느니라. 이것을 팔공덕수를 생각하는(八功德水想) 제5관이라고 하느니라.“

  6) 보배 누각을 생각하는 관(寶樓觀)
  “여러 가지 보배 국토에는 하나하나의 경계마다 500억 개의 보배 누각이 있는데, 그 누각에는 한량없는 천인들이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느니라. 그리고 그 악기들은 천상의 보배 깃발과도 같이 허공에 매달려 있으며, 두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는데, 그 소리는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고, 가르침을 생각하고, 비구스님들을 생각할 것을 설하고 있느니라.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극락세계의 보배 나무와 보배 땅과 보배 연못을 대강은 보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이것을 극락세계의 모습을 모두 생각하는 총관상(總觀想)이라 하며, 제6관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이와 같이 보는 사람은 무량억 겁 동안의 매우 무거운 악업을 소멸하고, 목숨을 마친 후에 반드시 저 국토에 왕생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올바른 관(正觀)이라고 이름하고, 다르게 관하는 것을 잘못된 관(邪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2. 미래중생을 위한 관법

  7) 연화대를 생각하는 관(華座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고 명심하여라. 나는 그대들을 위하여 고뇌를 없애는 법을 분별하여 해설하리니, 그대들은 이를 기억하였다가 대중들을 위하여 널리 분별하여 해설해 주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실 때에 무량수불이 공중에 머물러 계시고(住立空中)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에서 모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 광명이 눈부시게 빛나 다 볼 수가 없었으며, 백천 가지의 염부단의 금빛도 이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이 때 위제희는 무량수불을 뵙고 부처님의 발 아래에 예배드리고 난 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의 힘(佛力)으로 인하여 무량수불과 두 보살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중생들은 어떻게 하여야 무량수불과 두 보살을 뵐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저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 사람들은 마땅히 다음과 같은 생각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먼저 칠보로 된 땅 위에 피어 있는 연꽃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그 연꽃은 하나하나의 꽃잎마다 백 가지 보배색을 내고, 8만4천 개의 잎맥이 있는데, 마치 천상의 그림과도 같으며, 그 잎맥마다 8만4천의 광명이 빛나고 있음을 뚜렷하고 분명하게 보도록 하여야 하느니라.
  작은 꽃잎일지라도 그 크기는 길이와 너비가 250유순이나 되며, 이와 같은 한 송이 연꽃에는 8만4천 개의 연잎이 있고, 하나하나의 연잎 사이에는 각각 백억 개의 마니주왕으로 찬란하게 장식되어 있느니라. 하나하나의 마니주마다 천 개의 광명을 내며, 그 광명이 일산과 같은데 칠보로 되어 있어 두루 땅 위를 덮고 있느니라.
  그리고 연화대는 석가비릉가보(釋迦毗楞伽寶)로 되어 있는데, 그 연화대는 8만의 금강석과 견숙가보(甄叔迦寶)와 범마니보(梵摩尼寶)와 미묘하고 아름다운 진주로 된 그물로 장식되어 있느니라.
  그 연화대 위에는 자연히 네 개의 기둥으로 된 보배 당번이 세워져 있는데, 하나하나의 보배 당번은 백천만억의 수미산과 같고, 당번 위의 보배로 된 휘장은 야마천궁의 궁전과도 같으며, 5백억의 미묘한 보배 구슬로 장식되어 있느니라.
  하나하나의 보배 구슬에는 8만4천의 빛이 나고, 하나하나의 빛에는 8만4천 가지의 색다른 금빛이 나며, 하나하나의 금빛은 보배 땅 위를 두루 퍼져 있느니라.
  그 광명은 곳곳마다 변화하여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투었는데, 때로는 금강대가 되기도 하고, 진주 그물이 되기도 하며, 여러 가지 꽃구름이 되기도 하여 여러 방면에서 뜻에 따라 변화하여 불사(佛事)를 베풀고 있느니라. 이것을 연화대를 생각하는 화좌상(華座想)이라 하며 제7관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미묘한 꽃은 본래 법장비구의 원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願力所成). 만약 저 부처님을 생각하고자 하면 먼저 마땅히 연화대를 생각하는 화좌상(華座想)을 지어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생각을 할 때에는 다른 번잡한 관(雜觀)을 하지 말고, 하나하나를 모두 관해야 하느니라. 즉 하나하나의 꽃잎과 하나하나의 구슬과 하나하나의 광명과 하나하나의 연화대와 하나하나의 당번을 모두 분명하게 생각하여 마치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듯이 해야 하느니라. 이러한 생각을 성취하는 사람은 5만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소멸하고, 반드시 결정코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올바른 관(正觀)이라고 이름하고, 다르게 관하는 것을 잘못된 관(邪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8) 불상을 생각하는 관(像想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관을 다 성취하였으면 다음에는 부처님을 생각하여라. 어찌하여 그러한가 하면 제불 여래는 법계신(法界身)이므로 일체 중생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이 마음으로 부처를 생각할 때 그 마음이 바로 32상과 80수형호이니라. 그래서 마음이 부처를 지으면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
  모든 부처님의 바른 지혜 바다(正徧知海)는 마음에서 생기느니라. 따라서 마땅히 일심으로 생각을 집중하여 부처님의 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를 자세히 관하여라.
  저 부처님을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먼저 부처님의 형상을 생각하여라. 눈을 감든 뜨든간에 염부단금색과 같이 찬란한 하나의 보배 불상이 연꽃 위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관하여라. 그리고 이와 같이 앉아 계시는 부처님의 형상을 보고 나면, 마음의 눈(心眼)이 열려서 극락세계의 칠보로 된 장엄과 보배 땅과 보배 연못과 줄지어 있는 보배 나무와 모든 천상의 휘장이 그 위를 덮고 있으며, 여러 가지 보배로 된 그물이 허공에 가득함을 뚜렷하고 분명하게 보게 될 것이니라. 이와 같은 일을 분명하게 보는 것이 마치 손바닥을 보는 것과 같이 할지니라.
  이러한 일을 보고 나서는 다시는 큰 연꽃이 부처님의 왼편에 피어 있는 것을 생각하여라. 그것은 앞에서 말한 연꽃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니라. 또한 그와 같이 큰 연꽃이 부처님의 오른편에도 있음을 생각하여라. 한 분의 관세음보살상이 부처님의 왼편의 연화좌에 앉아서 금색광명을 내는 것이 앞에서 말한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으며, 역시 한 분의 대세지보살이 부처님 오른편의 연화좌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생각하여라.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한 부처님상과 두 보살상은 모두 광명을 발하는데, 그 광명은 금색으로 모든 보배 나무를 비추느니라. 하나하나의 나무 아래에는 다시 세 송이의 연꽃이 있고, 그 연꽃들 위에는 각각 한 부처님상과 두 보살상이 있는데, 저 나라에 두루 가득하느니라.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수행자는 마땅히 흐르는 물과 광명과 여러 가지 보배 나무와 오리와 기러기와 원앙새 등이 모두 미묘한 법을 설하는 것을 들을 것이니라. 그리하여 선정에 들었을 때나 선정에서 나왔을 때나 항상 미묘한 법문을 들을 것이니라. 수행자는 선정에서 나왔을 때 선정중에 들은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잘 기억하였다가 경전과 맞추어 보아야 하느니라. 만약 그것이 경전의 가르침과 맞지 않으면 망상(妄想)이라 하고, 만약 경전의 가르침과 맞으면 이를 거친 생각으로 대략 극락세계를 보았다고 하느니라. 이것을 불상을 생각하는 관(像想)이라 하며 제8관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사람은 무량억 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소멸하고 현재의 몸으로 염불삼매(念佛三昧)를 얻게 되느니라.“

  9) 진신을 생각하는 관(眞身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다음에는 다시 무량수불의 몸의 상호와 광명을 관하여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무량수불의 몸은 백천만억 야마천의 염부단의 금색과 같고, 키는 60만억 나유타 항하사 유순이나 되느니라.
  양 눈썹 사이 미간의 백호(白毫)는 오른쪽으로 우아하게 돌고 있는데, 마치 다섯 개의 수미산과도 같으니라.
  부처님의 눈(佛眼)은 사대해(四大海)의 물과도 같이 푸르고 흰 것이 분명하느니라.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광명이 나오는데, 수미산과도 같으며, 그 부처님의 둥근 광명(佛圓光)은 백억 삼천대천세계와도 같으니라.
  원광(圓光) 속에는 백만억 나유타 항하사와도 같이 많은 화신불(化身佛)이 있고, 역시 한 분 한 분의 화신불에는 무수히 많은 화신보살들이 시자(侍者)로 계시느니라.
  무량수불에게는 8만4천 가지의 상호가 있고, 하나하나의 상호에는 각각 8만4천의 수형호가 있으며, 다시 하나하나의 수형호에는 8만4천의 광명이 나오고 있느니라. 하나하나의 광명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어 염불하는 중생을 섭취하여 버리지 않느니라.
  이러한 광명과 상호와 화신불에 대해서는 말로써 다할 수 없으니, 다만 기억하고 생각하여 마음의 눈으로 보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볼 수 있는 사람은 시방세계의 일체 부처님을 보며, 모든 부처님을 보기 때문에 염불삼매(念佛三昧)라고 하느니라. 이렇게 관하는 것을 일체의 부처님 몸을 관한다라고 이름하며, 부처님의 몸을 관하기 때문에 또한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 것이니라.
  부처님의 마음이란 큰 자비이므로 무연자비(無緣慈悲)로써 모든 중생을 섭취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사람은 몸을 버리고 내세에는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마음을 집중하여 무량수불을 자세히 관하여라.
  무량수불을 관하는 사람은 한 가지 상호로부터 관하여 들어가야 하는데, 먼저 미간의 백호를 관함에 있어서 매우 명료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미간의 백호를 보면 부처님의 8만4천 상호가 저절로 나타나느니라.
  무량수불을 보는 사람은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을 보게 되며, 무량한 제불을 친견하기 때문에 제불이 앞에 나투시어 수기를 받게 되느니라. 이러한 것을 모든 부처님의 모습을 두루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9관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올바른 관(正觀)이라고 이름하고, 다르게 관하는 것을 잘못된 관(邪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10)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는 관(觀音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불을 뚜렷하고 분명하게 뵈었으면 다음에는 마땅히 관세음보살을 관해야 하느니라. 이 보살은 키가 80억 나유타 유순이나 되고 몸은 자마금색이며, 정수리에는 육계(肉髻)가 있고, 목에는 둥근 광명(圓光)이 비치는데, 그 넓이가 각각 백천 유순이니라. 그 원광 속에는 5백 화신불이 계시는데 모두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으니라. 한 분 한 분의 화신불마다 5백의 화신보살이 계시며 무수히 많은 천인들이 시자(侍者)로 있느니라. 그리고 몸의 광명 속에는 오도중생들의 온갖 모습이 모두 나타나느니라.
  머리 위에는 비릉가마니 보배로 된 천관(天冠)이 있고, 그 천관 가운데에 한 분의 화신불이 계시는데, 높이가 25유순이니라.
  관세음보살의 얼굴은 염부단금색과 같고, 미간의 백호는 칠보색을 띠고 있는데, 8만4천 종류의 광명이 흘러 나오느니라. 하나하나의 광명에는 한량없이 많은 백천의 화신불들이 계시고, 한 분 한 분의 화신불을 무수한 화신보살들이 시자로 모시고 있느니라. 이들은 모두 변화하는 것이 자재로워서 시방세계에 가득 차 있느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붉은 연꽃 새과 같이 80억 가지 광명으로 만든 영락을 가지고 있는데, 그 영락 속에는 모두 일체의 모든 장엄한 일들이 널리 나타나느니라.
  손바닥에는 5백억이나 되는 여러 가지 연꽃 색을 띠고 있으며, 열 개의 손가락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손가락에는 8만4천 가지의 무늬가 있어 마치 도장이 찍힌 것과도 같으니라. 또한 무늬마다 8만4천의 색이 있고, 하나하나의 색에는 8만4천의 광명이 있으며, 그 광명은 유연하여 널리 모든 것을 비추며, 이 보배의 손으로 중생들을 맞이하여 이끌어 주시느니라.
  또한 보살이 발을 들 때에는 발바닥에 천폭륜상(千輻輪相)이 있는데, 자연히 변화하여 5백억 개의 광명대가 되며, 발을 디딜 때에는 금강마니 꽃으로 변화하여 모든 곳에 흩어져 가득하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그 밖의 다른 모습은 모두 구족하여 부처님과 다름이 없으나, 오직 정수리의 육계와 무견정상(無見頂相)만이 부처님에 미치지 못하느니라. 이러한 것을 관세음보살의 진실한 모습을 보는 색신을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0관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관세음보살을 관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하여라. 이러한 관을 하는 사람은 어떠한 재앙도 만나지 않고, 업장을 깨끗이 소멸하여 무수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없애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보살의 이름만 들어도 무량한 복을 받는데, 어찌 하물며 자세히 관함에 있어서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만약 관세음보살을 관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정상의 육계를 관하고 다음으로 천관을 관하며, 그 밖의 나머지 상호도 차례로 관하되 모두 뚜렷하고 분명하게 관하여 마치 손바닥 안을 보듯이 하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올바른 관(正觀)이라고 이름하고, 다르게 관하는 것을 잘못된 관(邪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11) 대세지보살을 생각하는 관(勢至觀)
  “다음에는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을 생각하여 관하여라. 이 보살의 몸의 크기는 관세음보살과 같으나 둥근 광명(圓光)의 넓이는 각각 125유순이며, 250유순까지를 비추느니라. 온몸의 광명은 시방국토를 비추는데 자금색으로 인연 있는 중생은 모두 볼 수 있느니라. 다만 이 보살의 한 모공(毛孔)에서 나오는 광명만 보아도 시방세계의 무량한 제불의 청정하고 미묘한 광명을 볼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이 보살을 무변광(無邊光)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또한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삼악도를 여의게 하고, 위없는 힘은 무상력(無上力)을 얻게 하므로 대세지(大勢至)라고 이름하느니라.
  이 보살의 천관(天冠)에는 500송이의 보배 연꽃이 있고, 하나하나의 보배 연꽃에는 500개의 보배로 된 꽃받침대가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꽃받침대에는 시방세계의 청정하고 미묘한 불국토의 광대한 모습이 모두 나타나느니라.
  정수리의 육계는 발두마화(鉢頭摩華)와 같고, 육계 위에는 한 개의 보배 병이 있는데, 온갖 광명이 가득하여 두루 불사(佛事)를 나투느니라. 그 밖의 여러 가지 몸의 모습은 관세음보살과 같아 다름이 없느니라.
  이 보살이 다닐 때에는 시방세계의 모든 것이 진동하고, 땅이 움직이는 곳마다 500억 송이의 보배 연꽃이 피어나고, 하나하나의 보배 연꽃 송이마다 장엄함이 매우 뛰어나서 극락세계와 같으니라.
  이 보살이 앉을 때에는 칠보로 된 국토가 일시에 진동하는데, 아래로는 금광불국토로부터 위로는 광명왕불국토에 이르기까지 모두 흔들리느니라. 그 사이에 있는 무량무수한 무량수불의 분신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의 분신들이 극락국토에 구름처럼 모여들어 공중 가득히 연화좌에 앉아서 미묘한 법을 연설하고 고해 중생들을 제도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관하는 것을 올바른 관(正觀)이라고 이름하고, 다르게 관하는 것을 잘못된 관(邪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대세지보살을 보는 이러한 것을 대세지의 색신을 생각하는 관(觀大勢至色身想)이라 하며, 제11관이라고 하느니라.
  이 보살을 관하는 사람은 무수 아승지겁 동안의 생사의 죄를 소멸하고, 이를 관하는 사람은 어머니의 태중에 들어가지 않고 항상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고 미묘한 국토에서 노닐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관이 이루어졌으면, 관세음 대세지관이 구족하였다고 이름하느니라.“

  12)자신의 왕생을 생각하는 관(普觀)
  “이러한 것을 볼 때에는 마땅히 자기 마음을 일으켜, 자신이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 연꽃 속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있는데, 연꽃이 오므라들어 합해지는 생각과 연꽃이 피어나는 생각을 하여야 하느니라. 연꽃이 피어날 때에는 500가지의 광명이 나와서 자신의 몸을 비추는 것을 생각하여야 하고, 또한 자신의 눈을 뜨이게 한다라고 생각하여라.
  이렇게 되면 부처님과 보살이 허공에 가득함을 볼 수 있으며, 물 소리와 새 소리와 보배 나무들이 살랑거리는 소리 및 부처님의 음성 등은 모두 미묘한 설법으로 십이부경(十二部經)의 가르침과 합치되느니라. 그리고 선정에서 나온 뒤에도 잘 기억하여 잊지 않도록 하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보면 무량수불과 극락세게를 보았다고 말하고, 이것을 널리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2관이라고 하느니라. 무량수불의 무수한 화신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함께 항상 이 수행인의 처소에 오시느니라.“

  13) 정토의 잡상을 생각하는 관(雜想觀)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지극한 마음으로 서방정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한 장 여섯 척 되는 불상이 연못의 물 위에 계시는 모습을 관하여라.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무량수불의 몸은 끝이 없이 커서 범부의 마음으로는 미칠 수가 없느니라. 그러나 여래께서 과거 숙세에 세우신 원력 때문에 불상을 관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취할 수 있느니라. 단지 부처님의 형상만을 생각하여도 무량한 복을 받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구족하신 모습을 관조하는 공덕은 더 말하여 무엇하겠느냐?
  아미타불의 신통력은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므로 시방국토에 나투시는 것을 자재로히 하여 때로는 허공 중에 가득 차기도 하고, 때로는 작은 몸을 나투시어 한 장 여섯 척이나 여덟 척 정도가 되기도 하느니라. 나투시는 형상은 모두 진금색이고, 원광 속의 화신불과 보배 연꽃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라. 그리고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어디에서나 그 몸의 형상은 같지만, 중생들이 오직 두 보살의 머리의 모양만을 보고 이 분은 관세음보살이며, 이 분은 대세지보살임을 알 수 있느니라. 이 두 보살은 아미타불을 도와서 널리 모든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이것을 정토의 잡상을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3관이라고 하느니라.“

  3. 삼배구품왕생(三輩九品往生)

  14) 상품극락을 생각하는 관(上輩觀)

  ① 상품상생(上品上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상품상생(上品上生)이라고 하는 것은 극락에 태어나고자 하는 중생들이 세 가지 마음을 내면, 바로 왕생할 수 있는 것이니라. 무엇을 셋이라고 하는가 하면 첫째는 지극히 정성스러운 마음이고, 둘째는 깊이 믿는 마음이며, 셋째는 회향하여 발원하는 마음이니라. 이 세 가지 마음을 갖추는 사람은 반드시 저 극락국토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다시 세 종류의 중생이 있어 마땅히 왕생할 수 있는데, 무엇을 셋이라고 하는가 하면 첫째는 자비심으로 살생하지 않고 모든 계행을 구족하게 지키는 것이며, 둘째는 대승인 방등경전들을 독송하는 것이며, 셋째는 육념(六念)을 수행하고 그 공덕으로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나고자 회향하여 발원하는 사람이니라.
  이러한 공덕을 갖추어 하루에서 칠일 동안 이르게 되면, 바로 왕생할 것이니라. 이들은 용맹스럽게 정진하였기 때문에 저 나라에 태어날 때에 아미타불께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과 무수한 화신불과 백천의 비구와 성문대중 및 한량없는 천인들과 칠보궁전과 함께 나타나시느니라.
  관세음보살은 금강대를 가지고 대세지보살과 함께 수행자 앞에 이르며, 아미타불은 큰 광명을 발하여 수행자의 몸을 비추고 모든 보살들과 더불어 손을 내밀어 영접하시느니라. 그 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무수한 보살들과 함께 이 수행자를 찬탄하고 그 마음을 더욱 격려하시느니라.
  수행자는 이를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스스로 자기 몸을 돌아보면, 이미 자신이 금강대에 앉아 부처님 뒤를 따라서 손가락 한 번 튀기는 사이에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극락세계에 태어난 수행자는 상호가 원만하신 부처님을 친견하고, 여러 보살들의 상호도 원만한 것을 보게 되느니라. 그리고 광명이 찬란한 보배나무숲에서 울려 나오는 미묘한 법문을 들으면 바로 무생법인을 깨닫게 되느니라. 또 잠시 동안에 두루 시방세계를 다니면서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은 뒤 극락세계로 돌아와 무량한 백천의 다라니문을 얻게 되느니라. 이것을 상품상생(上品上生)이라고 하느니라.“

  ② 상품중생(上品中生)
  “상품중생(上品中生)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방등경전을 받아지니고 독송하지는 않더라도 대승의 뜻을 잘 알고, 제일 심오한 진리에 대하여 마음이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깊이 인과를 믿고, 대승법을 비방하지 않으며,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이들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아미타불께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등 무량한 대중들과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자마금색의 연화대를 가지고, 그 수행자 앞에 나타나서 찬탄하시기를, ‘진리의 아들이여, 그대는 대승법을 행하고, 그 근본진리를 알았으니 이제 내가 와서 그대를 영접하노라’라고 하시면서 일천의 화신불들과 함께 동시에 손을 내미느니라.
  이 때 수행자는 자신을 돌아보면, 이미 자마금색 연화대에 올라앉아 합장하고 차수(叉手)하여 제불을 찬탄하며, 한생각 사이에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칠보로 된 연못 속에 태어나느니라.
  이 자마금색 연화대는 큰 보배꽃과 같고 하룻밤을 지나면 피어나는데, 수행자의 몸은 자마금색으로 변하며, 그의 발 밑에도 칠보로 된 연꽃이 있느니라. 부처님과 보살들이 함께 광명을 내어 수행자의 몸을 비추면, 눈이 바로 열려서 밝아지느니라. 그는 과거 숙세에 익힌 공덕으로 말미암아 극락세계의 여러 가지 소리를 널리 듣고는 그 소리가 심오하고 깊은 제일의제(第一義諦)임을 아느니라. 그리고 그는 바로 자금대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합장하고 예배하며 세존을 찬탄하느니라.
  칠일이 지나면, 그 때 바로 위없는 깨달음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닫고 불퇴전의 경지를 얻게 되느니라. 또 그 때 바로 시방세계를 날아다니면서 여러 부처님을 차례로 섬길 수 있게 되고 부처님들이 계시는 곳에서 여러 가지 삼매를 닦아 일소겁(一小劫)이 지나면 무생법인을 얻고, 부처님 앞에 나타나 수기를 받느니라. 이것을 상품중생(上品中生)이라고 하느니라.“

  ③ 상품하생(上品下生)
  “상품하생(上品下生)이라고 하는 것은 인과(因果)를 믿고, 대승법을 비방하지 않으며, 오직 위없는 도를 구하는 마음을 내고,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이들을 말하느니라. 이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아미타불께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비롯한 모든 권속들과 함께 금으로 된 연꽃인 금련화(金蓮華)를 가지고 5백의 화신불을 나투시어 이 사람을 맞이하시러 오시느니라.
  5백의 화신불은 모두 함께 동시에 손을 내밀면서 찬탄하기를, ‘진리의 아들이여, 그대는 이제 청정하게 위없는 도를 구하는 마음을 내었기에 내가 그대를 맞이하러 왔노라’라고 하시느니라.
  수행자가 이러한 일을 보고 자신의 몸을 돌아보면, 이미 자신이 금련화 위에 앉아 있음을 알게 되느니라. 그가 앉으면 바로 연꽃은 오므라들고, 세존의 뒤를 따라서 바로 칠보로 된 보배 연못 속에 왕생하느니라.
  그리하여 하루 밤낮을 지나게 되면 연꽃이 피어나고, 그는 칠일 동안에 부처님을 뵐 수 있느니라. 그러나 부처님을 뵐 수는 있지만 부처님의 여러 가지 상호가 마음에 분명하지 않고, 21일이 지난 후에 비로소 분명히 볼 수 있느니라. 그리고 극락세계의 여러 가지 소리들이 모두 미묘한 법을 연설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느니라. 시방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제불을 공양하고, 여러 부처님 앞에서 매우 깊은 법문을 듣느니라. 삼소겁(三小劫)이 지난 뒤에 백법명문(百法明門)을 얻어 보살의 초지인 환희지(歡喜地)에 머물게 되느니라. 이것을 상품하생(上品下生)이라고 하느니라. 이상과 같은 것을 말하여 상배에 왕생하는 것을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4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15) 중품극락을 생각하는 관(中輩觀)

  ① 중품상생(中品上生)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중품상생(中品上生)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중생이 오계(五戒)와 팔재계(八齋戒)와 모든 계를 받아 지키며, 오역죄(五逆罪)를 범하지 않고, 아무런 허물이 없는 이러한 선근을 회향하여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경우이니라. 이러한 수행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는 아미타불이 여러 비구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금색광명을 내며, 그 사람이 있는 곳에 이르러 괴로움(苦)과 공(空)과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연설하고, 출가하여 모든 괴로움을 여읜 것을 찬탄하시느니라.
  수행자는 부처님을 뵙고 나서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스스로 자기 몸을 되돌아보면, 이미 연화대에 앉아 있느니라. 그는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직 머리를 채 들기도 전에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하며, 그 때 그를 감싸고 있던 연꽃이 피는데, 연꽃이 활짝 열리자 모든 소리가 사제(四諦)를 찬탄하는 소리로 들리느니라. 이 때 그는 바로 아라한도를 얻고 삼명(三明)과 육신통과 팔해탈(八解脫)을 구족하게 되느니라. 이것을 중품상생(中品上生)이라고 하느니라.“

  ② 중품중생(中品中生)
  “중품중생(中品中生)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중생이 하룻밤 하룻낮 동안만이라도 팔재계(八齋戒)를 지키거나, 혹은 하룻밤 하룻낮만이라도 사미계를 지키거나, 또는 하룻밤 하룻낮만이라도 구족계(具足戒)를 지켜, 그 위의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경우이니라.
  계행의 향기가 몸에 배어 있는 이러한 수행자가 목숨을 마칠 때에 아미타불께서 많은 권속들을 데리시고, 금색광명을 놓으시면서 칠보로 된 연꽃을 가지고 수행자 앞에 오심을 뵐 수 있느니라.
  그 때 수행자는 허공에서 자신을 찬탄하는 소리를 듣는데, ‘선남자여, 그대와 같이 착한 사람은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랐기 때문에 내가 그대를 맞이하러 왔노라’라고 하시느니라. 이 말을 듣고 수행자가 스스로를 돌아보면 자신이 이미 연꽃 위에 앉아 있으며, 그 순간 연꽃은 바로 오므라들어 서방 극락세계의 보배 연못 가운데 앉아 있느니라. 칠 일이 지난 뒤에 연꽃이 피는데 그 연꽃이 피어나자 수행자의 눈도 열리느니라. 수행자는 합장하여 세존을 찬탄하고 법문을 듣고 나서 기쁨에 넘쳐 바로 수다원(須陀洹)과를 얻고 반겁(半劫)이 지난 뒤에 아라한(阿羅漢)과를 얻느니라. 이것을 중품중생(中品中生)이라고 하느니라.“

  ③ 중품하생(中品下生)
  “중품하생(中品下生)이라고 하는 것은 선남자와 선여인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어질고 자비로운 행을 하는 경우이니라.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선지식을 만나 아미타불의 극락국의 즐거움과 법장비구의 48대원에 대한 이야기를 널리 듣게 되느니라.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바로 목숨을 마치면, 마치 힘센 장사가 팔을 한 번 굽혔다가 펴는 것과 같은 잠깐 사이에 바로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칠 일이 지난 뒤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만나 법문을 듣고 기뻐하며, 일소겁(一小劫)을 지난 후에 아라한도를 얻게 되며, 이것을 중품하생(中品下生)이라고 하느니라. 이상과 같은 것을 말하여 중배에 왕생하는 것을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5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16) 하품극락을 생각하는 관(下輩觀)

  ① 하품상생(下品上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하품상생(下品上生)이라고 하는 것은 혹 어떤 중생이 여러 가지 악업을 짓는 경우이다. 비록 방등경전은 비방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여러 가지 많은 나쁜 짓을 하면서도 뉘우칠 줄 모르는 것이니라.
  이러한 사람은 목숨을 다하려고 할 때에 선지식을 만나, 그를 위하여 대승 12부경전의 제목을 찬탄하는 것을 듣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경전의 제목을 들은 공덕으로 천 겁 동안 지은 지극히 무거운 죄를 소멸하게 되느니라. 다시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합장 차수하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도록 가르치며,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공덕으로 50억 겁의 죄를 소멸하느니라.
  이 때 저 부처님은 화신불과 화신 관세음보살과 화신 대세지보살을 수행자 앞에 가게 하여 찬탄하시기를, ‘선남자여, 그대는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까닭에 여러 가지 죄업을 소멸하고 내가 그대를 맞이하러 왔노라’라고 하시느니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수행자는 곧 화신불의 광명이 그 방 안에 가득한 것을 보고 나서 기뻐하면서 바로 목숨을 마치게 되느니라. 그리고 보배 연꽃을 타고 화신불의 뒤를 따라 보배 연못 가운데 태어난 후에 49일이 지나면 그 연꽃이 피느니라.
  연꽃이 필 때에는 대비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대광명을 비추면서 그 사람 앞에 와서 그를 위하여 심오한 12부경전을 설하시느니라. 그가 다 듣고 나서 깊이 믿고 이해하여 무상의 보리심을 발한 뒤 10소겁이 지나면 백법명문(百法明門)을 갖추어 초지(初地)에 들게 되는데, 이것을 하품상생(下品上生)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부처님의 명호와 부처님 가르침의 명호와 스님들의 명호인 삼보의 명호를 들은 공덕으로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느니라.“

  ② 하품중생(下品中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하품중생(下品中生)이라고 하는 것은 혹 어떤 중생이 오계와 팔계와 구족계 등을 범하는 경우이니라.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승단의 물건을 훔치는 투승지물(偸僧祗物)을 행하거나, 현재 승려의 물건을 훔치는 도현전승물(盜現前僧物)을 행하거나, 혹은 청정하지 못하게 설법하는 부정설법(不淨說法)을 행하면서도 뉘우치고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온갖 죄업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자신이 옳다고 장엄하는 사람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죄인은 악업의 과보로 인하여 응당히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되니, 그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지옥의 모든 불길이 한꺼번에 몰려들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 때 선지식을 만나게 되어, 이 선지식이 큰 자비로써 이 사람을 위하여 아미타불의 열 가지 위신력을 설하고,, 저 부처님의 광명이 지닌 신통력을 널리 찬탄하며, 또한 계정혜(戒定慧)와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찬탄하시느니라. 이 사람이 이 법문을 듣게 되면, 80억 겁의 생사의 죄를 소멸하고 지옥의 맹렬한 불길은 맑고 시원한 바람으로 변해지며, 여러 곳의 하늘 꽃이 날리느니라. 그 꽃 위에는 화신불과 화신보살이 이 사람을 맞이하시느니라.
  그래서 그는 일념(一念) 사이에 바로 왕생하지만, 칠보로 된 연못 가운데 있는 연꽃 속에서 6겁을 지나서야 연꽃이 피게 되느니라. 연꽃이 필 때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청정한 소리(梵音聲)로 그 사람을 편안하게 위로하고, 그를 위하여 대승의 매우 심오한 경전을 설하시느니라. 그는 이러한 법문을 듣고 곧바로 무상의 도를 구하려는 마음을 내느니라. 이것을 하품중생(下品中生)이라고 하느니라.“

  ③ 하품하생(下品下生)
  부처님께서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하품하생(下品下生)이라고 하는 것은 혹 어떤 중생이 착하지 못한 오역죄(五逆罪)와 열 가지 악(十惡)을 지으며, 온갖 착하지 못한 일을 행하는 경우이니라.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악업을 지은 까닭으로 마땅히 악도에 떨어져 오랜 겁 동안 한없는 괴로움을 받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선지식을 만나 여러 가지로 편안하게 위로하고 그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해 주며 염불(念佛)하도록 가르침을 받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 사람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서 염불할 경황조차도 없느니라. 그래서 선지식은 다시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만약 부처님을 능히 생각할 수 없으면, 마땅히 무량수불을 부르도록 하여라’라고 하느니라.
  그가 이와 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소리가 끊어지지 않게 하여 구족하게 열 번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게 되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 공덕으로 80억 겁의 생사의 죄가 소멸되느니라.
  그리고 그 사람의 목숨이 마칠 때에 마치 태양과 같은 금색연꽃(金蓮花)이 그 사람 앞에 머무는 것을 보게 되고, 일념(一念) 사이에 바로 극락세계의 연꽃 속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그런 후 12대겁이 지나면 연꽃이 피는데, 그 때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자비로운 음성으로 그를 위하여 일체 만법의 참다운 실상과 모든 죄업을 소멸하는 법을 설해 주시느니라. 기쁜 마음으로 법문을 다 듣고 나면 바로 보리심을 발하게 되니, 이것을 하품하생(下品下生)이라고 하느니라. 이상과 같은 것을 말하여 하배에 왕생하는 것을 생각하는 관이라 하며, 제16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제2절 법문을 들은 공덕(利益分)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말씀을 하셨을 때 위제희는 500명의 시녀들과 함께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바로 극락세계의 광대하고 장엄한 모습을 보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의 모습을 뵈옵고, 마음에 환희심이 넘쳐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으며, 확연히 크게 깨달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였느니라. 500명의 시녀들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저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였느니라.
  세존께서는 “그대들은 모두 마땅히 왕생할 것이며, 저 국토에 태어나면, 모든 부처님께서 그대들 앞에 나투는 삼매를 얻게 되느니라”고 수기를 주셨느니라. 이 때 무량한 모든 천인들도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게 되었느니라.

제3장 유통분(流通分)

    제1절 경명과 수지법

  이 때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서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하여야 하오며, 법문의 요긴한 뜻을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극락세계의 무량수불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관(觀)하는 경이라고 하며, 또한 업장을 말끔히 없애고 모든 부처님 앞에 태어나는 경이라고 하여라.
  그리고 그대는 마땅히 잘 받아 지니고 잊지 않도록 해야 하느니라. 이 삼매를 수행하는 사람은 현재의 이 몸으로 무량수불과 두 보살을 친견할 수 있느니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의 명호와 두 보살의 명호를 단지 듣기만 하여도 무량겁의 생사의 죄를 소멸하는데, 하물며 억념하는 것이야 말하여 무엇하겠느냐.
  염불하는 사람은 잘 알아야 하느니라. 이 사람은 사람 가운데서도 백련화(分陀利華)와도 같으니라.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그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며, 마땅히 도량에 앉아 모든 부처님의 집안인 극락세계에 태어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러한 말을 잘 간직하여라. 이 말을 지닌다는 것은 곧 무량수불의 명호를 지니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실 때, 목련존자와 아난과 위제희 등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제2절 기사굴에서 거듭 설함

  이 때 부처님께서는 허공을 걸으시어 기사굴산으로 돌아오셨다. 이 때 아난이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위와 같은 일을 설하니 무량한 천인과 천룡과 야차 등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