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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하 권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상권

 

조위(曹魏) 천축삼장(天竺三藏) 강승개(康僧鎧) 한역

최봉수 번역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는데, 대비구 1만 2천 명과 함께 머무셨다. 그들 모두 신통과 지혜를 얻은 성인들이었다. 그 이름은 요본제 존자(了本際尊者)ㆍ정원(正願) 존자ㆍ정어(正語) 존자ㆍ대호(大號) 존자ㆍ인현(仁賢) 존자ㆍ이구(離垢) 존자ㆍ명문(名聞) 존자ㆍ선실(善實) 존자ㆍ구족(具足) 존자ㆍ우왕(牛王) 존자ㆍ우루빈라가섭(優樓頻蠡迦葉) 존자ㆍ가야가섭(伽耶迦葉) 존자ㆍ나제가섭(那提迦葉) 존자ㆍ마하가섭(摩訶迦葉) 존자ㆍ사리불(舍利弗) 존자ㆍ대목건련(大目揵連) 존자ㆍ겁빈나(劫賓那) 존자ㆍ대주(大住) 존자ㆍ대정지(大淨志) 존자ㆍ마하주나(摩訶周那) 존자ㆍ만원자(滿願子) 존자ㆍ이장애(離障閡) 존자ㆍ유관(流灌) 존자ㆍ견복(堅伏) 존자ㆍ면왕(面王) 존자ㆍ과승(果乘) 존자ㆍ인성(仁性) 존자ㆍ희락(喜樂) 존자ㆍ선래(善來) 존자ㆍ라운(羅云) 존자, 그리고 아난(阿難) 존자였다. 이들 모두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는 존자들이었다.

 

또 대승의 보살 대중들도 함께 있었다. 곧 보현보살(普賢菩薩)ㆍ묘덕(妙德)보살ㆍ자씨(慈氏)보살 등으로서 이 현겁 중의 모든 보살들이었다.

 

또 현호(賢護) 등 열여섯 명의 바른 사람[十六正士]들이 있었으니, 선사의(善思議)보살ㆍ신혜(信慧)보살ㆍ공무(空無)보살ㆍ신통화(神通華)보살ㆍ광영(光英)보살ㆍ혜상(慧上)보살ㆍ지당(智幢)보살ㆍ적근(寂根)보살ㆍ원혜(願慧)보살ㆍ향상(香象)보살ㆍ보영(寶英)보살ㆍ중주(中住)보살ㆍ제행(制行)보살ㆍ해탈(解脫)보살 등이다.

그들은 모두 보현(普賢)보살의 덕을 존경하여 여러 보살들의 무량한 서원과 행(行)을 구족하여 일체의 공덕이 있는 법에 안주하였다.

그리고 시방세계에서 노닐며 선교방편을 베풀고 불법장(佛法藏)에 들어 구경(究竟)의 피안(彼岸)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무량세계에 몸을 나투어 등각(等覺)을 이루었다.

 

도솔천에 계시면서 정법을 널리 펴신 후, 그 천상을 버리고 왕궁에 내려와 모태에 들었다.

우측 옆구리로 탄생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니 광명은 찬란하여 널리 시방세계의 불국토를 두루 밝혔고,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때 스스로 소리를 높여 일컫기를 “나는 마땅히 세상에서 위없는 존귀한 스승이 되리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제석천과 범천이 받들어 모셨으며, 천상의 사람이 귀의하고 우러렀다.

그리고 수리[算計]와 문예(文藝), 활쏘기[射]와 말타기[御] 등을 나타내 보였고, 신선의 도술에 능하고 학문에도 통달하였다. 후원에 노닐면서 무예를 수련하고 궁중에 있을 때는 세속의 5욕을 즐기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 세간의 무상함을 깨닫고는 나라와 재물과 왕위를 버리고 입산하여 도(道)를 배우기로 작정하고 출가하였다. 그리고 하인에게 타고 온 백마와 보관(寶冠)과 영락(瓔珞) 등을 돌려보냈다. 화려한 옷을 벗고 법복(法服)으로 갈아입었으며, 머리와 수염을 깎았다. 그리하여 보리수 아래 단정히 앉아서 6년 동안 부지런히 고행하였다.

5탁(濁)의 사바세계에 태어나 뭇 중생들의 인연을 따랐으므로[隨順] 번뇌의 먼지가 쌓이자, 황금빛 물에서 목욕을 하고, 천인들이 드리운 나뭇가지를 잡고 못에서 나왔다. 신령스런 새들이 날개를 펴고 도량을 찾아왔다. 그리고 길상 동자가 상서로움을 의미하는 길상초(吉祥草)를 바치자 그를 가엾게 여겨 그 보시를 받아 보리수 아래에 깔고는 결가부좌를 하였다.

 

그리하여 크나큰 광명을 드러내니 마왕(魔王)이 이를 알고 놀라서 그들의 권속을 이끌고 와서 핍박하고 시험하였다. 그러나 지혜의 힘으로 다스려 이들을 모두 항복 받았으며, 마침내 미묘한 법을 얻어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었다.

그때 제석천과 범천이 법륜(法輪)을 굴리기를 간절히 요청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자재(自在)하게 노닐면서 사자후로 말씀하셨다. 법의 북을 울렸고, 법의 나팔을 불었고, 법의 칼을 쥐었고, 법의 깃발을 세웠다. 법의 우레를 울렸고, 법의 번개를 번득였으며, 법의 비를 뿌리고, 법의 보시를 베푸는 등 항상 법음으로써 모든 세계를 깨우치게 하였다.

그 광명이 무량한 불국토를 두루 비추니 일체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그 모두가 마(魔)의 세계에 미쳐 마군의 궁전을 흔들자 모든 마군들은 겁내고 두려워하여 귀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삿된 법을 쳐부수어 모든 잘못된 견해를 소멸시키고 번뇌의 더러운 먼지를 털어 버리고, 탐욕의 구덩이를 허물어 버렸다. 정법의 성을 엄격히 지키고, 널리 불법을 빛내며,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청정하고 순수한 광명을 나투어 바르게 교화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에 들어가 풍성한 공양을 받으시므로 그들이 공덕을 짓고 복전(福田)을 받도록 하시며, 법을 베풀고자 하실 때에는 인자하신 미소를 지으시고 여러 법의 약[法藥]으로 세 가지의 괴로움[三苦:苦苦, 壞苦, 行苦]을 구제하셨다.

또한 무량한 보리심[道意]를 나투시어 그들에게 장차 보살이 될 것을 수기(授記)하시고,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하게 하셨다.

그런 뒤 멸도(滅道)하는 것을 나투어 보이지만, 중생들을 구제하는 바가 끝이 없으며, 그들의 모든 번뇌[漏]를 소멸시키고 선근을 심어 온갖 공덕을 구족케 하는 것이 미묘하여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이와 같이 보살이 여러 불국토에 노닐며 두루 가르침을 나타내니, 그 수행이 청정하여 막히고 걸림이 없었다.

 

비유하면 보살은 마치 능란한 환술사[幻師]가 갖가지 다른 모양을 만들기를 때로는 남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여자의 모습으로 자재로이 변화시키는 것과 같다.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러하였다. 일체의 법을 배우고 닦아 통달하였으며, 항상 마음이 평온하여 교화에 미치지 않은 바가 없었고, 무수한 불국토에 몸을 두루 나투어 중생 교화에 있어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으며, 못내 중생들을 불쌍히 여겼으며, 보살은 이러한 법을 모두 구족하였다.

또한 보살은 대승경전의 묘법을 밝히고, 그 이름은 시방에 두루 미쳐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보살피니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들께서 함께 호념(護念)하시는 바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지니신 공덕[佛所住]을 이미 갖추었으며,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경계[大聖所立]를 모두 얻었다. 부처님의 교화를 능히 선양하여 다른 보살들을 위하여 큰 스승이 되고, 깊은 선정과 지혜로써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며, 모든 법의 성품[法性]에 통달하여 중생의 상[衆生相]의 사정과 모든 국토의 형세를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는 그 몸을 나투는 것이 마치 번갯불과 같으며, 능히 두려움 없는 지혜를 잘 배워 이 세상 모두가 환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마군의 그물을 부수고 찢어서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며, 성문과 연각의 지위를 초월하여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를 성취하였다.

또한 능히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방편을 건립하고 성문, 연각, 보살의 3승(乘)의 모습으로 나투며, 그들 중에는 중간의 성문과 아래의 연각을 위해서 멸도(滅道)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살은 본래 지은 바도 없고 얻은 바도 없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평등의 법을 얻으셨다. 한량없는 다라니와 백천 삼매, 모든 근기의 지혜를 다 갖추어 성취하셨다.

 

또한 두루 관찰하는 선정으로 보살의 깊은 법에 들어 부처님의 화엄삼매(華嚴三昧)를 얻어 모든 경전을 선양하고 연설한다. 깊은 선정에 머물러 현재의 무량한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심이 일념 사이에 두루 하지 않음이 없었다.

3악도에서 수고하는 중생이나 또는 수행할 틈이 있는 이나 없는 이의 근기에 따라서 진실한 도리를 분별하여 가르치며, 모든 여래의 변재지혜(辯才智慧)를 얻어 갖가지 언어와 음성에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한다.

또한 보살은 세간의 모든 번뇌를 초월하고, 마음은 항상 해탈법에 안주하여 일체의 만물에 있어서 자유자재하며, 일체 중생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정다운 벗[不請友]이 되어 주고, 중생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진다.

여래의 깊고 심오한 법을 받아 지니고 불종성(佛種性)을 보호하여 항상 끊어지지 않게 하여 불법을 굳게 지킨다. 대자비심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자애로운 변재를 널리 펴서 법의 눈[法眼]을 뜨게 하고, 3악도[三趣]를 막고 3선도(善道)의 문을 열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찾아가 불법[不請之法]으로써 모든 중생들에게 베푸는 것이 마치 효성스러운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과 같다.

모든 중생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며, 일체의 선근을 심어 모두 피안(彼岸)에 이르게 한다. 이렇듯 모든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과 지혜를 갖추니, 거룩하고 밝아서 그 불가사의한 위신력은 가히 헤아릴 수 없다.

 

이와 같이 지혜와 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무수한 보살들이 일시에 와서 모였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온몸에 기쁨이 넘치고 기색은 청정하시며, 얼굴의 모습은 거룩하고 엄숙하셨다.

 

아난 존자가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무릎을 꿇고 합장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세존께서는 온몸에 기쁨이 넘치시고 기색은 청정하시며, 얼굴의 모습은 거룩하고 엄숙하심이 마치 밝고 깨끗한 거울에 모든 것이 비치는 것과 같사오며, 위엄이 넘치고 빛나시온데, 저는 일찍이 지금과 같이 수승하고 신묘함을 본적이 없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생각건대 세존께서는 그 위의가 기이하고 특별하시며, 세상의 영웅[世雄]께서는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경계에 머무시고, 그 세안(世眼)은 대도사의 대행에 머무시며, 그 영걸은 가장 수승한 도에 머물고 계시며, 천존(天尊)이신 세존께서는 여래의 덕을 행하고 계십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은 서로 알아보신다고 하는데, 지금 부처님께서 모든 부처님들을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무슨 까닭에 위엄 있고 신비한 광명이 이렇게 미치는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이에 대하여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찌 된 것이냐? 아난아, 모든 천신들이 너에게 와서 부처님께 여쭈어 보라고 가르쳤더냐? 아니면 네 스스로의 지혜로 이 위엄을 갖춘 얼굴을 보고 질문하는 것이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천신들이 제게 와서 가르쳤던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제 스스로의 소견으로 그 뜻을 여쭙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구나. 아난아, 참으로 기특한 질문이니라. 깊은 지혜와 참으로 미묘한 변재를 일으키고 중생을 불쌍하게 여겨 이와 같이 지혜로운 질문을 하는구나. 여래는 다함이 없는 대자비로써 삼계(三界)를 불쌍히 여기는 까닭으로 세상에 출현하여 진리를 널리 펴서 중생을 건지고 진실한 이익을 베풀고자 함이니라. 무량억 겁 동안 불법을 만나기 어려우며, 여래를 친견하기 어려움이 마치 3천 년 만에 한 번씩 피는 우담발화[靈瑞華]를 만나는 것과 같으니라. 이제 그대가 묻는 바는 모든 천인과 사람들을 크게 이익되게 할 것이며, 길을 열어 교화할 것이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라. 여래의 바른 깨달음은 그 지혜가 헤아리기 어려우며, 중생을 제도함에 있어서도 끝이 없느니라. 그리고 지혜로 보는 바에 장애가 없으니 능히 끊고 자르지 못하는 바가 없느니라. 한 끼의 음식이 주는 힘으로도 능히 백천 겁의 무수 무량한 수명에 머물게 하느니라. 그리고 온몸이 기쁨에 넘쳐 흐려지지 않으며, 거룩한 모습과 빛나는 얼굴은 변하지 않나니, 그 까닭은 여래는 언제나 선정과 지혜가 끝이 없으며, 일체의 법에 대하여 자유자재함을 얻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잘 듣도록 하라. 이제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느니라.”

 

이에 아난이 아뢰었다.

“오로지 원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듣고자 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일찍이 헤아릴 수 없는 과거, 한량없고도 불가사의한 겁 이전에 정광여래(錠光如來)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해탈시켜 모두 도(道)를 얻게 하고, 열반에 드셨느니라.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여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광원불(光遠佛)이니라. 그 다음으로 월광불(月光佛)ㆍ전단향불(栴檀香佛)ㆍ선산왕불(善山王佛)ㆍ수미천관불(須彌天冠佛)ㆍ수미등요불(須彌等曜佛)ㆍ월색불(月色佛)ㆍ정념불(正念佛)ㆍ이구불(離垢佛)ㆍ무착불(無着佛)ㆍ용천불(龍天佛)ㆍ야광불(夜光佛)ㆍ안명정불(安明頂佛)ㆍ부동지불(不動地佛)ㆍ유리묘화불(琉璃妙華佛)ㆍ유리금색불(琉璃金色佛)ㆍ금장불(金藏佛)ㆍ염광불(炎光佛)ㆍ염근불(炎根佛)ㆍ지종불(地種佛)ㆍ월상불(月像佛)ㆍ일음불(日音佛)ㆍ해탈화불(解脫華佛)ㆍ장엄광명불(莊嚴光明佛)ㆍ해각신통불(海覺神通佛)ㆍ수광불(水光佛)ㆍ대향불(大香佛)ㆍ이진구불(離塵垢佛)ㆍ사염의불(捨厭意佛)ㆍ보염불(寶炎佛)ㆍ묘정불(妙頂佛)ㆍ용립불(勇立佛)ㆍ공덕지혜불(功德持慧佛)ㆍ폐일월광불(蔽日月光佛)ㆍ일월유리광불(日月琉璃光佛)ㆍ무상유리광불(無上琉璃光佛)ㆍ최상수불(最上首佛)ㆍ보리화불(菩提華佛)ㆍ월명불(月明佛)ㆍ일광불(日光佛)ㆍ화색왕불(華色王佛)ㆍ수월광불(水月光佛)ㆍ제치명불(除癡冥佛)ㆍ도개행불(度蓋行佛)ㆍ정신불(淨信佛)ㆍ선숙불(善宿佛)ㆍ위신불(威神佛)ㆍ법혜불(法慧佛)ㆍ난음불(鸞音佛)ㆍ사자음불(師子音佛)ㆍ용음불(龍音佛)ㆍ처세불(處世佛) 등 여러 부처님들께서 지나가셨느니라.

 

그 다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세자재왕(世自在王) 여래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니라.

그때 국왕이 있었으니,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기쁜 마음으로 참된 무상보리심을 발하여 나라를 버리고 왕위를 내어 놓고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는데, 그 이름을 법장(法藏)이라 하였느니라. 재주가 뛰어나고 용감하고 슬기로움은 세상에서 뛰어났느니라. 그는 세자재왕여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느니라.

 

빛나는 얼굴은 당당하시고

위엄과 신통은 그지없으니

이와 같이 밝고 빛나는 광명

뉘라서 감히 따르리이까.

 

해와 달과 마니 구슬의

빛이 빛나고 불꽃처럼 타올라도

모두 다 완전히 가려지니

마치 덩어리진 검은 먹과 같네.

 

여래의 얼굴은 거룩하시어

이 세상을 무엇으로도 견줄 이 없고

바른 깨달음의 크신 음성

시방에 널리 울리네.

 

계(戒)와 다문(多聞)과 정진(精進)

삼매(三昧)와 지혜(智慧)

그리고 위덕은 짝할 자가 없으니

수승하고도 희유하도다.

 

모든 부처님들의 법의 바다[法海]를

자세히 보고 깊이 생각해

끝까지 밝히고 속까지 뚫어

그 안과 바닥을 두루 비추네.

 

무명과 탐욕과 성냄

세존은 영원히 여의었으며

사자와 같은 위대한 이의

신묘한 공덕은 헤아릴 수 없네.

 

크신 덕과 넓은 공적

그 지혜 또한 깊고 오묘하오니

광명과 위엄을 갖춘 그 모습

대천세계를 떨치네.

 

원하건대 제가 부처님 되어

거룩한 공덕 저 법왕처럼 갖추어

생사(生死)의 중생 모두 건지고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보시하고 뜻을 조화롭게 하고

계행을 지니고 인내하고

끊임없는 정진 거듭하면

이러한 삼매 지혜 으뜸일세.

 

나도 맹세코 부처님 되어

두루 이러한 서원 행하고

두려움 많은 중생 위하여

편안한 의지처 되리라.

 

만일 수많은 부처님 계심이

백천만억이라도

한량없는 큰 성인들

그 수가 항하의 모래알과 같아도

 

이렇듯 많은 부처님들

빠짐없이 받들어 공양하여도

보리도를 굳게 구하여

물러나지 않은 것만 같지 못하리.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많고 많은 부처님 세계

그보다 더 많아 헤아릴 수 없고

그 많은 세계의 국토에

 

부처님 광명 널리 비치어

모든 국토에 두루하니

이와 같은 정진과 위신력

무슨 재주로 세어 보리요.

 

만일 제가 부처 된다면

국토 장엄은 으뜸 되고

그곳 중생들은 한결같이 훌륭하며

도량은 참으로 수승하오리.

 

국토가 마치 열반[泥洹]과 같아서

세상에서 둘도 없으며

마땅히 모든 중생 불쌍히 여겨

내가 제도하고 해탈케 하리라.

 

시방에서 오는 중생들이

마음이 즐겁고 청정하게 되어

이미 나의 국토에 도착하면

유쾌하고 즐겁고 안온하게 되리라.

 

원컨대 부처님 굽어 살피사

진실한 저의 뜻 증명하소서.

저 국토에 원력을 세워

있는 힘을 다해 정진하리라.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

그 밝은 지혜 걸림 없으니

저의 마음과 수행 정진을

항상 살펴주옵소서.

 

만일 이 몸이 어쩌다가

온갖 고난에 빠진다 한들

제가 나아가며 정진하고

참지 못하고 후회하오리까.”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 비구는 이 게송을 읊은 후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느니라.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는 위없이 바른 깨달음[無上正覺]을 얻고자 발원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널리 경전의 교법[經法]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마땅히 수행하되 부처님 국토가 청정하고 장엄하여 한량없이 청정 미묘하게 국토를 장엄하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세상에서 빨리 정각을 이루게 해 주시옵고, 생사 괴로움의 뿌리를 뽑아 버리도록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어 말씀하셨다.

“그때에 세자재왕(世自在王)여래께서 법장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그대가 수행하고자 하는 바와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그대 자신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니라.’

 

이에 비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그 뜻이 크고 깊어 저의 경계가 아니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 저를 위하여 모든 부처님들께서 정토를 이룩한 수행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는 그것을 듣고자 하옵니다. 말씀하신 대로 마땅히 수행하여 소원을 원만히 성취하고자 합니다.’

 

그때 세자재왕여래께서는 법장 비구의 높고 밝은 뜻과 서원이 심오하고도 광대한 것을 아시고는 법장 비구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에서 한 사람이 적은 양이라도 억 겁의 세월 동안 퍼내면 마침내 바닥에 닿아 미묘한 보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정진하여 부처님 도를 구하기를 쉬지 않으면 마땅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니, 어떠한 소원도 이루지 못할 것 없느니라.’

 

그리고는 세자재왕여래께서는 그를 위하여 210억의 여러 불국토에 살고 있는 천상과 인간의 선악 그리고 국토의 거칠고 미묘함을 자세히 말씀하셨다. 그리고 법장 비구의 소원대로 모두 낱낱이 나투어 보여 주셨느니라.

 

그때 법장 비구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또한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를 그대로 친견하였느니라. 그리하여 더없이 수승하고 가장 뛰어난 원을 세웠느니라. 그때 그의 마음은 맑고 고요했으며, 또한 뜻에 집착하는 바가 없었으니, 일체의 세간에서 그에게 미치는 자가 없었느니라. 그리하여 5겁 동안 사유하였으며, 불국토를 장엄하기 위한 청정한 수행법을 받아들였느니라.”

 

이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불국토의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42겁이니라.

 

그때 법장 비구는 210억이나 되는 여러 부처님들의 미묘한 국토에서의 청정한 수행을 다 거두어 받아들였느니라. 그렇게 수행하고 나서 다시 세자재왕여래의 처소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합장하고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일찍이 장엄한 부처님의 국토에서의 청정한 수행을 모두 섭취(攝取)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법장 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법장 비구여, 지금이야말로 그대의 서원과 수행의 결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려 기쁘게 보리심을 일으키게 할 때이니라. 보살들은 이미 들은 대로 이 법을 수행하여 그것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대원(大願)을 성취할 것이니라.’

 

이에 법장 비구가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제 말을 듣고 살펴 주소서. 저의 서원(誓願)을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목숨이 다한 뒤에 다시 3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진정한 금빛이 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를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형체와 빛깔이 같지 않아서 아름답고 추한 것의 차이가 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숙명통(宿命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 겁의 옛 일을 알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천안통(天眼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불국토를 보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천이통(天耳通)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니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타심통[見他心智]을 얻지 못하여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불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생각하는 바를 알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인간과 천신들 가운데 신족통(神足通)을 얻지 못하여 한 찰나[一念頃]에 백천억 나유타에 이르는 모든 불국토를 지나가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누진통(漏盡通)을 얻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에 탐착하고 계교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 가운데 부처가 되려는 정정취(正定聚)에 머물지 못하여 반드시 열반(涅槃)에 들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저의 광명에 한계가 있어 백천억 나유타에 이르는 모든 불국토를 비추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수명에 한계가 있어 백천억 나유타 겁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 가운데 성문들을 능히 헤아릴 수 있고 삼천대천세계의 성문과 연각들이 백천 겁 동안 모두 함께 계산하여 그 수를 알 수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으로서 그 수명은 한량이 없으나 다만 중생제도의 서원에 따라 수명의 길고 짧음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와 같이 되지 않는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이 좋지 않은 일은 물론 나쁜 이름이라도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서 저의 이름을 칭찬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좋아하여[信樂]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여 10념(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다만 5역죄(逆罪)와 정법을 비방하는 것은 제외합니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 모든 공덕을 쌓고 지극한 마음으로 서원을 일으켜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데도 그들의 임종시에 제가 대중들과 함께 가서 그들의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저의 국토를 생각한 뒤 많은 공덕의 근본을 심고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저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데도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이 32상(相)을 원만히 성취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모든 불국토의 보살들이 저의 국토에 와서 태어난다면 반드시 일생보처(一生補處)의 지위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소원에 따라 중생들을 위하여 큰 서원을 세우고 선근 공덕을 쌓아 일체중생을 제도하거나 또는 모든 불국토를 노닐며 보살의 행을 닦고,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하고, 항하의 모래알처럼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위없는 바르고 참된 부처님의 도를 세우고자 하는 이는 제외할 뿐입니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보통 행인의 지위를 초월하여 곧바로 보현보살의 10대원을 닦도록 하고자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고, 한 번 식사하는 사이에 한량없는 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두루 다니면서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할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여러 부처님들 앞에서 공덕의 근본을 드러내려 하는데, 구하는 바의 공양물을 마음대로 모두 갖추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일체지(一切智)를 얻어 능히 불법을 연설할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금강역사와 같은 나라연신(那羅延身)을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중생들과 일체 만물은 장엄하고 청정하며 화려하게 빛나며, 그 모양과 색깔이 수승하고 미묘함을 이루 다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모든 중생들이 천안통을 얻어 그 이름과 수를 능히 분명하게 헤아릴 수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 내지 적은 공덕이라도 있는 자가 그 도량의 나무가 한없이 빛나고 그 높이가 4백 유순이나 되는 것을 능히 알아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경전을 읽고 외우고 남에게 설법할 수 있는 변재(辯才)와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지니는 지혜와 변재에 한계가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불국토가 청정하여 모두 빠짐없이 시방세계에 있는 일체 무량무수의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어 보는 것이 마치 맑은 거울로 얼굴을 비춰 보는 것과 같지 않으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지상이나 허공에 있는 궁전과 누각, 시냇물과 연못, 그리고 화초와 나무 등 국토 안에 있는 일체 만물들은 모두 헤아릴 수 없는 보배와 백천 가지의 향으로 이루어지고, 장엄하게 장식되어 기묘하며, 모든 인간계나 천상계보다 뛰어나며, 그 향기가 널리 시방세계에 퍼져 보살들은 그 향기를 맡고 모두 부처님의 행을 닦게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이 저의 광명을 입고, 그들의 몸에 비치기만 하여도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경쾌해져 인간계와 천상계를 초월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로 저의 이름[名字]을 듣고서 보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과 갖가지 깊은 다라니[總持]를 얻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여인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환희하고 즐거이 믿고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키고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을 싫어하고 멀리하였는데도 목숨을 마친 뒤에 다시 여인의 모습을 받게 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에 사는 여러 보살의 무리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목숨을 마친 뒤에도 항상 청정하게 수행하고 범행(梵行)을 닦아 성불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에 사는 여러 천인들과 인간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예배하고 환희심을 내어 믿고 좋아하며 보살행을 닦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천인과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는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사람과 천인들이 의복을 얻고자 하면 생각하는 대로 바로 의복이 생기며, 마치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바와 같이 법도에 맞는 미묘한 옷이 저절로 몸에 입혀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옷을 바느질하거나 물들이거나 빨래해야 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에 사는 사람과 천인들이 느끼는 유쾌함과 즐거움이 번뇌를 여읜 비구들과 같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뜻에 따라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장엄하고 청정한 불국토를 보고자 한다면, 원하는 대로 보배 나무 가운데에서 모두 빠짐없이 비추어 보는 것이 마치 밝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이 비쳐질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성불할 때까지 온몸의 근기[諸根]가 부족하여 구족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들은 이는 모두 빠짐없이 청정한 해탈삼매를 얻고, 그 삼매에 머물러 한생각 동안에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되 삼매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의 무리로서 저의 이름을 들은 이는 수명이 다한 뒤에 존귀한 가문에 태어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보살행을 닦아 모든 공덕을 구족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빠짐없이 보등삼매(普等三昧)를 속히 얻을 것이며, 이 삼매에 머물러 성불할 때까지 항상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일체제불을 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그 국토의 보살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서 듣고자 하는 법문을 자연히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곧바로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만일 제가 부처가 될 때 다른 국토에 있는 보살들이 저의 이름을 듣고 음향인(音響忍)ㆍ유순인(柔順忍)ㆍ무생법인(無生法忍)에 이르지 못하고, 모든 불법에 대해 불퇴전에 이르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이와 같이 비구가 부처님께 그의 원을 말씀드렸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때 법장 비구는 자신의 서원을 모두 말한 다음에 게송으로 아뢰었느니라.

 

내가 세운 이 서원은 세상에 없는 일

반드시 위없는 도[無上道]에 이르리라.

이 서원이 원만히 구족되지 않는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내가 한량없는 오랜 겁 동안

크나큰 시주가 되지 못하여

가난하고 고통받는 중생 제도하지 못한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내가 만일 위없는 부처가 되어

그 명성이 시방세계를 초월할 때

그 명성을 듣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맹세코 성불하지 않으리.

 

탐욕을 여의고 바른 기억[正念] 깊이 지니고

청정한 지혜로 도를 닦아서

위없는 진리를 구하고자 뜻을 세워

천상과 인간의 스승 되리.

 

위신력으로 큰 광명을 펼쳐

널리 끝없는 모든 세계 비추고

세 가지 어두움의 때[三垢冥] 소멸시키고

중생의 온갖 재난 구제하리.

 

그대들 지혜의 눈을 열어

이 세상 어두운 이 눈뜨게 하고

여러 가지 악한 길을 막아 버리고

좋은 세상 가는 길 활짝 열어 주리라.

 

공덕과 복덕을 두루 갖추어

거룩한 빛 시방세계 널리 비추니

해와 달의 밝은 빛 오히려 무색케 되고

천상의 광명도 숨어 버리네.

 

중생들을 위하여 법의 창고[法藏]를 열어

널리 공덕의 보배를 베풀고

항상 대중들 가운데 있으면서

사자후(師子吼)로 법을 설하리.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한량없는 공덕 두루 갖추고

서원과 지혜가 빠짐없이 원만하게 이루어

삼계의 영웅이신 부처 되리.

 

부처님의 걸림없는 지혜와 같이

모든 것에 통달하여 비추지 못하는 것이 없으니

원하옵건대 저의 공덕과 지혜의 힘이

가장 수승한 부처님과 같아지이다.

 

만약 이 서원이 이루어지면

삼천대천세계가 감동하며

허공에 가득한 모든 천신들

미묘하고도 진기한 꽃비 뿌려 주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 비구가 이 게송을 읊고 나자 두루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천상으로부터 오묘한 꽃이 비 오듯 쏟아져 그 위에 흩날렸으며, 저절로 음악이 울렸고 허공 중에서 ‘결정코 반드시 위없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리라’고 찬탄하는 소리가 들렸느니라.

이에 법장 비구는 이와 같은 크나큰 서원을 구족하여 원만히 성취하려는 진실한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세간을 벗어나 깊이 적멸(寂滅)에 들었느니라.

 

아난아, 그때 법장 비구는 그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있는 여러 천신과 악마, 범천, 용신 등의 8부 대중 가운데서 이러한 큰 서원을 세우고자 오직 한결같이 뜻을 전념하여 미묘한 불국토를 세우고자 굳은 결심을 하였느니라. 그가 세우고자 하는 불국토는 한량없이 넓고 커서 다른 모든 국토보다 가장 수승하여 비할 데가 없고, 건립된 국토는 영원히 머물러 쇠퇴하거나 변함도 없느니라. 이것은 보살이 불가사의한 영겁을 지나면서 한량없는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니라.

그는 탐욕[欲覺], 성냄[瞋覺], 남을 해치려는 짓[害覺]을 하지 않았으며, 애욕의 마음[欲想], 진에의 마음[瞋想], 해치려는 생각[害想]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또한 색(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감촉[觸], 대상[法]에 집착하지도 않았고,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욕의 행을 닦아서 어떠한 고통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또한 욕심이 적어 스스로 만족하여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3독(毒) 번뇌에 물들지 않고 항상 적정한 삼매에 잠겨 있어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느니라.

 

그리고 남을 대할 때 거짓으로 속이거나 아첨하는 마음이 없어 언제나 온화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로 미리 중생의 뜻을 헤아려 법을 말씀하셨으며, 또한 용맹 정진하여 서원을 굽히지 않았고, 청정하고 결백한 진리를 구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그는 또 3보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겼으며, 온갖 수행을 닦고 복과 지혜의 큰 장엄을 갖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을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그리고는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의 법에 머물러, 모든 현상은 본래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일어난 것도 아니며 단지 인연 화합일 뿐이라고 관조(觀照)하였느니라.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쳐 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운 말을 멀리하고, 자기도 이롭고 타인도 이로워 자신도 타인도 모두에게 이익되는 말을 닦고 익혔느니라. 그래서 그는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색을 끊어 버리고, 몸소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이것을 행하도록하였다.

 

이와 같이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공덕을 쌓고 복덕을 구족하여 태어나고자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나투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배의 법문[寶藏]이 저절로 우러나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여 안온하게 하고 무상의 바른 진리를 깨닫게 하였느니라.

그는 때로는 장자(長者) 혹은 거사(居士), 부유한 자 혹은 존귀한 가문의 사람이 되기도 하고, 찰제리의 국왕 혹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기도 하였으며, 6욕천(欲天)의 주인 또는 범천왕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대로 태어나서 항상 4물[四事]로써 일체 제불께 공양하고 공경하였으니, 그 공덕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그의 입에서 나오는 향기는 정결하여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같고,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향기가 풍기었으니, 그 향기는 무량세계에 두루 퍼졌느니라. 또 그 용모[容色]가 단정하고 상호(相好)가 수승하고 미묘하였으며, 손에서는 항상 무량한 보배와 의복과 음식 및 진기하고, 미묘한 꽃과 향이며, 갖가지 일산[蓋]과 깃발 등 장엄하는 도구들이 나왔느니라. 이와 같은 물건들은 모든 천인들의 것보다 뛰어나고 훌륭하였으며, 그는 이처럼 모든 법에 있어서 자유자재함을 얻었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여 열반에 드셨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습니까? 혹은 지금 성불하여 현재에 계시옵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여 서방에 계시는데, 여기서부터 10만억 국토를 지나가면 그 부처님의 세계가 있는데 이를 안락(安樂)이라고 하느니라.”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그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이후 얼마나 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불하신 지는 이미 무려 10겁이 지났느니라. 그 불국토는 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車?)ㆍ마노(瑪瑙)의 7보로써 땅이 이루어져 있고, 넓고 광대하여 끝이 없으며, 그 보배들은 서로 섞여 있어 찬란하게 빛나고 또한 아름다우며 화려하고 청정하게 장엄된 것이 시방의 모든 세계의 것보다도 뛰어났는데, 이 보배는 마치 제6천(第六天:他化自在天)의 보배와 같으니라. 또한 그 국토에는 수미산(須彌山)이나 금강철위산[金剛圍]과 같은 일체의 산이 없고 또한 크고 작은 바다, 계곡, 시내, 우물, 웅덩이 등이 없지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말미암아 보고자 한다면 즉시 나타나느니라. 또한 지옥과 축생과 아귀 등의 여러 고난 가득한 악취(惡趣)도 없으며,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도 없어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니, 항상 온화하고 쾌적하니라.”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 국토에 수미산이 없다면 그곳에는 사천왕(四天王) 및 도리천(忉利天) 등은 어디에 의지해 머무를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욕계 제3천인 염천(炎天) 내지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기까지 모두 어디에 의지하여 머무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자신이 지은 업력의 과보는 불가사의하므로 거기에 합당한 과보로써 천계에 의지해 있나이다.”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행업과 과보가 불가사의하다면 모든 부처님의 세계 또한 불가사의한 것이니라. 그곳에는 모든 중생들도 지은 공덕과 선업에 의하여 나타난 땅에 머물러 사느니라. 그러므로 수미산이 없더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이 법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장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그들의 의혹을 풀어 주고자 이러한 뜻을 여쭈었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불(無量壽佛)의 위신력과 광명은 가장 존귀하며 뛰어나서 다른 모든 부처님들의 광명으로서는 능히 미칠 수 없느니라. 혹은 부처님의 광명은 백 개의 부처님 세계 혹은 천 개의 부처님 세계를 비추기도 하나니, 이를 요약하면 동방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를 비추고, 남방ㆍ서방ㆍ북방, 그리고 그 사이의 방향[四維] 및 상ㆍ하도 이와 같이 비추며, 혹은 부처님의 광명은 7자[尺]를 비추기도 하고, 혹은 1유순(由旬), 2, 3, 4, 5 유순을 비추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배가(倍加)되기도 하며, 한 불국토를 비추기도 하느니라.

그런 까닭에 무량수불을 무량광불(無量光佛)ㆍ무변광불(無邊光佛)ㆍ무애광불(無碍光佛)ㆍ무대광불(無對光佛)ㆍ염왕광불(炎王光佛)ㆍ청정광불(淸淨光佛)ㆍ환희광불(歡喜光佛)ㆍ지혜광불(智慧光佛)ㆍ부단광불(不斷光佛)ㆍ난사광불(難思光佛)ㆍ무칭광불(無稱光佛)ㆍ초일월광불(超日月光佛)이라 부르기도 하느니라.

 

중생들이 이러한 빛을 만나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의 때가 저절로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경쾌해지며,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착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느니라. 만일 3악도(惡道)의 힘들고 괴로운 곳에 있더라도 이 광명을 보게 되면 모두 휴식을 얻게 되며, 다시는 괴로움을 겪지 않고 목숨이 다한 뒤에 모두 해탈을 얻게 되느니라.

 

이처럼 무량수부처님의 광명은 찬란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를 밝게 비추고, 그 명성을 모든 불국토에서 듣지 못한 자가 없느니라. 이는 단지 나 혼자 그 광명을 찬탄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성문, 연각, 보살들도 모두 한결같이 찬탄하느니라. 만일 중생이 그 광명의 위신력과 공덕을 듣고 하루 밤낮으로 찬탄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그치지 않는다면, 원하는 바에 따라 그 국토에 태어나게 되며, 여러 보살들과 성문들이 함께 그를 위하여 공덕을 칭송하고 찬탄할 것이니라. 그러한 후 깨달음을 이루었을 때 두루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과 보살들이 그 광명을 찬탄함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무량수불의 광명과 위신력이 위대하고 수승하며, 또한 미묘한 것을 1겁 동안 밤낮으로 말하여도 다 할 수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불의 수명은 한량없이 길어서 헤아릴 수 없는데, 어찌 그대가 알 수 있겠는가? 가령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사람의 몸을 얻게 하고 빠짐없이 성문과 연각이 되어 모두 한 곳에 모여 선정에서 한마음으로 사색하여[禪思一心] 그 지혜의 힘을 다해 백천만 겁 동안 그 수명의 영겁 수를 계산하여도 다할 수 없고 그 끝을 알 수 없느니라. 또한 성문과 보살 및 천인들의 수명도 그 길고 짧음이 역시 이와 같아서 세어보 거나 비유로도 능히 알 수 없느니라. 그런데 그 세계의 성문과 보살의 수효는 헤아리기도 어렵고 말로 설할 수 없는데, 그들은 모두 신통력과 지혜에 통달하여 그 위신력이 자재하므로 능히 손바닥 가운데 모든 세계를 올려놓을 수도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최초로 법을 설하시는 법회에 모인 성문 대중들의 수효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보살 역시 그러했느니라. 또한 대목건련(大目揵連) 같은 이가 백천만억이나 되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아승기(阿僧祇) 나유타 겁 동안 내지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그 수를 다 알 수 없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가 깊고 광대하여 헤아릴 길이 없는데, 가령 어떤 사람이 하나의 터럭을 백 조각을 낸 뒤 그 한 조각의 터럭으로 바닷물을 한 방울씩 적시어 낸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터럭 끝에 한 방울씩 적셔진 것과 저 큰 바닷물 중 어느 쪽이 많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 털끝에 적신 한 방울의 물을 저 큰 바다에 비교한다면, 그 많고 적음은 어찌 산수나 말로써 능히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와 같이 목건련 등과 같은 이가 백천만억 나유타 겁 동안 헤아려서 알 수 있는 숫자는 대단히 적은데, 이는 마치 터럭 끝에 묻는 한 방울의 물과 같고, 헤아리지 못하는 숫자는 큰 바다의 물과 같은 것이니라.

 

또한 그 국토에는 7보로 된 갖가지의 나무가 가득히 있느니라. 금으로 된 나무, 은으로 된 나무, 유리로 된 나무, 파리(頗梨)로 된 나무, 산호로 된 나무, 마노로 된 나무, 차거로 된 나무들이 있는데, 혹은 두 가지 보배, 세 가지 보배 내지 7보가 서로 합쳐서 이루어졌느니라.

혹은 금으로 된 나무에 은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은으로 된 나무에 금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유리로 된 나무에 파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수정으로 된 나무에 유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산호로 된 나무에 마노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마노로 된 나무에 유리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차거로 된 나무에 온갖 보배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린 것이 있고, 혹은 보배로 된 나무에 자마금(紫磨金)으로 된 뿌리와 백은으로 된 줄기, 유리로 된 큰 가지, 수정으로 된 작은 가지, 산호로 된 잎, 마노로 된 꽃과 차거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백은으로 된 뿌리, 유리로 된 줄기, 수정으로 된 큰 가지, 산호로 된 작은 가지, 마노로 된 잎, 차거로 된 꽃과 자마금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유리로 된 뿌리, 수정으로 된 줄기, 산호로 된 큰 가지, 마노로 된 작은 가지, 차거로 된 잎, 자금으로 된 꽃과 백은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수정으로 된 뿌리, 산호로 된 줄기, 마노로 된 큰 가지, 차거로 된 작은 가지, 자마금으로 된 잎, 백은으로 된 꽃과 유리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에 산호로 된 뿌리, 마노로 된 줄기, 차거로 된 큰 가지, 자마금으로 된 작은 가지, 백은으로 된 잎, 유리로 된 꽃과 수정으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는 마노로 된 뿌리, 차거로 된 줄기, 자금으로 된 큰 가지, 백은으로 된 작은 가지, 유리로 된 잎, 수정으로 된 꽃과 산호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어떤 보배로 된 나무에 차거로 된 뿌리, 자마금으로 된 줄기, 백은으로 된 큰 가지, 유리로 된 작은 가지, 수정으로 된 잎, 산호로 된 꽃과 마노로 된 열매가 달린 것도 있느니라.

이와 같이 보배 나무들이 가지런히 줄을 지어 조화롭게 심어져 있는데 줄기와 줄기들도 조화롭게 바라보고, 가지와 가지들도 조화롭게 정돈되고, 잎과 잎들도 조화롭게 방향을 잡고, 꽃과 꽃들도 서로 순조롭고, 열매와 열매들도 서로 마땅한 자리에 위치하여 있느니라. 그 아름다운 모습과 찬란한 광채가 휘황하여 눈이 부셔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이며, 때때로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다섯 가지의 미묘한 소리를 내니 궁음(宮音)이나 상음(商音) 등의 소리가 저절로 조화를 이루느니라.

 

또한 무량수불이 계시는 도량의 보리수는 높이가 4백만 리(里)이고, 그 밑둥의 둘레가 50유순이고,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20만 리나 펼쳐져 있으며, 온갖 보배들이 합쳐져 이루어져 있는데, 보배 가운데 으뜸인 월광마니(月光摩尼)와 지해륜보(持海輪寶)로 장엄되어 있느니라. 그리고 작은 가지 사이에는 보배로 된 영락이 드리워져 있는데, 백천만 가지의 색으로 이리저리 달라지고 변화하며 한량없는 광채가 휘황찬란하며, 또한 끝없이 비추고 있느니라.

그 위에는 진기하고 미묘한 보배 그물이 덮여 있으며, 일체의 장엄들은 마땅한 바에 따라 나타난다. 미풍이 서서히 불면 보배 나무의 가지가 살랑거리면서 한량없이 미묘한 법음(法音)이 울려 퍼지는데, 그 소리는 시방세계의 모든 불국토에 울려 퍼지느니라. 그 소리를 듣는 자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물고, 그리하여 불도(佛道)에 이를 때까지 괴로움과 병환을 만나지 않으며, 눈으로 그 색깔을 보고, 귀로 그 소리를 듣고, 코로 그 향기를 맡고, 혀로 그 맛을 보고, 몸으로 그 빛의 촉감을 느끼고, 마음으로 그 장엄의 인연을 생각하는 일체의 중생들은 깊고 깊은 법인[無生法忍]을 얻고 불퇴전의 자리에 머물러 불도를 이룰 때까지 6근(根)이 청정하고 명철하여 모든 번뇌의 괴로움이 없느니라.

 

아난아, 만일 그 국토의 인간과 천신들이 이 나무를 보면 3법인(法忍)을 얻느니라. 첫째는 음향인(音響忍)이고, 둘째는 유순인(柔順忍)이고, 셋째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이니라. 이것은 모두 무량수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한 것이고 본원력(本願力) 때문이며, 만족원(滿足願) 때문이며, 명료원(明了願) 때문이며, 견고원(堅固願) 때문이며, 구경원(究竟願)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제왕(帝王)들은 백천 가지의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전륜성왕으로부터 제6천(타화자재천)에 이르기까지 연주와 음악 소리는 그 수승함이 천억만 배나 되느니라. 그런데 제6 천상의 만 가지 음악 소리는 무량수국에 있는 7보로 된 나무들 가운데 한 종류의 소리에도 미치지 못하니, 그 소리는 천상의 소리보다 천억만 배나 더 수승하느니라.

또한 그곳에는 자연스럽게 연주되는 만 가지의 기악이 있으며, 그들 음악 소리는 법음(法音)이 아닌 것이 없으며, 청정하고, 맑고, 애절하고 너그러우며, 미묘하고, 온화하며 아름다우니, 시방세계의 음악 소리 가운데 최고이며 가장 뛰어나느니라.

 

또한 그 국토에는 강당과 정사(精舍), 그리고 궁전과 누각들이 있는데, 모두 7보로 장엄되어 있으며, 이들은 자연히 이루어진 것들이니라. 그 위에는 진주와 명월마니(明月摩尼) 등 갖가지 보배로 엮은 그물이 덮여 있는데, 안팎과 좌우에는 여기저기 목욕할 수 있는 연못이 있느니라. 그 크기는 10유순 혹은 20, 30 내지 백천 유순도 되며, 세로와 가로로 그 깊고 얕음이 모두 하나로 같다. 8공덕수(功德水)가 가득 차 있는데, 청정하고 향기롭고 정결하고 그 맛은 감로수(甘露水)와 같으니라.

황금 연못에는 그 바닥에 백은 모래가 깔려 있고, 백은 연못에는 그 바닥에 황금 모래가 깔려 있고, 수정 연못에는 그 바닥에 유리 모래가 깔려 있고, 유리 연못에는 그 바닥에 수정 모래가 깔려 있고, 산호 연못에는 그 바닥에 호박 모래가 깔려 있고, 호박 연못에는 그 바닥에 산호 모래가 깔려 있고, 차거연못에는 그 바닥에 마노 모래가 깔려 있고, 마노 연못에는 그 바닥에 차거 모래가 깔려 있고, 백옥 연못에는 그 바닥에 자금(紫金) 모래가 깔려 있고, 자금 연못에는 그 바닥에 백옥 모래가 깔려 있으며, 혹은 두 가지 보배, 세 가지 보배 내지 7보로 이루어졌느니라.

그 연못가에는 전단향나무가 있고, 그 꽃과 잎이 드리워져 있으며, 그 향기가 널리 퍼져 나가느니라. 천상의 우발라화(優鉢羅華)와 발담마화(鉢曇摩華), 구물두화(拘物頭華), 분타리화(分陀利華)가 서로 어우러져 온갖 색으로 찬란히 빛나며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느니라.

 

그곳의 모든 보살과 성문들이 만일 보배 연못에 들어가 물이 발목까지 잠기기를 마음속으로 원하면 물은 곧 발을 적시고, 물이 무릎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은 곧 무릎에 이르며, 물이 허리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은 곧 허리까지 이르고, 물이 목까지 잠기기를 원하면 물이 곧 목에 이르며, 온몸을 적시고자 하면 저절로 물이 온몸을 적시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원하면 물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느니라. 차고 따뜻해지는 것도 자연히 바라는 대로 되며, 그 연못에서 목욕을 하면 정신은 맑아지고 온몸이 상쾌하며 마음의 때까지 씻어지느니라. 또한 그 물은 맑고 밝고 투명하고 순결하고 깨끗한 것이 마치 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보배로 된 모래는 환하게 드러나니, 아무리 깊은 곳일지라도 비치지 않는 곳이 없느니라.

잔잔한 물결은 돌아서 흐르며 서로 합해져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며, 한량없는 자연의 미묘한 소리를 일으키니, 듣고자 하는 대로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느니라. 혹은 부처님의 음성[佛聲]을 듣고, 혹은 법의 소리[法聲]를 듣고, 혹은 승단의 소리[僧聲]를 듣느니라. 혹은 고요한 소리[寂靜聲], 공과 무아의 소리[空無我聲], 대자대비의 소리[大慈悲聲], 바라밀다의 소리[波羅蜜聲], 10력(力)과 4무외(無畏)와 18불공법(不共法)의 소리, 모든 신통 지혜의 소리[諸通慧聲], 조작 없는 진리의 소리[無所作聲], 나고 멸함이 없는 소리[不起滅聲], 무생인의 소리[無生法忍聲] 내지 감로와 관정(灌頂) 등의 온갖 묘법의 소리를 듣기도 하느니라.

이와 같은 여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듣는 바에 따라 한량없는 환희심을 내어 마음이 청정해지고 탐욕을 여의며, 적멸의 진실한 뜻에 따르게 되는 것이니라. 그리고 3보와 10력과 4무소외와 18불공법에 수순(隨順)하는 것이고, 신통과 지혜 및 보살과 성문이 행하는 도를 따르는 것이니라. 따라서 거기에는 3악도와 3고(苦)와 8난(難)은 이름조차도 없으며, 단지 저절로 이루어진 상쾌하고 즐거운 소리만 있는 까닭에 그 나라를 극락(極樂)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아난아, 그 불국토에 왕생하는 자는 누구나 그와 같은 청정한 몸과 온갖 미묘한 음성과 신통력 등의 공덕을 구족하게 되며, 그들이 거처하는 궁전과 의복과 음식, 여러 가지의 미묘한 꽃과 향 등의 장엄구들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는 마치 제6천(第六天)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自然之物]과도 같으니라.

만일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7보로 된 그릇[應器]이 저절로 앞에 나타나고,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ㆍ명월진주 등으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그릇들이 생각하는 대로 나타나며, 또한 갖가지 맛을 지닌 음식이 자연히 가득하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러한 음식이 있다고 말해도 실로 먹는 자는 없느니라. 다만 빛깔을 보고, 향기를 맡고, 생각으로 음식을 먹으면 자연히 배부르고 만족하게 되느니라. 몸과 마음이 유연하고 경쾌하여 그 맛에 탐착하지 않으며 식사를 마치면 사라지고 다시 바라면 나타나느니라.

 

이처럼 저 불국토는 청정하고 안온하며 미묘하고 유쾌하고 즐거우니, 무위열반(無爲涅槃)의 경계에 버금가는 것이니라.

그 국토의 모든 성문과 보살과 천신과 사람들은 지혜가 높고 밝으며 신통력이 자재하며, 모두 같은 모습으로 다른 형체가 없으나, 단지 다른 세계의 원인에 따라 천상과 인간이라는 이름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얼굴과 용모가 준수하고 반듯하니 세간에서 뛰어나고 또한 보기 드물며, 그 용모는 미묘하여 천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며, 모두 자연적인 허공처럼 형상이 없는 몸[虛無之身]이며, 무극의 신체[無極之體]를 받은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세간의 가난하고 궁핍한 걸인이 제왕의 주위에 있을 때, 형체와 용모와 얼굴의 상태가 어떻게 비슷하기라도 하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가령 그런 걸인이 제왕의 근처에 있다면, 파리하고 비루하고 추하여 비유할 수가 없을 정도이며, 그 차이는 백천만억 배나 되어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가난하고 궁핍한 걸인은 극도로 비루하고 천하여 그 옷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고, 음식은 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이고, 배고프고 춥고 고통에 시달려서 사람의 도리를 거의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전생에서 공덕을 심지 않았고, 재물을 쌓아 둘 뿐 베풀지 않았고, 부유할수록 더욱더 인색했고, 단지 이익을 얻기만을 욕구하였으므로 탐하고 구하는 데 조금도 싫어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한 행을 닦지 않고 악한 짓만 태산처럼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애써 모든 재물과 보배는 다 사라지고, 몸에는 고통만 쌓이게 되니, 이것 때문에 근심하고 고뇌하여도 자신에게는 더 이상 이익되는 것이 없으니 모두 다른 이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믿을 만한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애쓴 적도 없고 공덕을 쌓기 위해 힘쓴 적도 없기 때문에 죽어서 악도에 떨어져 오랫동안 괴로움을 받다가 죄를 마치고 인간계에 태어난다고 하여도 어리석고 비루하며 다만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세간의 제왕이 사람들 중에서 홀로 존귀한 까닭은 모두 과거 세상[宿世]에서 공덕을 쌓은 때문입니다. 자비와 은혜로움을 갖추어 널리 베풀고, 인자함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널리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고, 신의를 지키고 선한 일을 닦아서 남의 뜻을 거역하거나 다투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지은 복덕에 따라 선도(善道)인 천상에 태어나서 그러한 복락을 누리게 됩니다. 쌓아 둔 선의 경사스런 복덕 중에 남은 것이 있어서 지금 사람의 몸을 얻었는데 왕의 가문에 태어나 자연히 존귀한 신분이 되고, 위의(威儀)와 용모가 준수하고 반듯하여 무리들이 그를 존경하고 섬겼습니다. 좋은 옷과 진귀한 음식을 마음대로 누리니 과거 세상에서의 복덕의 과보로 인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말이 옳으니라. 그러나 비록 제왕이 인간 가운데 존귀하고 형색이 준수하고 반듯하다고 할지라도 전륜성왕에게 비하면 매우 누추하고 비루한 것이니, 마치 저 걸인이 제왕의 곁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전륜성왕의 위의와 상호가 수승하고 미묘하여 천하에 제일이라고 하여도 도리천왕에 비하면 또한 추악하여 서로 비유할 수 없음이 만억 배나 되느니라. 그러나 이 도리천왕을 제6 천왕에게 비한다면 백천억 배를 하여도 서로 비교할 수 없느니라. 또한 가령 제6 천왕이라 하여도 무량수불 국토의 보살과 성문에게 비하면 빛나는 얼굴과 용모의 차이는 백천만억 배를 하여도 미칠 수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국의 여러 천신과 인간들의 의복과 음식과 꽃과 향과 영락, 온갖 일산, 당번, 미묘한 음악과 거처하는 저택과 궁전, 누각 등이 있는데, 각각 그 형색에 맞추어서 높고 낮고 크고 작게 되었느니라. 혹은 한 가지의 보배, 두 가지의 보배 내지 헤아릴 수 없는 온갖 보배들로 이루어져 바라는 대로 생각에 따라 곧바로 그들 앞에 나타나게 되느니라.

또한 갖가지 보배로 된 미묘한 옷이 땅에 널리 깔려 있으며, 모든 천인들이 이것을 밟고 다닐 수 있느니라. 그리고 한량없는 보배의 그물이 불국토를 완전히 덮고 있는데, 모두 금실과 진주와 백천 가지의 온갖 보배로 기묘하고도 진기한 것들로 장엄하고 꾸민 것이니라. 또한 사방에 드리워져 있는 보배 방울은 찬란히 빛나며, 어느 것이나 장엄하고 수려한 것이 극에 달해 있느니라.”

자연히 덕스럽고 온화한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은 잘 조화되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서늘하고 따뜻하며 또한 부드럽고도 상쾌하여 더디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느니라. 그 바람이 그물과 온갖 보배 나무에 불어서 한량없이 미묘한 법음을 내고 만 가지 온화한 덕의 향기를 풍기느니라. 그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은 사람은 세속의 모든 번뇌와 마음의 때가 저절로 사라지며, 바람이 그 몸에 닿으면 모두 유쾌함과 즐거움을 얻느니라. 이는 마치 비구가 멸진삼매(滅盡三昧)를 얻은 것과 같으니라.

 

또한 바람이 불어 꽃을 흩날려 불국토에 가득 차는데, 그 꽃의 색깔에 따라 서로 어울려 혼란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부드럽게 빛나며 그윽한 향기를 풍기느니라. 그 꽃잎을 밟으면 땅은 네 치나 들어갔다가 발을 떼면 다시 이전처럼 올라오며, 꽃잎이 모두 다 시들면 땅이 갈라져 땅속으로 사라지며 땅은 청정하여 흔적도 없게 되느니라. 또한 시간에 맞추어 바람이 불면 꽃을 흩날리게 되는데 이와 같은 일이 하루에 여섯 번 되풀이되느니라.

 

또한 갖가지 보배로 된 연꽃이 그 세계에 가득히 피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보배 꽃송이마다 백천억 개의 잎이 있고, 그 꽃잎의 광명은 헤아릴 수 없는 빛깔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푸른 연꽃에서는 푸른 광명이 빛나고, 흰색 연꽃에서는 흰 광명이 빛나느니라. 검은색, 노란색, 붉은색, 자주색의 연꽃들도 그 색깔과 광명 역시 그러하며, 모두 휘황찬란하여 그 밝기가 해와 달과도 같으니라.

그 하나하나의 꽃 가운데서 36백천억의 광명을 발하고, 그 하나하나의 광명 속에는 36백천억의 부처님께서 나투시니, 그 몸의 색은 자금색이고 상호는 특별히 수승하시느니라. 그 모든 부처님 한 분 한 분이 백천의 광명을 비추시며 두루 시방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들은 각각 한량없는 중생들을 부처님의 바른 도리에 평안하게 머물게 하는 것이니라.”



불설무량수경 하권

 

조위 천축삼장 강승개 한역

최봉수 번역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중생들은 모두 반드시 성불이 결정된 정정취(正定聚)에 머물게 되느니라. 그 까닭은 극락에서는 성불하는 데 잘못 결정된 사정취(邪定聚)나 성불이 결정된 바 없는 부정취(不定聚)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리하여 항하강 모래 수만큼이나 무수한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도 모두 한결같이 무량수불의 위신력과 공덕이 불가사의함을 찬탄하시느니라.

그런데 어떤 중생이라도 그 명호를 듣고 신심을 내어 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거나 내지는 한생각만이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한다면 곧 왕생하여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물게 되느니라. 다만 5역죄(逆罪)를 저지른 자와 정법을 비방하는 자는 제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데 무릇 세 가지 무리가 있느니라. 그 중에서 상배자(上輩者)란 출가하여 욕심을 버리고 사문이 되고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며 여러 가지 공덕을 쌓아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라. 이들 중생이 임종할 때는 무량수불께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사람의 앞에 나투시느니라. 그는 곧바로 그 부처님을 따라서 극락국토에 왕생하여 문득 7보로 된 꽃 가운데 자연히 화생(化生)하여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게 되고 지혜를 갖추고 용맹하게 되고 신통력이 자재하게 되느니라.

그런 까닭에 아난아, 어떤 중생으로서 지금 세상에서 무량수불을 친견하고자 원하는 자는 마땅히 위없는 보리[無上菩提]의 마음을 일으켜 공덕을 닦고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 중배자(中輩者)란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여 비록 사문이 되어서 큰 공덕을 쌓지 못하였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켜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는 자이니라. 그리고 다소라도 선을 닦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탑과 불상을 세우고 조성하며, 사문에게 밥과 음식을 공양하고, 부처님전에 비단 일산을 바치고, 등불을 밝히고, 꽃을 흩고 향을 사르느니라.

이와 같이 그 공덕을 회향하고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그 사람이 임종할 때는 무량수불께서 화신으로 그 모습을 나투시는데, 그 광명과 상호가 구족되어 실제의 부처님과 같은 모습으로 여러 대중들과 함께 그 사람의 앞에 나타나시느니라. 그러면 그는 곧바로 화현하신 부처님을 따라서 극락국에 왕생하여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게 되니, 그 공덕과 지혜는 상배자 다음으로 수승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 하배자(下輩者)란 시방세계에 있는 여러 천신과 인간들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설령 온갖 공덕을 짓지 못하였지만, 마땅히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단 10념(念)만이라도 무량수불을 염하면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하느니라.

혹은 심오한 법을 듣고 환희심으로 믿고 즐거워하여 의혹을 일으키지 않으며, 한생각만이라도 저 무량수불을 생각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라. 이 사람이 임종할 때에 꿈결에서 부처님을 뵙고 왕생하게 되며, 그 공덕과 지혜는 중배자 다음으로 수승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무량수불의 위신력은 한량이 없어서 시방세계의 한량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칭송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시는 분이 없느니라. 저 동방에 있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국토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보살들이 모두 무량수불께서 계신 곳에 와서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느니라. 그리고 모든 보살들과 성문 대중들은 무량수불께서 말씀하시는 가르침을 듣고서 널리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그 사이의 방향인 4유(維)와 상하 역시 그와 같으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며 말씀하셨다.

동방에 있는 여러 불국토는

그 수효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네.

그 국토의 보살들이

무량수불을 친견하네.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4유와

위쪽과 아래쪽도 그러하네.

그 국토의 보살들이

무량수불을 친견하네.

 

일체의 여러 보살들이

하늘의 미묘한 꽃과 향과 보배와

한량없는 하늘 옷을 가지고 와서

무량수불께 공양 올리네.

 

모두가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고

온화하고 아름다운 노래 불러

가장 수승하고 존귀하신 부처님을 찬탄하며

무량수불께 공양 올리네.

 

신통과 지혜 모두 통달하여

깊은 법문에 들어 노닐면서

공덕장(功德藏)을 구족하니

미묘한 지혜는 비길 자 없네.

 

지혜의 태양이 세상을 비추고

생사의 구름을 없애 주니

보살들이 공경하여 세 번 돌고

위없이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네.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를 보니

미묘하여 감히 생각하고 헤아리기 어려워

무상심을 발하는 인연으로

우리 국토도 그와 같이 되길 발원하네.

 

그때에 무량수불[無量尊]께서

기쁜 얼굴로 은은한 미소를 지으시니

입으로부터 무량한 광명이 나와서

시방세계에 두루 비추네.

 

그 광명 돌아서 몸을 감싸고

세 번 돌고 다시 정수리로 들어가나니

일체의 천인 대중들

뛰고 솟으며 모두 함께 환희하네.

 

그때 관세음보살이

옷깃 여미고 머리 숙여 여쭙기를

부처님께서 무슨 일로 미소지으시나이까?

바라옵나니 그 뜻을 설해 주소서.

 

우레와 같은 우렁찬 범음성(梵音聲)이여

여덟 가지 미묘한 소리로 널리 울려

마땅히 보살에게 수기[記]를 줄 것이니

이 말을 잘 명심하여라.

 

시방세계에 모인 저 보살들

내가 그들의 원하는 바를 모두 알고 있으니

지성으로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 발원하면

반드시 기별을 받아 미래에 부처 이루리라.

 

일체의 법이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메아리와 같은 줄 밝게 깨닫고

온갖 미묘한 원을 만족시키면

반드시 그와 같은 국토를 이루리라.

 

법은 번개와 그림자 같음을 깨닫고

끝까지 보살도 닦아 행하여

여러 가지 공덕 두루 갖추고

반드시 기별을 받아 마땅히 성불하리라.

 

모든 법의 성품이 공하며

또한 무아임을 통달하여

오로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면

반드시 그러한 국토를 이루리라.

 

여러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시니

안양국(安養國)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법문 듣고 즐거이 받아 행하면

청정한 저 국토 하루 속히 얻으리라.

 

장엄하고 청정한 국토에 이르면

문득 재빠르게 신통력을 두루 갖추고

반드시 무량수불[無量尊]께 기별 받아서

위없는 깨달음 성취하리라.

 

저 부처님 본원력으로 말미암아

그 이름만 듣고도 왕생하길 원하는 자는

모두 다 빠짐없이 그 국토에 이르러

저절로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오르리.

 

보살들이 지극한 원을 세워

자신의 국토도 안양국과 다를 바가 없기를 원하며

일체 중생을 제도하려 한다면

그 이름 시방세계에 두루 떨치리라.

 

수많은 부처님 받들어 섬기고

두루 여러 국토를 날아다니며

공경하고 환희하며 나아갔다가

되돌아서 안양국에 돌아오리라.

 

전생에 착한 공덕 못 쌓은 이는

이 경의 가르침 들을 길 없으며

청정하게 계율을 지키는 자라야

부처님 바른 법문 들을 수 있네.

 

일찍이 부처님을 친견한 이는

곧바로 능히 이 일을 믿고

겸손하고 공경하여 듣고 받들어 실천하고

뛰고 솟으며 크게 환희한다네.

 

교만하고 삿되고 게으른 자는

이 법 만나도 믿기가 어렵고

과거세에 여러 부처님을 친견했던 이는

즐거이 이러한 가르침을 듣는다.

 

성문 또는 보살이라도

능히 부처님의 거룩한 마음 다 알지 못하네.

비유하면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자가

길을 가며 사람들을 인도하려 하는 것과 같네.

 

여래의 크신 지혜의 바다는

깊고 넓어서 그 끝이 없으니

성문이나 보살로서 헤아릴 수 없으며

오로지 부처님만이 홀로 명료히 아시네.

 

가령 모든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의 도를 구족하여 얻고

청정한 지혜로 본래 공함을 깨닫고

억 겁 동안 부처님의 지혜를 사유하고

 

있는 힘 다해 끝까지 강설하여도

목숨이 다하도록 오히려 알지 못하니

부처님의 지혜는 한량이 없어

이와 같이 청정함에 도달하리라.

 

이 목숨 오래 살기 매우 어렵고

부처님 만나 뵙기 더욱 어려우며

사람으로 믿음과 지혜를 갖추기도 어려우니

좋은 법문 들었다면 힘써 정진하라.

 

법문을 듣고서 결코 잊지 않으며

친견하고 공경하여 큰 경사 얻으면

그는 바로 나의 선한 친구이니

그런 까닭에 마땅히 발심하여라.

 

설령 세계를 가득 채우는 불이라도

반드시 뚫고 나아가 불법을 들으면

마침내 부처님 도를 이루어

생사를 헤매는 중생들 제도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국토의 보살은 모두 마땅히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러나 본원(本願)에 따라 중생을 위해 크나큰 서원의 공덕으로 스스로 장엄하고 두루 일체의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시키고자 하는 보살들은 일생보처에 머무는 것에서 제외하느니라.

아난아, 저 불국토에 있는 여러 성문들은 몸에서 비치는 광명이 한 길[一尋]에 이르고 보살의 광명은 1백 유순(由旬)을 비추느니라. 그런데 그 중에서 두 보살이 가장 존귀한데 그 위신력과 광명이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느니라.”

 

이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두 보살의 명호는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분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라고 하고, 또 한 분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이 두 보살은 그 국토에서 보살행을 닦았으며, 목숨이 다하자 화생(化生)하여 그 극락국에 태어났느니라.

아난아, 어떤 중생이든 저 국토에 태어나는 자는 모두 다 32상을 구족하고 지혜가 충만하며, 모든 법에 깊이 들어 요긴하고 오묘한 뜻을 끝까지 추구하여 깨닫고, 신통력이 자재하며, 6근이 밝고 예리하리라. 그러므로 아무리 우둔한 근기를 지닌 자라도 두 가지 인[二忍:음향인ㆍ유순인]을 성취하고, 그 중 근기가 수승한 사람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으리라.

또한 그 보살은 성불할 때까지 다시는 3악도에 나는 일이 없고 신통력이 자재하고 항상 숙명통을 얻느니라. 다만 일부러 타방의 5탁악세(濁惡世)에 태어나 중생들과 같은 모습을 나투고자 하는 자는 극락국토에 왕생하는 것에서 제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 국토의 보살들이 아미타불의 위신력에 힘입어 한 번 식사하는 사이에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세계를 다니면서 모든 부처님을 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느니라.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 꽃, 향, 기악과 일산, 당번 등 무량무수한 공양 도구가 저절로 나타나느니라.

이러한 것들은 생각하는 대로 즉시 나타나는데[應念卽至], 진귀하고 미묘하고 수승하고 특이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곧바로 이것들을 여러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 대중에게 받들어 뿌리면 허공에서 변화하여 꽃과 일산으로 변하고, 그 광명은 휘황찬란하며 그 향기는 두루 모든 곳에 풍기느니라.

그 꽃의 주위의 둘레가 4백 리인 것이 있고 이와 같이 계속 배가하여 삼천대천세계를 뒤덮는 것도 있느니라. 공양이 끝나면 앞뒤의 차례대로 자연히 사라져 가느니라.

그곳의 모든 보살들은 다 같이 기뻐하며 허공에서 함께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고 미묘한 소리의 노래로써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받아서 한량없이 기뻐하느니라. 이렇듯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보살들은 미처 식사를 끝내기도 전에 홀연히 가볍게 날아서 극락세계로 돌아오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무량수불께서 여러 성문과 보살 대중들을 위하여 두루 법을 말씀하실 때 모두 다 7보로 된 궁전에 모이게 하여 널리 가르침을 선양하고 오묘한 법을 연설하시니, 환희하고 마음이 열려서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이가 없느니라.

이때에 사방으로부터 자연히 미풍이 불어와서 널리 보배 나무를 스치면 다섯 가지 소리가 울려 퍼지고,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꽃을 비 오듯 흩날리느니라. 이와 같이 자연의 공양이 끊어지지 않고, 모든 천신들도 천상의 백천 가지의 꽃과 향, 그리고 만 가지의 악기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과 성문 대중들에게 공양하고, 널리 꽃과 향을 흩뿌리고 여러 가지 음악을 연주하느니라. 이처럼 앞뒤를 번갈아 가면서 공양하는데, 그때의 즐거움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극락세계에 태어난 여러 보살들은 법을 설할 수 있는데, 언제나 바른 법을 선양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따름에 있어 그릇됨이 없고 모자람도 없느니라. 그리고 그 불국토에 있는 모든 만물에 대해서 내 것이라는 마음이 없고,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도 없느니라. 가고 오고 나아가고 머무름에 있어서 조금도 감정에 묶이는 바가 없이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하느니라.

또한 친한 이나 서먹서먹한 사이도 없으며, 너와 나라는 간격이 없고, 다툼도 없으며, 시비 또한 없어 모든 중생들을 대자비로 이익되게 하는 마음이 가득하니 부드럽고 온화하게 조복시켜 원한의 마음이 없느니라.

그리하여 번뇌를 여의고 청정하여 싫증내거나 게으른 마음이 없으며, 평등한 마음[等心]과 수승한 마음[勝心], 깊은 마음[深心]과 안정된 마음[定心], 법을 사랑하고[愛法心], 법을 즐기며[樂法心], 법을 기뻐하는 마음[喜法心]뿐이니라.

모든 번뇌를 멸진하여 악취의 마음을 여의고 모든 보살행을 닦아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구족하고 성취하느니라. 그들은 깊은 선정과 여러 가지 6신통(神通)과 3명(明)과 지혜를 얻고, 그 뜻은 7각지(七覺支)에 머물러 마음은 불법을 닦느니라.

 

육안(肉眼)은 청정하고 밝아서 분명하게 보지 못하는 바가 없고, 천안(天眼)에 통달하여 보는 데 한량없으며, 법안(法眼)으로 여러 현상계의 이치를 관찰하여 도를 성취하고, 혜안(慧眼)으로 진리를 보고 능히 피안에 이르며, 불안(佛眼)을 구족하여 법성을 깨닫느니라.

그리고 보살들은 걸림없는 지혜[無碍智]로써 중생들을 위하여 널리 설하며, 삼계(三界)가 본래 공하고 무소유임을 관찰하여 뜻은 오로지 불법을 구하는 데만 두고, 여러 변재를 구족하여 중생의 번뇌로 인한 걱정거리를 없애느니라.

보살은 본래 진여(眞如)로부터 태어났기 때문에 진여와 같이 생멸이 없는 여여(如如)함을 알고 있으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갖가지 방편을 베풀며, 또한 세속의 속된 말을 좋아하지 않고, 언제나 정법의 진리만을 즐겨 말하느니라.

또한 여러 가지 선의 근본을 닦고 마음은 항상 부처님의 도를 숭상하며, 일체의 법이 모두 적멸함을 깨달아 육신[生身]과 번뇌 두 가지를 함께 여의었느니라. 그래서 심오한 불법을 들어도 마음에 의혹을 품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며, 한결같이 올바르게 수행하느니라.

그리고 그 보살들의 대자대비는 심원하고 미묘하여 보살피지 않는 중생이 없으며, 일승법(一乘法)을 끝까지 밝혀서 피안(彼岸)에 이르도록 인도하느니라. 이렇듯 보살들은 이미 의혹의 그물을 결정코 끊었으므로 지혜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남김없이 아느니라.

또한 보살의 지혜는 큰 바다와 같고 삼매는 수미산과 같이 고요하여 동요가 없으며, 해와 달보다도 더 밝은 지혜 광명은 청정하고 결백한 불법을 원만히 갖추었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의 마음은 마치 하얀 눈의 설산과 같아서 모든 공덕을 평등하게 비추고, 또한 마치 대지와 같아서 청정하거나 더러운 것, 좋고 나쁘고의 차별심이 없으며, 또한 마치 청정한 물과 같아서 번뇌의 여러 가지 때를 씻어내고, 또한 마치 타오르는 불과 같아서 일체 번뇌의 풀섶을 태워 없애며, 또한 마치 큰 바람과 같아서 모든 세계에서 일어나는 장애를 없애 버리고, 또한 마치 허공과 같아서 일체의 존재에 대해서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또한 마치 연꽃과 같아서 여러 세간에 있어서 더러움에 오염되는 일이 없으며, 또한 마치 대승(大乘)과 같아서 여러 중생들을 태우고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게 하며, 또한 마치 두터운 구름과 같으니 법의 우레를 떨쳐 깨닫지 못한 중생을 깨우쳐 주고, 또한 마치 큰비와 같아서 감로법(甘露法)을 내려 중생들을 윤택하게 하며, 또한 마치 금강산과 같아서 여러 마군과 외도들도 방해하지 못하며, 또한 마치 범천의 왕과 같아서 모든 훌륭한 법 가운데 으뜸이 되며, 또한 마치 니구류(尼拘類) 나무와 같아서 널리 모든 것을 덮어주며, 또한 마치 우담발화와 같아서 희유하여 만나기 어려우며, 또한 마치 금시조(金翅鳥)와 같아서 외도들을 위엄으로 조복시키고, 또한 마치 날아다니는 새와 같아서 모아 두거나 쌓아 두는 것이 없으며, 또한 마치 황소의 왕과 같아서 능히 그를 이길 자가 없으며, 또한 마치 코끼리의 왕과 같아서 삿된 무리들을 조복 받으며, 또한 사자 왕과 같아서 두려워할 바가 없느니라.

 

그리고 넓은 것이 허공과 같아서 대자대비를 평등하게 베풀며, 또한 질투심을 모조리 끊어 버렸으므로 남을 이기려고 하지 않으며, 오로지 법을 즐거이 구하여 마음에 싫어하거나 만족함이 없고, 항상 법을 널리 설함에 있어서 피로해 하거나 권태로워함이 없느니라.

그래서 보살들은 항상 진리의 북을 치고, 불법의 깃발을 세우며, 지혜의 태양을 비추어 중생들의 어리석음을 제거하고, 6화경(六和敬:身和敬, 口和敬, 意和敬, 戒和敬見和敬, 利和敬)을 닦아서 모든 중생들과 화합하며, 언제나 법보시(法布施)를 행하고 용맹하게 정진하여 그 마음이 물러나거나 나약한 생각이 없느니라.

또한 보살들은 세간의 밝은 등불이 되어 가장 수승한 복전(福田)이 되고, 언제나 중생을 인도하는 스승이 되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차별이 없으며, 오로지 바른 진리만을 좋아하며, 달리 기뻐할 것을 찾지 않느니라. 여러 가지 탐욕심을 뽑아내고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므로, 그 공덕과 지혜가 수승하여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보살들은 세 가지 더러움의 장애[三垢障]를 없애고 온갖 신통력에 자재하며, 원인의 힘[因力], 연의 힘[緣力], 의지의 힘, 서원의 힘, 방편의 힘, 변하지 않는 힘, 선행의 힘, 선정의 힘, 지혜의 힘, 다문(多聞)의 힘,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六波羅蜜]의 힘,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관찰하는 힘과 6신통의 힘, 3명(明)의 힘, 법답게 중생들을 조복 받는 힘 등 이와 같이 일체의 힘들을 구족하고 있느니라.

또한 보살들은 그 몸매와 상호와 공덕과 변재를 두루 구족하고 장엄하여 그것과 비길 만한 것이 없으며, 그들은 무량한 제불을 항상 공경 공양하며, 여러 부처님들도 함께 보살들을 칭찬하고 찬탄하시느니라.

보살은 모든 바라밀을 끝까지 성취하고, 공삼매(空三昧)ㆍ무상삼매(無相三昧)ㆍ무원삼매(無願三昧)와 나고 멸함이 없는 삼매 등 모든 삼매문을 닦아서 성문과 연각의 지위를 멀리 여의었느니라.

 

아난아, 저 모든 보살들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느니라. 나는 단지 그대를 위하여 간략하게 말하였을 뿐, 만일 자세하게 말한다면 백천만 겁에도 그 끝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과 여러 천신 및 인간들에게 말씀하셨다.

“극락국토에 있는 성문과 보살들의 공덕과 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또한 그 국토가 미묘하고 안락하며 청정한 것도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러니 어찌하여 중생들은 힘써 선을 행하고, 부처님 도의 순응함을 믿어 상하 귀천의 차별 없이 평등하고 또한 막힘 없이 통달하여 자유로운 생활을 구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각자 열심히 정진하고 노력하여 스스로 구하면, 반드시 윤회의 고리를 끊고 안양국(安養國)에 왕생하여 단번에 5악취(惡趣)를 여의게 되고, 악도가 저절로 닫히며, 성불의 도에 오르게 되느니라.

그런데 가기 쉬운 극락에 가는 사람이 없구나. 그 나라에 가는 일은 어느 누구도 거역하거나 방해하지 않으며 자연히 이끌려서 가게 되느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세간의 일을 버리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불의 덕을 구하지 않는가?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한량없는 수명을 얻고 지극한 즐거움이 끝이 없느니라.

 

그러나 세간의 사람들은 저속하여 급히 닦아야 할 성불의 길은 뒤로 미루고, 하잘것없는 세속 일에 골몰하여 서로 다투느니라. 그들은 세상의 모진 죄악과 심난한 고통 속에서 다만 자신을 위하여 생활에 허덕이고 있느니라. 그래서 신분이 존귀한 자도 없고, 비천한 자도 없고, 빈한한 자도 없고, 부유한 자도 없으며, 젊었거나 늙었거나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관계 없이 모두가 돈과 재물 때문에 시름하며, 가진 자이거나 못 가진 자이거나 모두 같으니라.

그리하여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고통스런 생각을 거듭 쌓고, 마음으로 헛되이 욕심을 부려 편안한 때가 없느니라. 그래서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을 걱정하고, 소나 말 등 6축(畜)과 노비, 돈, 재물, 옷, 음식, 세간살이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걱정 아닌 것이 없으며, 생각을 거듭하여도 한탄을 계속하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니라.

때로는 뜻밖의 수재나 화재, 도적의 환난을 만나고 원한이 있는 집안이나 빚쟁이를 만나 재물을 태워 버리거나 떠내려보내고 빼앗기기도 하며 흩어져 없어지느니라. 이로 인한 근심으로 응어리져 가슴에 맺히고 해소되지 못하며, 또한 분한 마음이 맺혀 있어 걱정과 고뇌를 여의지 못하며, 그 마음과 생각이 굳게 들어앉고 굳어서 헤어나지 못하느니라.

혹 재난으로 몸이 상하여 목숨을 다하게 되면 재물은 고스란히 버리고 떠나야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죽음까지 따라가는 것이 없느니라.

 

이는 존귀하거나 부유하더라도 역시 그러한 환난이 있기 마련이며, 근심과 두려움은 끝이 없으니, 결국 갖가지 근심과 두려움은 마치 어둠 속이나 불 속의 괴로움과 같으니라.

그런데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궁핍하여 항상 가진 것이 없어서 논밭이 없으면 또한 걱정하며 밭을 가지려 하고, 집이 없으면 집을 가지려 하고, 소와 말 등 6축과 노비, 돈, 재물, 옷, 음식과 세간살이가 없으면 또한 그것을 가지려고 걱정하느니라.

마침내 한 가지가 있으면 다른 하나가 부족하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부족하여 이것저것을 다 가지려고 애를 쓰다가 어쩌다 간혹 다 갖추어도 곧 다시 잃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다시 구하려고 해도 때에 맞추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의도하고 생각해 본들 아무런 이익이 없고, 몸과 마음이 피로하니, 앉으나 서나 불안하고 근심이 끊이지 않느니라.

그리하여 그 근심과 고통이 끝이 없으니, 마치 얼음을 안고 불을 품고 있는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그러한 괴로움과 근심 때문에 몸을 상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나니, 평소에 착한 일을 행하거나 진리를 닦거나 공덕을 쌓지도 못한 채 수명이 다하여 죽어서 홀로 저승길을 가게 되며, 윤회하여 악도에 떨어지더라도 그 선악의 길마저도 모르고 가게 되느니라.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여, 어버이와 자식, 형제, 부부와 가족, 그리고 안팎의 친척간에는 마땅히 서로 공경하고 사랑해야 하며, 서로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일이 없어야 할지니, 있고 없는 것을 서로 도와 탐하거나 인색하게 아끼는 일이 없어야 하며, 말과 안색은 항상 부드럽게 하여 서로가 거스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혹 어떤 때에는 서로 다투어 화내고 분노하는 일이 있어 비록 금생에 원한이 적고 미워하는 정도가 사소해 보일지라도, 내세에는 그 마음이 커져 큰 원수가 되고 마느니라. 왜냐 하면 세간의 일은 문득 서로 미워하고 괴롭혀도 당장 사이가 깨어지지 않지만, 금생에 이를 풀지 못하고 죽으면서 자연히 독을 품고 분노가 쌓여 치솟는 화가 자연히 깊게 새겨지고 자라나서 여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생에는 다 함께 같은 세상에 원수로 태어나서 서로 앙갚음을 하게 되느니라.

 

사람은 세간의 애욕의 바다에 홀로 태어났다가 홀로 죽는 것이며, 홀로 가고 홀로 오느니라. 자기가 지은 고통과 즐거움은 스스로 감당할 뿐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사람이 없느니라. 선함과 악함이 변화하여 재앙과 복덕이 서로 달리하여 그 과보는 이미 엄격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마땅히 홀로 받아야 하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몸을 바꿀 때 행복한 처소에 태어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재앙이 많은 처소로, 각기 태어날 곳을 달리하여 이미 업에 따라 엄연히 정해진 처소로 어김없이 나아가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가는 길은 멀고 어두워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오래 되고 길며, 가는 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시 만나볼 기약이 없으니 서글프고 아득하여 다시금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느니라.

그런데 사람들은 어찌하여 속세의 어지럽고 비루(鄙陋)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몸이 건강할 때 노력하여 열심히 선을 닦지 않고 정진하여 고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가?도대체 이 세상에서 그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즐거움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선을 행하면 좋은 과보를 받고, 부처님 도를 실천하여 부처님의 도를 얻는 것을 믿지 않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나고, 은혜를 베풀면 복을 얻는 것을 믿지 않느니라. 이처럼 선하고 악한 일에 대하여 도무지 믿지 않고, 부정하여 마침내 복을 받지 못하느니라.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견해를 서로서로 보고 배워서 앞사람이 하는 것을 뒷사람들이 똑같이 행하여 서로 이어받아 아버지는 자식에게 교훈으로 남기려 하느니라.

선인인 조상들은 모두 평소에 선을 행하지 않고 도덕을 알지 못하고 행동은 어리석고 정신은 어둡고 마음은 막히고 뜻은 닫혀 있느니라. 나고 죽는 생사의 이치와 선악의 도리를 스스로 알 수도 없고, 또 이를 말해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업보를 다투듯이 짓기 때문에 한 사람도 인과의 도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조금도 괴이하지 않느니라.

태어나고 죽는 것은 변함 없는 떳떳한 도리이며 영원히 이어져 가는 것이니라. 그리하여 어떤 어버이는 자식을 잃고 통곡하며, 혹은 자식이 어버이를 여의고 통곡하며, 형제간 또는 부부간에도 다시 서로 통곡하며 울기도 하느니라. 죽음에 있어 상하가 뒤바뀌어 차례가 없다는 것이 무상(無常)의 근본이기 때문이니라. 모든 것은 참으로 빨리 흘러가 버릴 뿐 항상 보전되는 것이란 없음을 가르치고 말하고 열어 주고 이끌어 주어도 그것을 믿는 자는 적어서 생사는 돌고 돌아 그치지 않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미망(迷妄) 때문에 눈이 어두워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덤비며, 경전의 가르침을 믿지 않느니라. 마음은 널리 내다보는 지혜가 없어 각자가 쾌락만을 추구하므로 그 애욕 때문에 미혹되어 도덕을 깨닫지 못하고, 화내고 분노하는 일에 침몰되어 재물과 색을 탐하되 마치 굶주린 이리와 같으며, 이로 말미암아 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그리하여 다시 3악도의 괴로움에 빠지고 생사윤회를 되풀이하니, 참으로 애통하고 심히 마음이 상하는 일이니라.

어떤 때는 가족 중에 어버이와 자식, 형제나 부부간에도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살아서 더욱이 서로 애통하고 슬퍼하며, 그리움과 근심에 얽매이고, 마음은 비통하여 서로 잊지 못하고 보고 싶어하되, 해가 다하고 세월이 흘러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참된 진리의 길을 가르쳐 주건만 마음이 열리거나 밝아지지 않아 죽은 이의 은혜와 애정을 생각하면서 욕정을 여의지 못하며, 마음은 혼미하고 몽매하고 닫히고 막히어 어리석음과 미혹에 덮여 있을 뿐이니라.

따라서 깊이 생각하고 오랫동안 잘 헤아려 마음을 스스로 가다듬어 열심히 도를 정진할 수 없으며, 세간의 일들을 깨끗이 단절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다가 수명과 나이가 다함에 이르게 되어 마침내 부처님의 도를 얻을 수 없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느니라.

 

세간이 어지럽고 인심이 거칠어져 모두 애욕을 탐하게 되니 부처님의 도에 미혹한 자는 많고 진리를 깨닫는 자는 적으니라. 세간은 부질없이 바쁘기만 하니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이 없느니라. 그리고 존귀한 자이든 비천한 자이든,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모두가 힘들게 고생하지만 세상일에 얽매여 표독스러움만을 품게 되는데, 이 악한 기운이 마침내 도리에 어긋나 커다란 재앙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이렇듯 천지의 바른 도리를 거역하고 인간의 참다운 도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저절로 그릇된 도리는 앞을 다투어 거듭되고 그것이 쌓이면 다만 극악한 죄업의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니라. 그래서 수명이 다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 목숨을 빼앗아 악도(惡道)에 떨어져 생사를 거듭하면서 괴로움을 받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 악도에서 다시 돌고 돌아 수천억 겁을 지나도 그곳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으며,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할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과 여러 천신 및 인간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그대들에게 세간의 일에 대해 말하였느니라. 사람들은 이러한 까닭에 세상일에 얽매여 부처님의 도를 얻지 못하나니, 마땅히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 모든 악을 멀리 여의고, 옳은 것을 선택하여 열심히 그것을 실천해야 하느니라. 애욕과 영화로움은 항상 보존되는 것이 아니며 모두 덧없이 나뉘고 흩어지고 마는 것이니, 즐거워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다행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를 만났다면 마땅히 열심히 정진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지극한 마음으로 안락국(安樂國)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지혜가 밝게 통달하여 공덕이 수승한 덕을 성취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욕심대로 행동하지 말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거스르지 말 것이며, 옳은 일을 할 때에는 남보다 뒤쳐져서는 아니 되느니라. 만일 그 뜻에 의심나는 것이 있고 가르침을 이해할 수 없다면 반드시 내게 물어라. 그러면 마땅히 그를 위하여 그 뜻을 설할 것이니라.”

 

미륵보살이 무릎을 꿇고 예를 올린 뒤에 말씀드렸다.

“부처님의 위신력은 존귀하시고 말씀하시는 바가 시원하고 훌륭하십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말씀을 듣고 마음 깊이 생각하니,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천박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이제 부처님께서 자비와 연민으로써 대도(大道)를 밝게 드러내시니 귀와 눈이 열리고 밝고 넉넉하여 해탈을 얻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어찌 환희하지 않는 이가 있겠습니까? 모든 천신과 사람, 미물이나 곤충의 무리들이 모두 자비와 은혜를 입고서 근심과 괴로움에서 해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은 매우 깊고 훌륭한 것이니, 지혜로써 밝게 보시는데, 상하, 8방(方), 과거 미래 현재 등 모든 것에 두루 통달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제 저희들이 제도 받고 해탈을 얻게 되는 것은 모두 부처님께서 과거 세상[前世]에서 도를 구할 때 온갖 괴로움을 겸허하게 참아 내신 까닭입니다. 그 은혜와 공덕은 두루 세상을 덮고 또한 복덕은 태산보다 높으며, 그 광명은 두루 비추고, 일체 만법이 공한 이치임에 통달하시어 중생들을 열반에 들게 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경전으로 가르치기도 하며, 때로는 위엄으로 제압하여 교화하시니 시방세계를 감동시킴이 그 끝이 없고 다함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진리의 왕이시고 그 존귀함이 여러 성인들보다 뛰어나시어 널리 일체 천상이나 인간들의 스승이 되고, 중생들 마음속에 원하는 바에 따라서 모두 부처님의 도를 얻게 하십니다. 이제 저희는 부처님을 만나 뵈었을 뿐만 아니라 무량수불에 대한 말씀을 듣게 되었으니, 어찌 환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참으로 부처님의 은혜로 마음이 열리고 광명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말이 옳으니라. 만일 부처님을 자비와 공경의 마음으로 대하는 자는 실로 선근 공덕이 되느니라. 천하에 부처님께서 출세하심이 희유하건대[久久] 지금 출현하셨느니라. 지금 내가 이 세상에서 성불하여 불법을 널리 설하고 깨달음의 가르침을 선양하고, 온갖 의혹의 그물을 끊고 애욕의 근본을 뽑아서 온갖 악의 근원을 막았으며, 삼계의 중생들을 제도하는 데 걸림이 없느니라.

그리고 내가 설한 이 법문의 지혜는 모든 진리의 정수이며, 가장 요긴한 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소상하고도 분명하느니라. 내 이제 5취(趣: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상)의 중생들에게 베풀어 아직 제도하지 못한 자들을 제도하여 생사를 여의고 열반의 길로 인도하고자 하느니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라. 그대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겁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보살행을 닦아서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였으니, 그대로 인하여 깨달음을 얻고 열반에 이른 사람들의 숫자는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느니라.

그러나 그런데도 그대와 시방세계의 여러 천신과 여러 중생들은 영겁에서 지금까지 5도(道: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상)를 윤회하면서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받은 고통은 말할 수조차 없고, 현세까지 아직 생사의 일을 끊지 못하고 있느니라.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부처님과 만나서 경전과 교법을 듣고 또한 무량수불에 관하여 들을 수 있으니 어찌 기쁘고 쾌활한 일이 아니겠느냐?

나는 지금 그대들을 더욱 기쁘게 해 주고자 하느니라.

 

그대들 또한 역시 스스로 나고, 죽고, 늙고, 병드는 고통과 괴로움을 싫어해야 하느니라. 세상은 죄악으로 넘치고 부정하여 진정한 즐거움이 없는 것이니, 모름지기 몸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올바르게 하여 더욱더 많은 선행을 지어야 하느니라. 스스로의 인격을 닦고 육신을 청결히 하고 마음의 때를 씻어 없애고, 말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 성실히 하여 겉과 속이 서로 어울리도록 해야 하느니라. 또한 자신을 제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구제하며, 맑은 정신으로 깨달음을 구하고, 서로 권하여 선근을 쌓아야 하느니라.

그러면 비록 한 생 동안의 수고로운 고통을 겪지만, 그것은 잠깐 사이에 지나고, 다음 생에는 무량수불의 국토에 태어나 유쾌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한량없으며, 진리의 덕을 밝히고 얻어 생사의 뿌리를 영원히 뽑아 버리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괴로움과 번뇌는 없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 수명은 1겁 또는 1백 겁, 천만억 겁을 살려고 한다면 자유자재로 그 뜻에 따라 얻게 되며, 모든 것이 진리에 따라 자연히 이루어지는 세계이며, 안락한 열반의 경지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은 모름지기 각자가 정진하여 마음이 서원하는 바를 구해야 하느니라. 만약 의혹을 일으켜 도중에 후회하고 그만두면 스스로 허물이 되어 그 국토의 가장자리에 있는 7보의 궁전에 태어나 5백 년 동안이나 여러 액난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니라.”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의 귀중하신 가르침을 받은 이상 오로지 정성을 다하여 닦고 배워서 가르치신 바대로 받들어 행하고 결코 의심하지 않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바로 하여 모든 악을 짓지 않으면 참으로 훌륭한 공덕이 되어 시방세계에서 가장 뛰어나 비교할 만한 것이 없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모든 부처님 국토의 천인들은 스스로 선한 일을 실천하거니와 결코 나쁜 짓을 하지 않으니, 교화하기가 아주 쉽기 때문이니라.

이제 내가 이 세간에서 부처를 이루어 5악(惡)과 5통(痛), 5소(燒)의 고통 가운데서 지내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5악을 버리게 하고, 5통을 제거하게 하고, 5소를 여의게 하며, 그 뜻을 조복 받고 교화시켜서 5선(善:戒)을 지니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복과 공덕과 제도와 장수(長壽)와 열반을 성취하게 하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어떤 것이 5악이고, 어떤 것이 5통이고, 어떤 것이 5소인지 말하며, 또한 어떤 것이 5악을 없애고 5선을 지니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복과 공덕과 제도와 장수와 그리고 열반을 성취하게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말하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1악(第一惡)은 다음과 같으니라. 여러 천인이나 사람들을 비롯하여 미물인 곤충의 무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온갖 악한 일을 지으려 하는데, 그렇지 않은 자가 없느니라.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억누르고, 다시 서로 해치고, 도적질하고, 다투고, 죽이니 서로 물고 뜯기만 할 뿐이지, 선한 일을 닦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극악무도한 짓만 일삼기 때문에 재앙과 벌을 받아 죽어서는 자연히 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게 되느니라.

천지신명(天地神明)이 죄악을 범한 자를 기억하고 식별하여 결코 용서하지 않으므로 가난한 자, 천한 자, 비천한 자, 구걸하는 자, 흉측한 자, 고독한 자,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 우둔한 자, 어리석은 자, 또는 왜소한 자, 미친 자, 바보 등의 차별이 있는 것이니라. 그러나 이와 달리 존경받는 자가 되고 또는 고귀한 자, 부유한 자, 고명한 자, 재능 있는 자, 명철한 자, 그리고 지혜가 밝은 자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지난 세상[宿世]에서 자비로운 마음과 효성심으로 선행을 실천하고 복덕을 쌓은 과보이니라.

세상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법도가 있으며, 나라에는 국법과 감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삼가하지 않고, 나쁜 짓을 하여 그 죄로 감옥에 들어가 재앙과 벌을 받게 된다. 그런 뒤에 벗어나기를 소망해도 그것을 벗어나기가 어려우니라. 이러한 일은 세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니라.

 

그러다가 목숨이 다해 후세에 태어나더라도 그 과보는 더욱 깊어지고 더욱더 심해지며, 저 어두운 저승[幽冥]에 들어가 몸을 받아 다시 태어나는데, 이를 현세에 비유하면 그 고통스러움은 지극한 극형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피할 수 없이 자연히 3악도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며, 계속하여 몸을 바꾸어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고, 또한 이리저리 다른 처소에 태어나기도 하면서 윤회하는데, 그곳에서 받는 수명은 길거나 짧은데 그 영혼[魂神情識]은 자연히 그 몸을 따라가느니라.

그리고 마땅히 태어날 때는 홀로 태어나지만 전생에 원한이 있으면 서로 같은 곳에 태어나서 다시 보복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그 악업이 끊어져 그들의 재앙과 악업이 다하기 전에는 서로 떨어질 수조차 없느니라. 그러므로 이처럼 악도의 굴레를 벗어날 기약을 할 수 없고, 실로 해탈하기도 어려워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느니라.

천지 사이에는 자연히 인과의 도리가 있어 비록 선과 악을 행했을 때 즉시 그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해도 마땅히 그 선과 악에 따라서 그 업보는 반드시 그것으로 돌아가게 되느니라.

이것을 1대악(大惡), 1통(痛), 1소(燒)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힘겹고 고통스러운 것에 힘쓰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비유하면 큰 불길이 사람의 몸을 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나 마음을 잘 가다듬고 삿된 마음을 억누르고 몸을 단정히 하고 행위를 바르게 하며 오로지 선한 일을 행하고 온갖 악한 일을 짓지 않는다면, 그 몸은 홀로 악도에서 벗어나거나, 복덕으로 해탈하거나 혹은 하늘에 태어나거나 하여 열반의 도를 성취하게 되니, 이것을 1대선(大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2악은 다음과 같으니라. 세간의 사람들, 즉 어버이와 자식 사이, 형과 동생 사이, 가문의 권속 사이, 부부 사이 등에 도무지 의리가 없고 법도를 따르지 않으며 사치하고 음란하며, 교만하고 방종하여 각자의 쾌락만을 생각하여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며, 문득 상대방을 속이고 미혹하게 하며, 마음과 말이 달라서 말과 생각에 진실이 없느니라.

또한 신하는 아첨할 뿐 충실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꾸며서 하고, 현명하고 어진 자를 질투하고, 착한 자를 비방하여 원망스러운 처지에 빠뜨리느니라. 그리고 임금은 밝은 안목 없이 신하를 등용하여 신하는 자기 뜻대로 계책을 꾸며 여러 가지 일을 벌이며, 임금의 눈치를 살피며 적당히 행동하느니라. 임금의 자리에서 올바르지 않으면, 비록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밝은 이가 있다 할지라도, 마침내 그 신하를 물리치게 되니, 이는 천심이 저버리는 것이니라.

이처럼 신하는 그 임금을 속이고, 자식은 그 어버이를 속이며, 형제나 부부, 안팎에 면식이 있는 사이에도 서로 속이고,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고,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가지려고 탐내고 소유하려 하느니라. 존귀한 자이든 비천한 자이든, 아랫사람이나 윗사람의 마음은 모두 똑같이 그러하여 가정을 파괴하고,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 앞뒤를 돌보지 않으므로, 내외의 가족들이 이러한 것들로 말미암아 파멸하느니라.

 

어떤 때는 가문의 사람들이나, 친구들, 마을 사람들간에 어리석은 사람들이 일을 함께 도모하다가 문득 서로 이익과 손해가 엇갈려 분노를 드러내고 원한을 품게 되느니라.

어떤 사람은 부유하면서도 인색하여 결코 베풀려고 하지 않고, 오직 보물을 사랑하고 귀중한 것을 탐내어 마음은 수고롭고 몸은 고달프니라. 그러나 이와 같아도 결국에는 믿고 기댈 만한 곳이 없어지며, 이러한 사람은 홀로 왔다가 홀로 가니 아무도 따라가는 사람이 없느니라. 선함과 악함의 결과로 나타나는 화복(禍福)은 몸을 받을 때마다 따라다니므로, 어떤 이는 즐거운 곳에 태어나고, 어떤 이는 고통 속에 빠지되, 나중에 후회해도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니라.

세간의 사람들은 어리석고 지혜가 모자라서 착한 이를 보고 오히려 미워하고 비방할 뿐, 그를 연모하여 따르지 않으며, 오히려 악한 일을 지으려고 하고, 망령되이 도리에 어긋나는 것[非法]을 지을 뿐이니라.

항상 도적의 마음을 품고 타인의 이익을 부러워하고 탐내며, 재물이 있으면 그것을 탕진하여 없애 버리고는 또다시 구하고 찾느니라.

 

잘못된 마음[邪心]을 가지고 있어 올바르지 못하니, 항상 두려움으로 가득하여 남의 눈치만 살피며, 미리 헤아리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일을 당하고서야 후회할 뿐이니라.

지금 세상에는 실제로 국법에 따른 감옥이 있어 죄에 따라 재앙과 벌을 받아야 하며, 전생에 도덕(道德)을 믿지 않고 선을 닦지 않았으므로 금생에 또 다시 악한 일을 저지르게 되느니라. 그러면 천신은 그 이름을 명부에 적고, 태어날 처소를 식별하여 목숨이 다하고 정신이 떠나면 악도로 떨어지게 하니, 자연히 3악도의 헤아릴 수 없는 괴로움과 번뇌를 겪게 되고, 그 속에서 윤회하며 세세생생 겁을 지날지라도 벗어날 기약이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것을 2대악(大惡)이며, 2통(痛)이며, 2소(燒)라고 하느니라. 이로 인한 고통스러움에 힘쓰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비유하면 큰 불길이 사람의 몸을 불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능히 마음을 가다듬고 삿된 마음을 억누르며 몸을 단정히 하고 행위를 바르게 하며 오로지 온갖 선한 일을 실천하고 온갖 악한 일을 짓지 않는다면, 그 몸은 홀로 악도에서 벗어나며, 그 복덕으로 해탈하거나 혹은 장수하거나, 열반을 성취하게 하는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2대선(大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3악은 다음과 같으니라. 세간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여 함께 천지간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들이 살아가는 햇수와 수명은 얼마 되지 않느니라.

위로는 슬기로운 자, 현명한 자, 덕이 있는 자, 존경 받는 자, 고귀한 자, 부유한 자가 있고, 아래로는 가난한 자, 하인, 비천한 자, 불구인 자, 열등한 자, 우둔한 범부가 있느니라. 이 가운데는 착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 항상 삿되고 나쁜 마음을 품어 단지 음란함과 질투만을 생각하고 번뇌가 가슴속에 가득 차 있고 애욕이 어지럽게 얽혀 있으니, 앉으나 일어서나 편안하지 않고, 탐하는 생각으로 질투하며 부질없이 얻으려고만 하느니라.

미색을 갖춘 여자에게 곁눈질하고, 밖에서는 잘못된 행동을 멋대로 하고, 자신의 아내를 싫어하고 미워하여 사사로이 망령된 곳에 드나들며 재산을 낭비하고 손상시키며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을 저지르는 것이니라.

 

또 어떤 때는 무리를 이루어 모임을 만들고 군대를 일으켜 서로 정벌하며, 공격하고 겁탈하고, 살육하며, 강탈하는 무도한 짓을 하느니라. 또는 삿된 마음으로 항상 남의 재물에 탐을 내어 스스로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 도둑질하여 그것이 어느 정도 뜻대로 되면 더욱 애욕에 묶여 버리는 꼴이 되고 마느니라. 그러나 이러한 사람은 항상 두려워하고 겁내지만, 남에게는 공갈과 협박을 일삼아 그로부터 얻은 것을 자신의 처자와 권속에게 주느니라. 그리고 방자한 마음과 쾌락만을 쫓아 몸을 다하여 즐기고, 친족이나 윗사람, 아랫사람을 가리지 않고 음란한 짓을 하므로 가족과 사회가 다 걱정하고 고통스러워하느니라. 또한 이러한 사람은 국법조차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자연히 형벌을 받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악한 사람은 인간뿐만 아니라 귀신에게도 알려지고, 해와 달이 밝게 비추어 보며, 천지신명이 밝게 기억하고 식별하므로 자연히 3악도의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되느니라. 그리고 그 속에서 유전(流轉)하면서 세세생생 겁을 지날지라도 벗어날 기약이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것을 3대악(大惡)이며, 3통(痛)이며, 3소(燒)라고 하는데, 이로 인한 고통스러움에 힘쓰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비유하자면 큰 불길이 사람의 몸을 불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능히 마음을 가다듬어 삿된 마음을 억누르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하여 오로지 선한 일을 행하고 모든 악을 짓지 않는다면, 그 몸으로 홀로 악도에서 벗어나며, 그 복덕으로 해탈하거나 혹은 하늘에 태어나거나 하여 열반의 도를 얻게 되니, 이것을 3대선(大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4악은 다음과 같으니라. 세간의 사람들은 선행을 닦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 거짓말하는 것을 가르치고[敎令], 함께 온갖 악한 짓을 저지르며, 이간질[兩舌]하고 험악한 말[惡口]을 하고 거짓말[妄語]하고 쓸데없는 말[綺語]을 하느니라.

그리고 남을 적대시하고 싸우며, 착한 사람을 미워하고 질투하며 현명한 사람을 무너뜨리느니라. 그리고 자기 부부[傍]만이 즐기려 하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스승과 연장자를 가벼이 보며 일에는 소홀하고, 벗과 친구에게 신의가 없어 성실함을 인정받지 못하느니라. 또한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스스로 위대하다고 여기며 자신만이 올바른 도를 행한다고 주장하면서 느닷없이 위세를 부리고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느니라.

이러한 이는 자기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악한 짓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스스로 강건하다고 여겨 다른 사람이 공경하고 어려워하기를 바라느니라. 또한 천지신명과 해와 달도 두려워하지 않고, 결단코 선한 일을 행하려고 하지 않으므로 이는 항복 받고 교화시키기 어려운 자이니라. 그리고 스스로 방자하여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없으므로 늘 교만한 마음을 품고 있느니라.

 

이러한 온갖 악함을 천신들은 기억하여 알고 있으며, 전생에 조금 지은 복덕에 의해 지금은 조그마한 선으로 겨우 부지하고 보호받고 있지만, 금생에서 저지른 악행으로 복덕을 모두 소멸시키면, 모든 선신(善神)들이 그를 떠나 버리므로 몸은 홀로 남은 채 의지할 바를 찾지 못하느니라. 그러다가 수명이 끝나면, 자신이 지은 악업만이 돌아와 자연히 쫓기어서 3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수 없느니라.

또한 그 모든 죄업은 천지신명이 기억하고 있으므로, 그 죄로 인한 재앙과 허물이 끌어당겨 당연히 3악도에 떨어지며, 자연히 그 업보를 받게 되어 벗어날 길이 없게 되느니라. 그래서 전생에 지은 과보에 의해 불가마 솥에 끌려 들어가 몸과 마음은 망가지고 정신은 고통스럽고 괴로울 뿐이니, 그때를 당해서 후회하여도 다시는 되돌릴 수는 없느니라.

천지 자연의 인과도리는 어긋남이 없는 것이니, 그래서 죄업을 지으면 자연히 3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괴로움과 고통을 받지 않을 수 없느니라. 그리고 그 악도에서 윤회하며 생사를 거듭하지만, 벗어날 기약이 없으며 그 고통도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이것을 4대악(大惡)이며, 4통(痛)이며, 4소(燒)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고통스러움에 힘쓰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비유하면 큰 불길이 사람의 몸을 불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능히 마음을 가다듬어 삿된 마음을 억누르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하여 오로지 선한 일을 행하고 온갖 악한 일을 짓지 않는다면, 그 몸으로 홀로 악도에서 벗어나며, 그 복덕으로 해탈하거나 혹은 천상에 태어나거나 하여 열반의 도를 성취하게 되니, 이것을 4대선(大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제5악은 다음과 같으니라. 세간의 사람들은 게을러서 어슬렁거리고 배회하며 나태하여 그다지 선을 닦으려 하거나 몸을 다스리는 업을 닦지 않으므로 가족과 권속들은 굶주리며 추위에 떨며 가난하여 고생하느니라. 오히려 어버이가 가르치고 훈계하면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대들고 말하며, 시키는 바대로 따르지 않고 더 멀어지며 반항하고 거역하기를, 마치 원수의 집안을 대하는 것과 같으니, 이런 자식은 어버이에게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그리고 남들과 물건을 주고받을 때도 절도가 없어 모두들 서로 꺼리고 싫어하며, 은혜를 입고도 그 뜻을 배반하니, 보상하려는 마음은 애초에 없으므로, 가난하고 궁핍하며 곤경에 빠지게 되었을 때는 다시 은혜를 입을 수 없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자신만을 위하여 남의 것을 닥치는 대로 강탈하여 방자하게 놀면서 재산을 탕진해 버리고, 남의 것을 쉽게 얻는 도둑질 같은 것에 익숙하게 되어 그것으로 생계를 지탱하려 하느니라.

또한 매양 술에 빠지고 미색에 집착하여 먹고 마시는 데 절제가 없고, 마음 내키는 대로 방탕하고 방일하느니라. 어리석어 남과 곧잘 다투고 다른 사람의 사정을 알지 못하면서 우격다짐으로 억누르려고만 하느니라. 다른 이가 착한 일을 행하는 것을 보면 미워하고 질투하며, 의리도 없고 예의도 없으니 뉘우치고 반성할 줄도 모르며,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만을 높다고 여기니 그 누가 충고하거나 깨우쳐 줄 수도 없느니라.

 

그리고 6친 권속[六親] 등 필요한 것이 있고 없는 것을 전혀 걱정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며, 어버이의 은혜도 모르고, 스승과 벗에 대해 의리도 지니려고 하지 않느니라. 그래서 마음은 언제나 악한 짓만을 생각하고, 입으로는 언제나 악한 말을 하며, 몸으로는 언제나 악한 짓만 행하여 지금껏 한 번도 착한 일을 한 적이 없느니라.

따라서 옛 성인들과 여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지 않고, 도를 닦아 해탈할 수 있음도 믿지 않으며, 죽은 뒤에는 영혼[神明]이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윤회도 믿지 않고, 착한 일을 지으면 선한 과보를 얻고, 악한 짓을 저지르면 악한 과보를 받게 된다는 인과의 도리조차도 믿지 않느니라.

심지어 아라한[眞人]을 죽이거나 화합된 승단을 교란하려고 도모하고 어버이와 형제와 권속을 해치려고 하니, 6친 권속들이 모두 그를 싫어하고 증오하여 차라리 죽기를 바라느니라.

 

이와 같이 세간의 사람들은 똑같이 어리석고 우매하여 스스로 지혜를 가진 것처럼 여기느니라. 태어날 때 어디에서 오는지 죽을 때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모르면서 어질지도 못하고 순종하지도 않아서 천지의 도리를 거역하고 요행을 바라고 오래 살기를 욕구하지만, 결국에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느니라.

자비로운 마음으로 가르치고 훈계하여 그로 하여금 선한 것을 기억하게 하고, 생사와 선악의 도리를 일러 주어도 그들은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느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말해 보아도 아무런 보람이 없으며, 마음속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어 그 마음이 열리고 풀릴 수 없느니라.

이러한 사람들은 마침내 목숨이 다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후회와 두려움이 번갈아 가며 엄습하지만, 일찍이 착한 일을 닦지 않고, 마지막에 이르러 후회하여도 되돌릴 수 있는 일이란 없느니라.

천지간에는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천상의 5도가 분명히 있으며, 또한 생사윤회의 도리가 분명하며, 그곳은 우리가 감히 짐작할 수도 없을 만큼 넓고 깊고 미묘하니라. 그래서 선한 일과 악한 일을 지으면, 그 과보에 상응하여 재앙과 복덕이 서로 잇게 되니, 자신이 지은 업은 자신이 받게 되며, 그 누구도 대신하지 못하느니라.

 

자연의 도리는 그가 저지른 소행에 따라 그 재앙과 허물이 목숨을 쫓아다니니,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선한 사람은 착한 일을 행하여 즐거운 곳에서 더욱 즐거운 곳으로 들어가고, 지혜는 더욱 밝아지지만, 그러나 악한 사람은 나쁜 짓을 저질러 괴로운 곳에서 더 괴로운 곳으로 들어가고, 그 마음은 더욱 어두워지게 되느니라. 그런데 이렇듯 깊고 묘한 도리를 어느 누가 능히 알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오직 부처님만이 알고 계실 뿐이니라.

불법의 가르침을 설하고 열어 보여 주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드물고, 그리하여 3악도에 떨어져 생사윤회 하는 것이 끊어지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중생들의 무리들은 다 없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생사고해에 넘치며, 자연히 3악도의 한량없는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되고, 그 속에서 세세생생 윤회하기를 몇 겁을 거듭하여도 나올 기약이 없고 벗어날 수도 없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이것이 5대악(大惡)이며, 5통(痛)이며, 5소(燒)인데, 그 고통스러움에 힘쓰는 것은 이와 같으니라.

 

비유하면 큰 불길이 사람의 몸을 불태우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사람들이 그 속에서도 능히 마음을 가다듬어 삿된 마음을 억누르고 몸과 행동을 바르게 하며, 오로지 착한 일을 행하고 온갖 악한 일을 짓지 않는다면, 그 몸은 홀로 악도에서 벗어나며, 그 복덕으로 인하여 해탈하거나 혹은 천상에 태어나거나 하여 열반을 성취하게 되니, 이것을 5대선(大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들에게 말한 이 세상은 5악(惡)으로 가득 차 있어 고통과 괴로움을 받는 것은 이미 말한 바와 같으며, 그로 인하여 다섯 고통과 다섯 불길이 서로 원인이 되어 경쟁하듯 생기는 것이니라. 그리하여 오직 온갖 악한 짓만을 저지르고 착한 일을 행하지 않으니, 모두 자연히 3악도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는 지금 세상에서 먼저 재앙을 당하고 병에 걸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살기를 구하여도 그럴 수 없으며, 그래서 자신이 지은 죄악의 과보를 대중들이 보게 되느니라. 그러다가 몸이 죽으면 업에 따라 3악도(惡道)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 속에서 스스로 자신을 불태우게 되느니라.

 

이것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지속되어 원한의 결박을 만들게 되니, 처음에는 적고 미세한 것에서 시작되어 나중에는 크나큰 악을 이루게 되느니라. 이 모두가 재물과 애욕에 탐착하여 보시하고 은혜를 베풀지 못했기 때문이며, 어리석음과 욕망에 쫓기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마다 번뇌에 묶여서 풀려나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또한 자신의 이익을 돈독히 하고자 남과 다투면서도 돌이켜 반성하지 않느니라.

혹시 부귀영화를 누리는 때가 있을지라도 다만 자신의 쾌락을 즐길 뿐 절제할 줄 모르고, 착한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그 위세는 얼마 가지 않아서 소멸되어 없어지느니라. 그리고 자신의 한 몸을 살리기 위하여 고생하지만 그 후에는 더 큰 비극을 맞게 될 뿐이니라.

천지의 도리는 바르고 곧아서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자연히 지은 바가 드러나고 형벌이 펼쳐진 그물처럼 상하에 상응하는 것이니라. 의지할 곳도 없이 오직 홀로 그곳에 들어갈 뿐이며, 이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나니 참으로 애처롭고 가엾은 일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이란 이와 같으니 부처님은 모두 그러한 것을 가엾이 여기고, 위신력으로 온갖 악을 부수어 없애고 선으로 나아가게 하느니라. 악을 범하려는 생각을 포기하여 또한 버리며, 경전과 계율을 받들어 지니고 도(道)와 법을 받아 수행하여 어긋나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하여 결국 생사고해를 벗어나 열반[泥洹]으로 향하는 길을 얻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모든 천신과 인간과 후세 사람들이 내가 말하는 불법을 마땅히 깊이 사유하고, 능히 그 가운데에서 마음을 단정히 하고 행위를 바르게 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윗사람은 선을 행함으로써 아랫사람을 통솔하고 교화하며, 서로 가르침을 전하고 각자가 스스로 단정히 지키며, 성인을 존대하고 선한 자를 공경하며 어질고 인자한 마음으로 널리 사랑을 베풀어야 하느니라.

부처님의 가르침과 교훈을 결코 어기거나 비방해서는 안 되며, 마땅히 해탈을 구하되 나고 죽는 사이에 저지르는 온갖 악의 근본을 뽑아 버리고, 3악도의 한량없는 근심과 두려움과 괴로움과 아픔의 길을 여의어야 하느니라. 그리고 그대들은 여기서 널리 공덕의 근본을 심어야 하며, 은혜를 베풀고 계행을 깨뜨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인욕하고 정진하며 한마음의 지혜로써 더욱더 교화해야 하느니라.

 

공덕을 짓고 선을 행하며 바른 마음과 바른 뜻으로 비록 하루 낮, 하룻밤 동안이라도 청정하게 범행을 닦고 계행을 지키면 무량수국에서 선한 일을 백 년을 행하는 것보다 더욱 수승하느니라. 왜냐 하면 저 부처님의 국토는 저절로 온갖 선이 쌓이므로 악이란 털끝만큼도 없기 때문이니라. 또 이 세상에서 선한 일을 열흘 밤낮으로 닦더라도 다른 모든 불국토에서 천 년 동안 선을 행하는 것보다도 더욱 수승하니라. 왜냐 하면 다른 국토에는 선한 일을 행하는 자가 많으며, 악을 짓는 자는 적기 때문이며, 또한 복덕이 저절로 이루어져 악을 행할 곳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이 세간에는 악한 것이 많으므로 자연히 부지런히 바라기만 하며, 서로 속이고 또한 해치니, 그 마음은 수고롭고 몸이 고달프기가 마치 쓰디 쓴 독약을 마시는 것과도 같으니라. 이와 같이 얽매인 채 애써 보지만 아직껏 한 번도 편안하게 쉬어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그래서 나는 그대들 천인과 사람들을 가엾게 여겨 선을 닦도록 훈계와 비유로써 간곡하게 가르쳤고, 근기[器]에 따라 인도하되 경법(經法)의 가르침을 부여하니, 이를 이어받아 행하면 소원하는 바대로 모두 깨달음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유행하시는 나라, 도시와 마을마다 교화를 입지 않은 곳이 없으니, 천하가 화평하고 유순하며 해와 달은 청명하여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며 재앙과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으며, 나라는 풍요롭고 백성은 안정되어 병사와 무기는 소용이 없으니, 덕을 숭상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힘써 예절과 겸양을 닦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들 여러 천신과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연민하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지극하느니라. 지금은 내가 이 세간에서 부처를 이루어 5악(惡)을 항복 받고 교화하며, 5통(痛)을 소멸시키고 제거하며, 5소(燒)를 끊어 없애고, 선으로써 악을 다스려 나고 죽는 괴로움을 뽑아 내고 5덕(德:生善趣, 生貴家, 具勝根, 受男身, 憶宿命)을 얻게 하여 무위(無爲)의 안온함을 얻게 하리라.

그러나 내가 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가르침의 도가 점점 사라지고 사람들을 아첨하고 속이게 되어 다시 온갖 악한 짓을 행할 것이니라. 5통과 5소가 다시 이전과 같이 넘치고 오래 지날수록 극도에 달하게 되니, 그 모든 것은 이루 다 말할 수는 없지만, 그대들을 위하여 이것을 간략하게 말했을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각자 이러한 것을 잘 생각하여 서로 가르쳐 주고 깨우치며 부처님 경법대로 행할 것이며,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니라.”

 

이에 미륵보살은 합장한 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참으로 옳습니다. 세간의 사람들은 실로 그러하니, 여래께서는 널리 자비를 베푸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모두를 고해에서 벗어나도록 설해 주셨습니다. 이제 부처님의 간곡하신 가르침을 받았으니, 감히 거역하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대는 일어나서 다시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무량수불께 예배하여라. 시방세계에 있는 모든 국토의 부처님께서도 항상 무량수불의 집착함이 없고 걸림 없는 것을 찬양하고 찬탄하셨느니라.”

 

이에 아난은 일어나서 의복을 정돈하고 몸을 바르게 하고 서쪽을 향하여 공경히 합장하고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무량수불께 예배하였다. 그리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원하옵나니 저 무량수불의 안락 국토 및 여러 보살과 성문 대중들을 뵙고자 하옵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그때 무량수불께서 크나큰 광명을 방출하시어 두루 일체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추셨다. 금강철위산을 비롯하여 수미산과 크고 작은 모든 산 등 일체의 만물들이 한결같이 황금색으로 빛났다. 비유하자면 물이 세계에 가득한 겁[劫水] 때에는 만물이 침몰해 있어 나타나지 않고 물만 굽이쳐 흘러 단지 큰물만 보이는 것처럼 저 부처님의 광명도 역시 그와 같아서 성문과 보살들의 일체 광명이 모두 다 가려지고, 오직 부처님의 광명만 밝고 찬란하고 혁혁하게 빛나는 것을 뵈올 수 있었다.

 

이때 아난이 곧 무량수불을 친견하게 되니, 그 위신력과 덕망이 높아서 마치 수미산이 온 세계에서 가장 높이 솟아 있는 것과도 같으며, 부처님의 상호의 광명이 비추어 밝히지 못하는 곳이 없음을 보았다. 또한 여기에 모인 4부 대중이 일시에 모두 그 광경을 보았으며, 그 극락세계로부터 이곳을 보는 것도 역시 그와 같았다.

 

이때 부처님께서 아난과 자씨보살(慈氏菩薩: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저 국토를 볼 때 지상에서 정거천(淨居天)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있는 모든 미묘하고 장엄하고 청정한 자연의 만물을 다 보았느냐?”

 

아난이 답하여 말씀드렸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또한 그대들은 어떠하냐? 무량수불의 큰 음성이 일체의 세계에 두루 퍼져 중생을 교화하심을 들었느냐?”

 

아난이 답하여 말씀드렸다.

“예, 이미 들었습니다.”

 

“저 국토의 사람들이 백천 유순이나 되는 7보 궁전을 타고 아무런 장애 없이 두루 시방세계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께 공양드리는 것을 그대들은 또한 보았는가?”

 

답하여 말씀드렸다.

“이미 보았습니다.”

 

“저 국토의 사람들 가운데 태생(胎生)인 자들도 있는데 그대들은 또한 보았는가?”

 

답하여 말씀드렸다.

“이미 보았습니다. 태생인 자들이 거처하는 궁전은 1백 유순 혹은 5백 유순이며, 각기 그 가운데서 여러 가지 쾌락을 받는 것이 마치 도리천(忉利天)에서 자연적으로 받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때 자씨보살(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因緣)으로 그 국토의 인민들은 태생(胎生)과 화생(化生)의 구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중생은 의혹의 마음가짐으로 여러 공덕을 닦으며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느니라. 그는 부처님의 지혜가 불가사의한 지혜[不思議智]이며, 가히 헤아릴 수 없는 지혜[不可稱智]이며, 대승의 넓은 지혜[大乘廣智]이며, 동등함이 없고 비교할 데 없는 최상승의 지혜[無等無倫最上勝智]임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그들은 부처님의 부사의한 지혜를 의심하여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죄와 복에 대한 인간의 도리를 믿고 선을 닦아 그 국토에 태어나기를 서원하는데, 이러한 여러 중생들이 저 7보 궁전의 변두리에 태어나 수명이 5백 세가 될 때까지 부처님을 친견하지 못하고 법문도 듣지 못하며, 보살과 성문은 물론 거룩한 성중(聖衆)들을 보지 못하므로 저 국토에서는 이들을 태생(胎生)이라고 하느니라.

그런데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佛智] 내지 최상승의 지혜[勝智]를 분명하게 믿고 여러 공덕을 지어 회향한다면, 이 중생은 7보로 된 꽃 가운데 자연히 화생(化生)하느니라. 그들은 가부좌를 하고 앉은 채 순식간에 몸의 상호에서 나오는 광명과 지혜 공덕을 다른 여러 보살들과 똑같이 구족하고 성취하느니라.

 

또한 자씨보살이여, 다른 불국토에 있는 여러 큰 보살들이 발심하여 무량수불을 친견하고 공경 공양하며, 아울러 여러 보살들과 성문의 대중들에게도 이와 같이 한다면, 그 보살들은 목숨을 마치고 곧바로 극락국토의 7보 연꽃 속에 화생하게 되느니라.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라. 저 화생한 자는 지혜가 수승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태생한 저들은 모두 지혜가 없기 때문에 5백 세를 지나면서 결코 부처님을 뵙지 못하고, 경법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보살 및 모든 성문 대중들도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 공양할 수도 없으며, 보살의 법식을 알지 못하므로 공덕을 쌓을 수도 없느니라. 마땅히 알아야 할지니, 이 사람들은 과거 세상에 있을 때 지혜를 닦지 못하여 의혹에 떨어졌던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별도로 7보 궁전을 지어 여러 가지로 장엄하고 치장하였으며, 여러 가지 채색된 휘장과 깃발들을 드리워 놓았느니라. 만일 어린 왕자들이 있어서 왕으로부터 벌을 받아 그 궁전 가운데에서 황금의 사슬로 묶여 있는데, 그들은 음식과 의복과 침상과 이불, 그리고 꽃과 향과 음악 등을 공급받는데, 이곳은 전륜성왕이 머무는 곳과 같아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느니라. 그대의 뜻은 어떠하냐? 그 여러 왕자가 오히려 그곳을 즐거워하겠는가?”

 

미륵보살이 답하여 말씀드렸다.

“아닙니다. 그들은 온갖 방편을 써서 힘이 센 장사를 구하여 스스로 그곳을 벗어나려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저 중생들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한 까닭에 그 변두리의 궁전에 태어나 다만 벌을 받지는 않으며, 악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없다고 해도, 5백 세에 걸쳐서 3보를 친견하지 못하므로 공양하여 여러 가지 선을 닦을 수도 없느니라. 이러한 것이 바로 괴로움이니, 비록 다른 즐거움이 있더라도 오히려 그곳에 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느니라.

만일 이 중생들이 그 죄의 근본을 알아 스스로 깊이 참회하고 자책하며 그 장소를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대로 무량수불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 공경하고 공양하며, 또한 무량무수의 부처님 계신 곳을 두루 다니면서 온갖 공덕을 쌓을 수 있느니라.

미륵보살이여, 마땅히 알아라. 어떤 보살이 부처님의 지혜를 의심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큰 이익을 잃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여러 부처님의 위없이 높은 지혜를 분명히 믿어야 하느니라.”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계에서는 불퇴전의 자리에 오른 보살들이 얼마나 저 부처님 국토에 왕생하게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계에는 67억의 불퇴전의 보살들이 있어서 저 부처님의 국토에 왕생할 것이니라. 한 보살, 한 보살은 이미 이전에 셀 수 없는 여러 부처님들을 공양하였는데, 그 높은 공덕은 미륵과도 같은 이들이니라. 또한 수행이 적거나 공덕이 적은 보살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그들도 모두 왕생하게 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단지 나의 국토에 있는 여러 보살들만이 그 국토에 왕생하는 것은 아니고, 타방에 있는 불국토의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첫 번째 부처님은 원조불(遠照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18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두 번째 부처님은 보장불(寶藏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9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세 번째 부처님은 무량음불(無量音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22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네 번째 부처님은 감로미불(甘露味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25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다섯 번째 부처님은 용승불(龍勝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14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여섯 번째 부처님은 승력불(勝力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1만 4천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일곱 번째 부처님은 사자불(師子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5백 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여덟 번째 부처님은 이구광불(離垢光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8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아홉 번째 부처님은 덕수불(德首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6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열 번째 부처님은 묘덕산불(妙德山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6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열한 번째 부처님은 인왕불(人王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10억의 보살들이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열두 번째 부처님은 무상화불(無上華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 대중이 있는데, 모두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있고 지혜를 갖추고 있으며 용맹스러우며, 이들은 일찍이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을 공양하여 겨우 7일 동안에 능히 다른 보살들이 백천억 겁에 걸쳐 닦아야 얻을 수 있는 견고한 법력을 갖추었느니라. 그러므로 그들 보살들은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열세 번째 부처님을 무외불(無畏佛)이라고 이름하며, 그곳에 있는 790억의 대승 보살들과 그리고 작은 공덕의 여러 보살들과 비구들까지 합하면 헤아릴 수조차 없는데, 그들은 모두 반드시 왕생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이러한 열네 곳의 불국토에 있는 보살들만이 반드시 왕생하는 것은 아니니라.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에서도 왕생하는 이들은 이와 같이 매우 많아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단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의 명호(名號)와 그 국토에서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보살들과 비구들의 수를 헤아린다면 밤낮으로 1겁에 걸쳐서 설한다고 해도 오히려 다할 수 없는 것이니, 다만 그대를 위하여 간략하게 말하였을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저 부처님(아미타불)의 명호를 듣고서 환희하며 뛸 듯이 기뻐하거나 다만 한 번만이라도 염(念)한다면, 그 사람은 큰 이익을 얻은 것이니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위없는 공덕을 구족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미륵이여, 설사 큰불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다 할지라도 마땅히 그 불을 뚫고 나아가 이 경의 법문을 듣고 환희심을 내어 믿고 또한 즐겁게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설해진 그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많은 보살들이 이 경전의 가르침을 듣고자 하여도 과거의 큰 공덕이 없으면 들을 수 없는 귀중한 진리이기 때문이니라. 만일 중생으로서 이 경전을 듣는다면, 위없는 도에서 끝내 물러나지 않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은 마땅히 오직 한마음으로 믿고 지니고 독송하며 가르침대로 행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이 경을 말하거니와 무량수불과 그 국토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게 하였으나, 그대들은 마땅히 모두 왕생을 구해야 하느니라. 내가 열반에 든 이후에도 다시는 의혹을 품어서는 안 되느니라.

먼 미래 세상에 경전과 불법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자비로써 말세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특별히 이 경전(『무량수경』)만은 백 년 동안 더 머물게 할 것이니라. 그리하여 만일 어떤 중생이든 이 경전을 만나 가르침을 따르는 이는 원하는 바에 따라서 모두 얻을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만나기도 어렵고 뵙기도 어려우며, 모든 부처님의 경전과 도를 얻기도 듣기도 어려우며, 보살의 수승한 법과 모든 바라밀(波羅蜜)을 듣는 것도 역시 어려우며, 선지식(善知識)을 만나 법을 듣고 능히 수행하는 것도 역시 어려우며, 더구나 이 경전을 듣고 즐거이 믿으며 수지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니,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느니라.

그러므로 나의 법문을 이와 같이 짓고[如是作], 진리를 이와 같이 말하고[如是說], 진리를 이와 같이 가르치는[如是敎] 것이니, 마땅히 믿고 의지하여 가르침대로 행해야 할 것이니라.”

 

이때 세존께서 이 경(『무량수경』)을 설법하실 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이 모두 위없는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1만 2천 나유타의 사람들이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었고, 22억의 여러 천신과 사람들은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으며, 80만의 비구들은 번뇌를 모두 끊고 지혜를 얻었다. 또한 40억 보살들이 불퇴전의 지위를 얻었는데, 그들은 큰 서원을 세운 공덕으로 스스로를 장엄하고 장차 다가오는 세상에서 마땅히 정각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큰 광명이 두루 시방세계의 국토를 비추었고, 백천의 음악이 저절로 울려 퍼졌으며, 무수한 아름다운 꽃이 흩날렸다.

 

부처님께서 『무량수경』의 설법을 마치자, 미륵보살과 시방세계에서 모여든 여러 보살 대중들과 장로 아난을 비롯한 여러 훌륭한 성문들과 일체의 대중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서 환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출처 http://kabc.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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