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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제6권 18. 수희공덕품 19. 법사공덕품 20. 상불경보살품 21. 여래신력품 22. 촉루품 23. 약왕보살본사품
블로그스타 2017. 4. 26. 16:49묘법연화경 제6권
구마라집 한역
18. 수희공덕품(隨憙功德品)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화경』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한다면, 그 얻는 복이 얼마나 됩니까?”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존께서 멸도하신 후
이 경전 받아 듣고
능히 따라 기뻐하면
얻는 복이 얼마입니까.
그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여래 멸도한 후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그리고 지혜 있는 이로서 어른이거나 혹은 어린아이가 이 경을 듣고 따라 기뻐하며 법회에서 나와 다른 곳에 이르되, 혹은 승방이거나 혹은 한적한 곳이거나 혹은 성읍ㆍ촌락 어느 곳에서나 그 들은 바와 같이 부모ㆍ친척과 친한 친구와 지식 있는 이를 위하여 힘껏 연설하여서 그 많은 사람들이 듣고 따라 기뻐하며, 그들이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하여 가르치고 그 가르침을 받은 이들이 듣고 따라 기뻐하며, 또 전하여 가르치며, 이렇게 전전하여 50번째까지 이르면, 미륵이여, 그 50번째의 선남자ㆍ선여인이 따라 기뻐한 공덕을 내 이제 말하리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으라.
만일 4백만억 아승기 세계의 6취(趣)1), 4생(生)2)의 중생인 난생(卵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과 모양이 있는 것[有形]3)과 모양이 없는 것[無形]4)과 생각이 있는 것[有想]5)과 생각이 없는 것[無想]6)과 생각이 있지도 않은 것[非有想]7)과 생각이 없지도 않은 것[非無想]8)과 발이 없는 것9)과 두 발을 가진 것10)과 네 발 가진 것11)과 다리가 많은 것12) 등의 많은 수의 중생에게, 어떤 사람이 복을 구하려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따라 오락의 도구를 모두 나누어 주되, 그 하나하나 중생에게 염부제에 가득한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의 여러 가지 아름답고 진귀한 보물과 코끼리ㆍ말ㆍ수레와 7보로 만든 궁전과 누각 등을 주고, 이 큰 시주가 이와 같은 보시를 80년 동안 다 마치고는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중생에게 오락의 도구를 그들의 뜻에 따라 주었으나, 이 중생들이 다 노쇠하고 80이 지나 머리는 희고 얼굴은 주름이 많으니 오래잖아 죽으리라. 내가 그들을 불법으로 가르쳐 인도하리라.’
곧 그 중생들을 모아 선포하여 법으로 교화하며 가르쳐 보이고, 이롭고 기쁘게 하며, 일시에 다 수다원(須陀洹)13)의 도와 사다함(斯陀含)14)의 도와 아나함(阿那含)15)의 도와 아라한(阿羅漢)16)의 도를 얻게 하여 여러 가지 번뇌를 다하게 하고, 선정에 깊이 들어 자재로움을 다 얻고 8해탈(解脫)을 갖추게 했다면,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이 큰 시주가 얻은 공덕이 많다고 하겠느냐, 아니겠느냐?”
미륵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의 공덕은 매우 많아 한량이 없고 가없습니다. 만일 이 시주가 중생들에게 다만 일체 오락 기구만을 보시하더라도 공덕이 한량없을 것이거늘, 하물며 아라한과를 얻게 하였으니 말할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에게 분명히 말하리라. 이 사람이 오락 기구로써 4백만억 아승기 세계의 6취 중생들에게 주며, 또 아라한과를 얻게 하였어도, 그가 얻은 공덕은 50번째의 사람이 『법화경』의 한 게송을 듣고 따라 기뻐한 공덕의 백 분, 천 분 내지 백천만억분의 1만도 못하며, 내지 산수나 비유로도 능히 알지 못하리라.
미륵이여, 이와 같이 50번째의 사람이 차츰 전하여 『법화경』을 듣고 따라 기뻐한 공덕이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와 같거늘, 하물며 최초의 대회에서 듣고 따라 기뻐한 이야말로 말할 것이 있겠느냐? 그 사람의 복은 더욱 많아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로 가히 비유할 수가 없느니라.
또 미륵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위하여 승방에 나가 앉거나 서서 잠깐만 들을지라도 이 인연 공덕으로 몸을 바꾸어 다시 태어나면 좋고 아름다운 코끼리나 말의 수레를 타며, 또는 진귀한 보배의 연을 타고 천궁에 오르리라. 또 어떤 사람이 법을 강하는 곳에 앉아 있다가 다른 사람이 오면 권하여 앉아 듣게 하며 자리를 나누어 앉게 하면, 이 사람의 공덕은 몸을 바꾸어 태어날 때, 제석천이 앉는 자리나 혹은 범천왕이 앉는 자리나 혹은 전륜성왕이 앉는 자리에 앉게 되리라.
미륵이여, 다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법화경』이라 이름하는 경이 있으니 우리 함께 가서 듣자 해서, 곧 그 말을 듣고 잠시 동안만 듣게 하여도 이 사람의 공덕은 몸을 바꾸어 태어날 때 다라니 보살과 한 곳에 나게 되며, 근기가 영리하고 지혜가 있으며, 백천만 세에 벙어리가 되지 않고 입에서 추한 냄새가 나지 아니하며, 혀는 항상 병이 없고 입도 병이 없으며, 치아에 때가 묻거나 검지 아니하며, 누렇지도 않고 성글지도 아니하며, 빠지지도 않고 굽거나 덧니가 없으며, 입술이 아래로 쳐지지도 않고 위로 말려 올라가지도 아니하며, 거칠거나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또는 언청이거나 삐뚤어지지도 아니하며, 두껍거나 너무 크지도 않고, 또한 검지도 아니하고 여러 가지 악한 것이 없으며, 코는 납작하지도 않고 비뚤어지거나 굽지 않으며, 얼굴색은 검지 않고 좁고 길지도 않으며, 푹 들어가거나 비뚤어지지도 아니하며, 이와 같이 나쁜 상이 하나 없으며, 입술ㆍ혀ㆍ치아가 보기에 다 좋으며, 코는 높고 곧으며 얼굴이 원만하며, 눈썹은 높고 길며, 이마는 넓고 평정하여 인간의 모든 모양을 잘 구족하며, 세세생생에 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친견하여 법을 듣고 그 가르침을 믿고 받으리라.
미륵이여, 한 사람만 권하여 법을 듣게 한 공덕도 이와 같거늘, 어찌 하물며 일심으로 듣고 설하고 읽고 외우며 대중이 모인 곳에서 남을 위하여 분별해서 설하며 설한 대로 수행하는 것이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에 법회에서
듣고 따라 기뻐하고
그 가운데 한 게송을
타인 위해 설해 주며
이와 같이 전전하여
50번째 이르거든
맨 나중에 얻는 복을
이제 내가 분별하리.
어떤 큰 시주가
한량없이 보시하되
80년 긴 세월을
뜻에 따라 나눠 주고
그 중생들 노쇠하여
백발 되고 주름 잡혀
바싹 마른 모양 보고
곧 죽을 일 생각하여
그들을 가르쳐서
도의 결과 얻게 하려
방편으로 곧 설하는
열반의 진실한 법
세상은 다 물거품
연기같이 허망하니
그대들은 모두 다
싫은 맘을 빨리 내라.
이 법 들은 여러 사람
아라한을 다 얻으며
6신통ㆍ3명(明)과
8해탈을 갖추어도
최후의 50번째 사람
한 게송을 얻어 듣고
따라서 기뻐하면
이 사람 얻는 복은
먼저 말한 시주보다
한량없이 더 많아
비유하여 말할 수가
가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전해 들어도
한량없는 복이거늘
법회 나가 처음 듣고
따라 기뻐함이랴.
만일 어떤 이가
한 사람을 권하여
『법화경』을 듣게 하되
이 경은 깊고 묘해
천만억 겁 지내어도
만나 보기 어렵다고
그들에게 일러 주어
잠깐만 듣게 해도
이런 사람 얻는 복
내가 이제 말하리라.
세세에 입[口] 병 없고
치아는 성글지 않으며
누렇거나 검지 않고
입술은 두껍지 않으며
안 거칠고 깨끗하여
나쁜 상이 전혀 없고
혀는 또한 마르거나
검거나 짧지 않고
미끈하고 높은 코
곧고 또한 바르며
이마는 평정하고
얼굴 모양 단정하여
사람들이 즐겨 보고
추한 냄새 없는 입
우담바라 좋은 향기
그 속에서 항상 나며
만일 승방에 가서
『법화경』의 설법을
잠깐 듣고 환희하면
그런 사람 받는 복
내가 이제 마땅히
너희에게 말하리니
다음에 오는 뒷세상
하늘ㆍ인간 그 가운데
아름다운 코끼리나
잘생긴 말 수레와
진귀하고 미묘한
보배의 가마 타고
환희한 맘 가득하여
하늘 궁전 오르며
법 설하는 곳에 나가
다른 사람 권하여
앉아 이 경 듣게 하면
이런 복의 인연으로
제석 범천 전륜성왕
높은 자리 얻거늘
하물며 일심으로
그 경을 받아 듣고
미묘하고 깊은 뜻
아주 잘 해석하고
들은 대로 수행하면
받는 복이 한량없노라.
19. 법사공덕품(法師功德品)
그때 부처님께서 상정진(常精進)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화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이런 사람은 8백의 눈의 공덕과 1,200의 귀의 공덕과 8백의 코의 공덕과 1,200의 혀의 공덕과 8백의 몸의 공덕과 1,200의 뜻의 공덕을 얻으리니, 이 공덕으로 6근(根)17)을 장엄하여 다 청정하리라.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부모 소생의 청정한 육안으로 삼천대천세계의 안팎에 있는 산과 숲과 강과 바다를 보되, 아래로는 아비지옥(阿鼻地獄)18)까지, 위로는 유정천(有頂天)19)까지 이르며, 또한 그 가운데 일체 중생을 다 보고 아울러 업의 인연과 과보로 나는 곳을 다 보아 알리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대중 가운데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이 『법화경』 설하면
그 공덕을 잘 들으라.
이 사람은 8백 공덕
수승한 눈 얻어서
이로써 장엄하니
그 눈 매우 청정하며
부모 소생 육안으로
3천 세계 안팎의
미루산(彌樓山)20)과 수미산
그리고 철위산과
아울러 숲과 바다
큰 바다와 큰 강물
그 모두를 다 보니
아래로는 아비지옥,
위로는 유정천까지
그 가운데 여러 중생
일체를 다 보나니
비록 천안(天眼)21)은
가히 얻지 못했으나
부모 소생 육안으로
보는 힘이 이 같음을
너희들은 바로 알라.
“또 상정진아,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이런 사람은 1,200의 귀의 공덕을 얻으리니, 이 청정한 귀로 삼천대천세계의 아비지옥에서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 안팎에 있는 가지가지의 음성과 소리를 들으리라. 코끼리ㆍ말ㆍ소ㆍ수레의 소리를 들으며, 우는 소리와 탄식하는 소리, 바라치고 북치는 소리, 종 소리와 방울 소리, 또 웃는 소리와 말소리를 다 들으며, 남자 소리와 여자 소리, 사내 아이와 계집 아이들의 소리, 법의 소리와 법 아닌 소리, 괴로운 소리와 즐거운 소리, 범부의 소리와 성인의 소리, 기쁜 소리와 기쁘지 않은 소리, 하늘에서 나는 소리와 용의 소리, 야차와 건달바의 소리, 아수라와 가루라의 소리, 긴나라와 마후라가의 소리, 불타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 부는 소리, 비구와 비구니의 소리, 성문과 벽지불의 소리, 보살과 부처님의 소리를 다 분별하여 들으리라. 다시 요약하면, 삼천대천세계의 안팎에 있는 일체의 소리를 비록 천이(天耳)22)는 못 얻었더라도 부모 소생의 청정한 귀로 다 들어 아나니, 이렇게 가지가지 소리를 분별하여 들어도 이근(耳根)23)은 파괴되지 않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경전 수지하여
독송하고 해설하면
부모님께 받은 그 귀
청정하고 흐리잖아
이런 귀로 3천 세계
나는 소리 다 듣되
코끼리ㆍ말ㆍ수레ㆍ소와
종과 방울ㆍ북 소리며
가야금과 비파, 퉁소
피리 부는 소리들과
청정한 노랫소리
듣고 집착 아니하며
무수한 사람 소리
다 듣고 알아내고
여러 하늘 묘한 음악
그 소리도 다 들으며
남자 소리, 여자 소리
동자(童子)와 동녀 소리
산천의 깊은 계곡
가릉빈가(迦陵頻伽) 소리와
명명새[命命]24)와 여러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도 다 듣고
지옥에서 받는 고통
그 소리도 다 들으며
배고픈 아귀들이
먹을 것을 찾는 소리
많고 많은 아수라들
바닷가에 모여 가서
서로 주고받는 말
그 큰 소리들을
이렇게 설법하는 이가
여기 편히 머물면서
그런 소리 다 들어도
이근은 상하지 않으며
시방세계 가운데
금수들이 우는 소리
설법하는 그 사람은
여기에서 모두 듣고
그 여러 범천 세계
광음천(光音天)25)과 변정천(遍淨天)26)
유정천에서 하는 말
여러 가지 소리들을
여기 머문 법사가
모두 얻어 듣고
일체 비구들과
많은 비구니들
경전 읽고 외우며
타인 위해 설하는 말
법사 여기 머물면서
그 소리를 다 듣고
또다시 여러 보살
경전을 읽고 외우며
타인 위해 설하고
그 뜻을 말하는
이와 같은 여러 음성
모두 다 잘 들으며
부처님 대성존(大聖尊)이
많은 대중 가운데서
중생 교화하느라고
묘한 법을 연설커든
이 『법화경』 가지는 이
그 말씀을 다 들으며
삼천대천 큰 세계
안팎의 모든 음성
아비지옥 아래에서
유정천의 위에까지
그 가운데 나는 소리
빠짐없이 다 들어도
그 귀는 총명하여
이근(耳根)이 성장하므로
모든 소리 능히 듣고
분별하여 아느니라.
『법화경』을 가진 이
천이(天耳)는 못 얻고
부모 주신 귀일망정
그 공덕이 이렇노라.
“다시 상정진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8백의 코의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이 청정한 코로 삼천대천세계 위와 아래 그리고 안과 밖의 여러 가지 많은 향기를 맡느니라. 수만나화(須曼那華)27)의 향기, 사제화(闍提華)28)의 향기, 말리화(末利華)29)의 향기, 첨복화(瞻蔔華)30)의 향기, 바라라화(波羅羅華)31)의 향기, 붉은 연꽃의 향기, 푸른 연꽃의 향기, 흰 연꽃의 향기, 꽃나무의 향기며 과일나무의 향기며, 전단향ㆍ침수향ㆍ다마라발향(多摩羅跋香)32)ㆍ다가라향(多伽羅香)33)과 천만 가지의 향이며, 혹은 가루향과 둥근 향과 바르는 향기를, 이 경전을 가진 이는 여기에 머물러서도 다 맡고 분별하여 알아내며, 또 중생들의 냄새를 맡되, 코끼리ㆍ말ㆍ소ㆍ양 등의 냄새며, 남자ㆍ여자ㆍ사내아이ㆍ계집아이의 냄새를 맡고, 멀고 가까운 풀과 나무와 숲의 여러 가지 냄새를 다 맡아 분별하되 착오가 없느니라. 이 경을 가진 이가 비록 이 세계에 머물러 있지만 또한 천상의 모든 하늘 냄새를 맡나니, 파리질다라(波利質多羅)34)와 구비다라(拘鞞陀羅)35)나무의 향기며, 만다라꽃[曼陀羅華]36)ㆍ마하만다라꽃ㆍ만수사꽃[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꽃의 향기며, 전단향ㆍ침수향 그리고 가지가지 말향과 여러 가지 꽃의 향기가 화합하여 풍겨 나오는 모든 하늘의 냄새나 향기를 맡아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느니라.
또 천인들의 냄새를 맡으리니, 석제환인이 좋은 궁전에서 5욕락을 즐겨 유희하는 때의 냄새며, 혹은 훌륭한 법당에서 도리천(忉利天)37)을 위하여 설법할 때에 풍기는 향기, 여러 동산을 유희할 때에 풍기는 향기와 다른 나라의 남녀들 몸에서 나는 냄새를 멀리서 다 맡되, 이와 같이 전전하여 범천에 이르고, 또 위로는 유정천의 모든 천인 냄새를 맡으며, 아울러 여러 하늘에서 태우는 향의 향기를 다 맡고,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과 부처님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를 멀리서도 잘 맡아 그 처소를 잘 아느니라. 이와 같이 많은 냄새를 맡을지라도 코는 파괴되지도 않고 착오도 없나니, 만일 분별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하려 하면 그 생각과 기억이 틀림이 없으리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런 사람 청정한 코
이 세계 가운데의
향기나 물건 냄새
갖가지로 다 맡으며
수만나ㆍ사제꽃 향
다마라향ㆍ전단향과
침수향과 계향들과
과일 향기 다 맡으며
남자 여자 중생들의
온갖 냄새 또한 맡고
설법자는 멀리서도
그 처소를 알아내며
대전륜왕ㆍ소전륜왕
그 아들과 여러 군신
궁인들이 있는 곳을
냄새 맡고 알아내며
몸에 지닌 귀한 보배
땅 속에 든 보물이나
전륜왕의 궁녀들을
냄새 맡고 알아내며
여러 사람 장신구와
의복이나 영락이며
갖가지로 바른 향을
냄새 맡고 알아내며
하늘이 걷거나 앉아서
유희하고 신통함을
『법화경』 가진 이는
냄새로 알아내고
여러 가지 꽃과 과일
소유(酥油)의 향기들을
경 가진 이 여기에서
그 있는 곳 다 알며
산 깊은 험한 계곡
전단향의 꽃이 피면
그 가운데 있는 중생
냄새 맡고 알아내며
철위산과 큰 바다
땅 속의 여러 중생
법 가진 이 냄새 맡고
그 있는 곳 알아내며
아수라의 남자ㆍ여자
그 여러 권속들이
투쟁하고 유희함을
냄새 맡고 알아내며
거칠고 넓은 광야
사자ㆍ코끼리ㆍ호랑이ㆍ이리
들소나 물소들
있는 곳을 맡아 알고
잉태한 여인 몸 속
남아인가, 여아인가
중성(中性)38)인가, 사람 아닌가[非人]39)를
냄새 맡아 알아내며
냄새 맡는 이런 힘은
처음 잉태한 이가
성취할는지 못할는지와
복자 낳을지를 알아내며
냄새 맡는 이런 힘은
남녀들이 생각하는 일과
탐ㆍ진ㆍ치의 마음과
선을 닦는 이를 알아내며
땅 속에 감추어진
금과 은과 많은 보배
구리 그릇에 담긴 물건
냄새 맡아 알아내며
가지가지 많은 영락
그 값을 모르더라도
귀천과 출처와 소재를
냄새 맡아 알아내며
천상의 그 많은 꽃
만다라꽃ㆍ만수사꽃
파리질다나무 등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천상의 여러 궁전
상ㆍ중ㆍ하의 차별과
보배꽃의 장엄함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하늘 동산 좋은 궁전
미묘한 법당에서
노래하고 유희함을
냄새로 맡아 알고
여러 하늘 법을 듣고
혹은 5욕 받을 때에
오며 가며 눕는 일을
냄새로 모두 알고
천녀들이 꽃과 향을
입은 옷에 장엄하고
두루 돌며 유희할 때
냄새 맡고 다 알며
이와 같이 전전하여
범천의 세계에서
선정에 들고 남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광음천과 변정천과
내지 유정천의
처음 나고 퇴몰함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많은 비구 대중
불법에 항상 전진하여
앉거나 경행하고
경전 읽고 외우며
혹은 숲 속 나무 아래
전심으로 좌선함을
경 가진 이 냄새 맡아
있는 곳을 알아내고
보살들 뜻이 굳어
좌선하고 독송하며
인간 위해 설법함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방방곡곡 계신 세존
일체 공경 받으면서
중생 위해 설법함을
냄새 맡아 알아내며
부처님 앞에 있는 중생
이 경 듣고 환희하며
법과 같이 수행함을
냄새 맡아 알아내니
보살의 번뇌 없는
법의 코가 아니라도
이 경전 갖는 이의
코 공덕은 이렇노라.
“또 상정진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1,200의 혀의 공덕을 얻으리니, 만일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이나 또 맛이 있고 없는 것과 여러 가지 쓰고 떫은 것이 그 혀에 닿으면 다 좋은 맛으로 변하여 하늘의 감로수와 같이 달고 맛있게 되느니라.
만일 이런 혀로 대중 가운데서 연설하면 깊이 미묘한 음성이 생겨 듣는 이의 마음이 다 환희하고 쾌락하게 되리라. 또 여러 하늘의 천자와 천녀가 제석과 범천의 여러 하늘이 이런 깊고 미묘한 음성으로 연설하고, 순서 있게 하는 설법을 다 와서 들으며, 또 여러 용왕과 용녀ㆍ야차ㆍ야차녀ㆍ건달바ㆍ건달바녀ㆍ아수라ㆍ아수라녀ㆍ가루라ㆍ가루라녀ㆍ긴나라ㆍ긴나라녀ㆍ마후라가ㆍ마후라가녀가 법을 듣기 위하여 다 와서 친근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그리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국왕ㆍ왕자ㆍ군신들의 권속이며, 소전륜왕ㆍ대전륜왕(大轉輪王)과 그의 7보(寶)40)ㆍ천자(千子)41)와 내외 권속이 각각 그들의 궁전을 타고 법을 들으러 오리라.
이 보살이 법을 잘 설하기 때문에 바라문과 거사와 나라 안의 인민이 그 수명이 다하도록 모시고 따르며 공양하리라. 또 여러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과 부처님께서 항상 즐겨 보시며, 이 사람이 있는 곳에는 여러 부처님들께서 그를 향하여 설법하시며, 그러면 그는 일체 부처님 법을 능히 다 받아 가져 깊고 미묘한 법의 음성을 내리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런 사람 청정한 혀
나쁜 맛을 받지 않고
먹고 씹는 모든 것
감로의 맛 되느니라.
깊고 묘한 음성으로
대중 위해 설법하며
여러 가지 인연 비유
중생의 맘 인도커든
모두 듣고 환희하여
좋은 공양 올리고
여러 하늘 용과 야차
아수라와 모든 것들
공경하는 마음으로
함께 와서 법을 듣고
이런 설법하는 이
미묘한 음성으로
3천 세계 채우려면
그 뜻이 곧 이뤄지고
크고 작은 전륜성왕과
그의 1천 아들과 권속
공경한 맘 합장하여
항상 와서 법 들으며
여러 하늘 용과 야차
나찰이나 비사사(毘舍闍)42)도
마음들이 환희하여
항상 즐겨 공양하며
범천왕과 마왕들과
자재천과 대자재천
이와 같은 하늘 중생
미묘한 그 음성을
얻어 듣기 즐겨 하여
그곳 찾아 항상 오고
여러 불자 부처님들
그 설법 들으시면
생각하여 수호하며
그 몸을 나투시리라.
“다시 상정진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거나 해설하고 옮겨 쓰면 8백 몸의 공덕을 얻느니라. 이런 사람이 얻는 청정한 몸은 깨끗하기가 유리와 같아 중생들이 그 몸을 보기 즐겨 하며, 또한 그 몸이 청정하므로 삼천대천세계 중생들이 나고 죽는 때와 상하의 좋고 나쁜 것과 악한 곳과 선한 곳에 태어나는 일이 다 그 가운데 나타나느니라.
또 철위산과 대철위산과 수미산과 대수미산 등 여러 산과 그 가운데 있는 중생이 몸 가운데 다 나타나며,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 위로는 유정천까지의 많은 중생들이 그 가운데 나타나느니라. 혹은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과 여러 부처님들께서 설법하시는 것이 다 그 몸 가운데 색(色)과 모양[像]으로 나타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화경』을 수지한 이
그 몸이 청정하여
맑고 깨끗한 유리 같아
중생이 보고 기뻐하리.
깨끗하고 맑은 거울
여러 색상 비치듯이
청정한 보살 몸에서
세상 것을 다 보리니
홀로 스스로 밝게 알 뿐
다른 사람은 못 보느니라.
3천 세계 가운데
일체의 모든 중생
하늘ㆍ인간ㆍ아수라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이러한 여러 색상
그 몸에 나타나며
하늘 궁전 유정천과
철위산과 수미산
대수미산과 큰 바다
그 몸 안에 나타나며
부처님들과 성문들과
불자와 보살들이
혹은 홀로 혹은 대중에서
설법함이 다 나타나며
무루법성(無漏法性) 미묘한 몸
비록 얻지 못했으나
청정한 그 몸 안에
일체가 나타나느니라.
“다시 상정진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여래 멸도한 후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옮겨 쓰면 1,200의 뜻의 공덕을 얻느니라. 이 청정한 의근(意根)43)으로 한 게송이나 한 구절만을 들어도 한량없고 가없는 뜻에 통달하여 알며, 그 한 구절이나 한 게송을 능히 연설하되, 한 달 내지 넉 달 또는 1년 동안을 하리라. 그가 설하는 모든 법이 그 뜻을 따르되, 다 실상과 같이 서로 위배되지 아니하며, 혹은 속세의 경서나 세상을 다스리는 언어나 학설, 생활하는 방법을 설할지라도 다 정법에 순하게 되리라. 삼천대천세계 6취 중생이 마음으로 행하는 바와 마음에 동작하는 바와 마음으로 논하는 바를 다 아나니, 비록 무루의 지혜는 얻지 못했으나 그 의근이 이와 같이 청정하므로 이 사람이 사유함과 헤아리고 말하는 바가 다 불법으로 진실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또한 이것은 이미 부처님의 경 가운데서 설하신 바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런 사람 청정한 뜻
영리하고 흐리잖아
미묘한 이 의근으로
상ㆍ중ㆍ하의 법을 알고
한 게송만 듣더라도
무량한 뜻 통달하며
법과 같이 설법하되
한 달, 넉 달, 1년이며
이 세계 안팎의
일체 모든 중생
하늘ㆍ용과 인간들과
야차와 여러 귀신
6취 중에 있는 것들
마음으로 생각함을
『법화경』을 가진 과보로
일시에 다 알며
백복으로 장엄한
시방의 수없는 부처님
중생 위해 하신 설법
다 듣고 수지하며
무량한 뜻 생각하고
한량없이 설법하며
시종 착오 없는 것은
『법화경』을 수지한 까닭이라.
법의 모양 다 알고
뜻에 따라 차례로 알며
이름과 글도 통달하며
아는 대로 연설하나니
이런 사람 하는 설법
모두 다 불법이니
이 법 연설하므로
두려움이 하나 없고
『법화경』을 가진 이
의근 청정하기 이와 같아
비록 무루 못 얻어도
이런 모양 갖추나니
이 사람 이 경 가져
희유한 경지 머물러서
일체 중생 위하면
환희하고 공경하며
착하고도 교묘한
천만 가지 언어로써
분별하여 설법함은
『법화경』을 수지한 까닭이라.
20.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
그때 부처님께서 득대세(得大勢)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중에서 『법화경』 가진 이를 어떤 사람이 악한 말로 욕하고 비방하면 얻는 큰 죄보가 앞에서 말한 바와 같고, 그 얻는 공덕은 이제 말하는 바와 같이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다 청정하리라.
득대세야,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 아승기겁을 지난 오랜 옛날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이름은 위음왕(威音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며, 겁의 이름은 이쇠(離衰)요, 나라의 이름은 대성(大成)이었느니라. 그 위음왕께서 그 세상 가운데 하늘ㆍ인간ㆍ아수라들에게 설법하시되, 성문을 구하는 이에게는 4제법(諦法)을 설하여 생ㆍ노ㆍ병ㆍ사를 극복하고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 하시고, 벽지불을 구하는 이에게는 12인연법을 설해 주시고, 여러 보살들에게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인하여 6바라밀다를 설해 주시어 마침내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셨느니라.
득대세야, 이 위음왕불의 수명은 40만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겁이며,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무는 겁수는 1염부제(閻浮提)44)의 가는 티끌수와 같고, 상법(像法)의 세상 겁수는 사천하(四天下)의 가는 티끌수와 같으니, 그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이롭게 한 뒤에 멸도하셨고, 정법과 상법이 다 멸진한 뒤에도 그 국토에 다시 부처님께서 나시니, 또한 이름이 위음왕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으니, 이와 같은 차례로 똑같은 이름의 부처님께서 2만억이나 계셨느니라. 최초의 위음왕여래께서 멸도하시고 정법이 멸진한 뒤 상법 가운데 증상만의 비구가 큰 세력을 가졌더니, 그때 상불경(常不輕)이라는 한 보살 비구가 있었느니라.
득대세야, 무슨 인연으로 그를 상불경이라 이름하는지를 아느냐? 이 비구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보면 모두 다 예배하고 찬탄하며 말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깊이 공경하고 경만하게 생각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그대들은 모두 보살의 도를 행하여 반드시 성불하기 때문이니라.’
그 비구는 경전을 읽지도 않고 외우지도 아니하며 다만 예배만 행하였느니라. 멀리서 사부대중을 볼지라도 또한 쫓아가서 예배하고 찬탄하여 말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경만하게 생각하지 않나니, 그대들은 다 반드시 성불하기 때문이니라.’
사부대중 가운데 진심을 내어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이 악한 말로 꾸짖고 욕하기를 ‘이 어리석고 무지한 비구야, 너는 어디서 와서 우리들을 경만히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며, 또 반드시 성불하리라 수기까지 하느냐? 우리들은 이와 같이 허망한 수기는 받지 않겠노라’ 하니, 이렇게 여러 해 동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항상 비웃음과 욕을 들을지라도 진심을 내지 않고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반드시 성불하리라.’
그가 이런 말을 할 때 여러 사람들이 혹은 막대기나 기와 또는 돌로 때리면 멀리 피해 달아나며, 오히려 큰 소리로 외쳤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경만하게 생각하지 않나니 그대들은 모두 다 성불하리라.’
그가 항상 이런 말을 하고 다녔으므로 증상만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그를 상불경이라 불렀느니라.
이 비구가 임종할 때 위음왕불께서 먼저 설하셨던 『법화경』의 20천만억 게송을 허공으로부터 들어 다 수지하고 곧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이 청정하고, 이 6근의 청정함을 얻고는 다시 2백만억 나유타 세(歲)의 수명이 늘어나 많은 사람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하였느니라. 이때 그를 천대하고 경멸하여 상불경이라 부르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사부대중들이 큰 신통력과 요설변재력(樂說辯才力)45)과 큰 선적력(善寂力)46)을 보며 그가 설하는 바를 듣고는 다 믿고 따라 순종하니, 이 보살은 다시 천만억 중생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도록 하였느니라. 그가 수명을 다한 뒤에는 2천억의 부처님을 친견하니 그 부처님들의 이름이 다 같이 일월등명(日月燈明)이며, 그 법 가운데 이 『법화경』을 설하고 그 인연으로 다시 2천억의 부처님을 친견하니 또한 운자재등왕불(雲自在燈王佛)이었으며, 이 여러 부처님 법 가운데서도 이 경전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여러 사부대중을 위해 설한 까닭에 항상 눈이 청정하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근기가 청정하며, 사부대중 가운데서 설법하더라도 마음에 두려움이 없었느니라.
득대세야, 이 상불경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많은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여 여러 선근을 심었으며, 수명을 다한 뒤에는 천만억의 부처님을 친견하여 여러 부처님 법 가운데서 이 경전을 설하고 공덕을 성취하여 성불하였느니라.
득대세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 때의 상불경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 사람이 바로 내 몸이었느니라. 만일 숙세에 내가 이 경전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하지 아니하였다면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못 얻었을 것이다. 내가 앞에 계신 부처님들로부터 이 경전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하였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렇게 빨리 얻은 것이니라.
득대세야, 그때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은 진심을 내어 나를 경멸했기 때문에 2백억 겁 동안에도 부처님 한 번 못 만나 뵙고 법을 못 들었으며, 또한 스님도 보지 못했으며, 천 겁 동안을 아비지옥 속에서 큰 고통을 받고, 그 죄보가 다한 뒤에는 다시 상불경보살의 교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었느니라.
득대세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때 상불경보살을 항상 경멸한 이들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이 회중 가운데 있는 발타바라(跋陀婆羅) 등 5백 보살과 사자월(師子月) 등의 5백 비구니와 사불(思佛) 등의 5백 우바새로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들이니라.
득대세야, 마땅히 알라. 이 『법화경』은 여러 보살마하살을 크게 이롭게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이 경전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옮겨 쓸지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펼치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에 한 부처님
그 이름이 위음왕불
신통 지혜 무량하사
일체 중생 인도할새
하늘ㆍ인간ㆍ용ㆍ귀신
정성스런 공양받고
이 부처님 멸도하여
법 또한 다할 때에
보살 한 분 계셨으니
이름하여 상불경
그 때에 사부대중
법마다 집착커늘
상불경 그 보살이
곳곳마다 찾아가서
말하여 이르는 말,
그대 경멸 않나니
도 행하는 그대들도
모두 다 성불하리라고.
이 말 들은 여러 사람
비방하고 욕을 해도
상불경 그 보살은
능히 받아 다 참으며
숙세의 죄 다한 후
임종할 때 이르러서
이 경전 얻어 들어
6근이 청정하고
신통력을 쓰기 때문
수명 또한 더했노라.
다시 중생 위하여
이 경 널리 설하니
법에 걸린 뭇 중생들
그 보살의 교화로
빠짐없이 성취하여
부처님 도 다 이루며
그 보살은 임종한 후
많은 부처님 만나 뵙고
이 경전을 설한 인연
무량한 복 받아서
공덕을 점점 갖춰
성불 빨리 했느니라.
그 때의 상불경은
바로 내 몸이고
상불경을 경멸하던
사부대중들은
내가 준 성불 수기
모두 받은 인연으로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을 만나 뵈온
이 가운데 5백 보살
청신사와 청신녀47)도
나의 앞에 지금 와서
법을 듣는 이들이라.
나는 지난 세상
많은 사람 권하여서
제일 되는 이 법을
듣고 받게 하였으며
보이고 가르쳐서
열반에 잘 머물러
세세에 이 경전을
수지토록 하였으며
억만 겁 오랜 세월
불가사의 얻게 하려
항상 이 법 듣게 하고
열어 뵈고 가르치며
천만이나 억만 겁
불가사의 이르도록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항상 이 경 설하시니
그러므로 도 닦는 이
부처님 멸도 후에
이 경전을 듣고
의혹된 맘 내지 말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경전 설법하면
세세에 부처님 만나
빨리 성불하리라.
21. 여래신력품(如來神力品)
그때 땅에서 솟아나온 천 세계의 티끌수 같은 보살마하살이 모두 부처님 앞에서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 존안을 우러러보며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세존의 분신들이 계시다가 멸도하신 곳에 가서 이 경을 설하오리다. 왜냐 하면 저희들도 이 진실되고 청정한 큰 법을 얻어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옮겨 쓰며, 이를 공양하려는 때문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오래 전부터 머물러 있던 문수사리 등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보살마하살과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의 온갖 중생 앞에서 큰 신통력을 나타내셨다. 넓고 긴 혀48)를 내시니 위로는 범천까지 이르며, 일체의 털구멍에서는 한량없이 많은 광명이 나타나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며, 또한 보배 나무 아래의 사자좌에 앉으신 많은 부처님들께서도 그와 같은 넓고 긴 혀를 내시어 광명을 놓으셨다. 이렇게 석가모니불과 보배 나무 아래 계신 많은 부처님들은 백천 년 동안 신통력을 내신 뒤에야 다시 혀를 거두시며, 이때 큰 기침을 하시며 함께 손가락을 튀기시니,49) 이 두 가지 소리가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 두루 들려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50)하였다.
그 가운데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보배 나무 아래의 사자좌에 앉으신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의 여러 부처님들과 석가모니불께서 다보여래와 함께 보배탑 안의 사자좌에 앉아 계신 것을 이 사바세계에서 다 보며, 또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의 보살마하살들과 여러 사부대중들이 석가모니불을 둘러싸고 공경함을 보고 다 크게 환희하여 미증유를 얻었다.
그때 모든 하늘의 허공 중에서 큰 소리가 났다.
“이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의 아승기의 세계를 지나서 한 세계가 또 있으니, 그 이름은 사바세계요, 그 세계에 계신 부처님은 석가모니불이라고 하느니라. 지금 그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으로,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생각하시는 바이니, 그대들은 마음 깊이 따라 기뻐하고 또한 마땅히 예배 공양할지니라.”
그때 여러 중생들이 허공 중에서 들리는 이 소리를 듣고 사바세계를 향하여 합장하고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하고 부르며, 가지가지 꽃과 향과 영락과 번개와 그리고 많은 장신구들인 진귀하고 아름다운 보물들을 다 함께 사바세계에 흩었다. 그 흩은 여러 가지 물건은 구름처럼 시방에서 몰려 와서 변하여 보배 장막으로 이 세상의 부처님들 위를 덮으니, 이때 시방세계는 통달하여 걸림없는 것이 하나의 불국토와 같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상행(上行) 등 많은 보살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은 이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으며 또한 불가사의하니라. 만일 내가 이 신통력으로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 동안 부촉하기 위하여 이 경의 공덕을 설할지라도 오히려 그를 다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중요한 것만을 말하면, 여래의 일체법과 여래의 일체 자재한 신통력과 여래의 일체 비밀한 법장과 여래의 일체 깊은 일을 이 경에서는 선설하여 펴 보였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 일심으로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옮겨 쓰며 설함과 같이 수행할지니, 너희들이 있는 국토에서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옮겨 쓰며 설함과 같이 수행하라.
이 경권이 머무는 곳이 혹은 동산이거나 산림 가운데거나 나무 아래 승방이거나 서민의 집이거나 전당 산곡이나 들판일지라도 마땅히 그곳에 탑을 쌓을 것이니, 왜냐 하면 이곳은 모두 도량으로 여러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며, 또 여러 부처님들께서 이곳에서 열반하시기 때문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큰 신통력에 머무시는
부처님 세존께서
중생을 기쁘게 하려
무량 신통 나타내시니
혀는 길어 범천까지
몸에 놓는 밝은 광명
부처님 도 구하는 이
그를 위해 나타내시며
그때 나는 기침 소리
손가락을 또 튀기시니
시방의 모든 세계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부처님 멸도하신 뒤
이 경 능히 가지므로
여러 부처님들 환희하사
무량 신통 나타내시며
이 경 부촉 위하므로
경 가진 이 찬탄하되
무량한 겁 다하여도
능히 다하지 못하리니
이런 사람 공덕은
가없이 무궁하여
시방의 허공 같아
재어 볼 길 없느니라.
능히 이 경 갖는 이
내 몸을 보게 되며
다보불과 여러 분신(分身)
또한 만나 뵙고
내가 오늘 교화하는
많은 보살 보게 되며
이 경전 갖는 이는
나와 또 나의 분신
멸도하신 다보불과
일체를 환희케 하며
시방에 계신 부처님
과거ㆍ미래 부처님께
친근하고 공양하며
환희토록 하게 하고
부처님께서 도량에서
얻으신 비밀한 법
이 경전 갖는 이는
머지않아 얻어 보며
또한 이 경 갖는 이
여러 법의 묘한 뜻과
명자(名字)들과 언사들을
무궁하게 설하기를
허공 중에 바람같이
걸림 하나 없느니라.
여래 멸도하신 후
부처님 설하신 경
인연과 차례 알아
뜻을 따라 설법하되
일월의 밝은 광명
온갖 어둠 걷어내듯
이런 사람 행하는 일
중생의 어둠 멸해 주어
무량한 보살 가르쳐
1승에 머물게 하니
이러므로 지혜로운 이
공덕 이익 받아서
내가 멸도한 후
이 경전 수지할지니
이런 사람 불도에
의심 없이 들리라.
22. 촉루품(囑累品)
그때 석가모니불께서 법의 자리에서 일어나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오른손으로 한량없이 많은 보살마하살들의 머리를 어루만지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에 이 얻기 어려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고 익혀 지금 너희들에게 부촉(付囑)51)하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일심으로 이 법을 널리 펴서 이롭게 하여라.”
그 보살들의 머리를 세 번이나 어루만지시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한량없고 가없는 백천만억 아승기겁에 이 얻기 어려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고 익혀 지금 너희들에게 부촉하나니, 너희들은 이 법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널리 선설하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듣게 하고 알게 할지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큰 자비가 있어 무엇이나 아끼고 인색함이 없어 두려울 바가 없고, 또 중생들에게 부처의 지혜와 여래의 지혜와 자연의 지혜를 능히 주기 때문이니라. 여래는 일체 중생의 큰 시주(施主)52)이니, 여래의 법을 따라 배우되 아끼거나 인색한 마음을 내지 말지니라. 앞으로 오는 세상에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있어 여래의 지혜를 믿는 이에게는 이 『법화경』을 마땅히 연설해 주어 얻어 듣게 하고 알게 할 것이니, 그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님 지혜를 얻게 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또 만일 어떤 중생이 믿지 않고 받지 않으면 여래의 다른 깊고 미묘한 법 가운데서 보이고 가르쳐 이익되고 기쁘게 할지니라. 만일 너희들이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이 곧 여러 부처님들의 은혜를 갚는 것이니라.”
그때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몸 가득히 기쁨이 차서 더욱 공경하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다 같이 여쭈었다.
“세존께서 분부하신 바와 같이 마땅히 갖추고 받들어 행하겠사오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걱정하지 마옵소서.”
모든 보살마하살 대중들이 이와 같이 세 번을 반복하여서 다 함께 소리 내어 말하길
“세존께서 분부하신 바와 같이 마땅히 갖추고 받들어 행하겠사오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걱정하지 마옵소서”라고 하였다.
그때 석가모니불께서 시방에서 오신 여러 분신 부처님들을 각각 본국에 돌아가도록 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 부처님들께서 편안히 돌아가시고 또한 다보불탑도 다시 전과 같이 돌아가옵소서.”
석가모니불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보배 나무 아래의 사자좌에 앉아 계시던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많은 분신불과 그리고 다보불과 아울러 상행 등의 가없는 아승기 보살 대중과 사리불 등 성문의 사부대중과 일체 세간의 하늘ㆍ인간ㆍ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설법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였다.
23.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
그때 수왕화(宿王華)보살53)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약왕(藥王)보살은 어찌하여 이 사바세계에서 노닙니까? 이 약왕보살은 백천만억 나유타 어려운 고행들을 수행했습니까?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간략히 설하여 주옵소서.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과 다른 국토에서 온 여러 보살들과 이 성문 대중들이 들으면 다 기뻐하오리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이름은 일월정명덕(日月淨明德)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느니라. 그 부처님께는 80억의 많은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며, 또한 72항하의 모래 같은 수의 성문 대중이 있었으며, 부처님의 수명은 4만 2천 겁이요, 보살의 수명도 또한 같았으며, 그 국토에는 여자와 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 등과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없었느니라.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여 유리로 이루어지고 보배 나무로 장엄되었으며, 보배 장막을 위에 덮어 보배꽃의 번개를 드리우고, 보배의 병과 향로가 나라에 두루하였으며, 보배로 만든 좌대가 한 나무에 한 개씩 있었으니, 그 나무들의 거리는 화살 한 개 사이였느니라. 이 보배 나무 아래에는 보살과 성문이 다 앉아 있었고, 또 보배의 좌대 위에는 백억이나 되는 여러 천신들이 하늘 음악을 울리고 노래로 부처님을 찬탄하며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희견(一切衆生喜見)보살과 또 다른 보살 대중 그리고 성문의 대중을 위하여 『법화경』을 설하셨느니라.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이 고행을 즐겨 익히고 일월정명덕불의 법 가운데서 정진하고 수행하여 1만 2천 년 동안을 일심으로 부처님을 구하더니, 마침내 현일체색신삼매(現一切色身三昧)54)를 얻었느니라. 이 삼매를 얻은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이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은 것은 다 이 『법화경』을 들은 힘 때문이니라. 나는 이제 일월정명덕불과 『법화경』에 마땅히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즉시 이 삼매에 들어가 허공 가운데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과 가늘고 검은 전단향을 가득하게 구름처럼 내리며, 또는 해차안(海此岸)의 전단향(栴檀香)55)을 비오듯 내리니, 이 향은 6수(銖)56)가 되는데, 그 값은 사바세계와 같으니라.
이러한 공양을 마치고 삼매에서 일어나 스스로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써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그리고는 곧 여러 가지 전단ㆍ훈륙(薰陸)57)ㆍ도루바(兜樓婆)58)의 향과 필력가(畢力迦)59)ㆍ침수ㆍ교향(膠香)60)들을 먹고, 또 1,200년 동안 첨복 등의 꽃 향유를 마시며, 또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불 앞에서 하늘 보배옷으로 스스로 몸을 감고 거기에 향유를 부어 적신 뒤 신통력의 발원으로써 몸을 태우니, 그 광명이 80억 항하의 모래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
그때 그 세계 부처님들께서 동시에 찬탄하셨느니라.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이것이 참된 정진이니라. 또한 이것이 여래께 드리는 참된 공양이니라. 만일 꽃과 향과 영락ㆍ소향ㆍ말향ㆍ도향이나 하늘 비단으로 된 번개와 해차안의 전단향,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물건을 공양하더라도 능히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혹은 왕국이나 처자를 보시하더라도 또한 이에 미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제1의 보시라 하나니, 여러 가지 보시 중에서 가장 높은 보시가 되는 것은 법으로써 모든 여래를 공양하기 때문이니라.’
이런 말씀들을 하시고는 모두 잠자코 계셨느니라. 그 몸이 1,200년 동안을 탄 뒤에야 몸이 다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몸을 다 태워 법 공양을 마친 후, 다시 일월정명덕불의 국토 가운데 정덕왕(淨德王)의 집에 결가부좌하고 홀연히 화생(化生)61)하여 게송으로 그의 아버지께 말하였느니라.
대왕이신 아버지여, 마땅히 아옵소서.
저는 저 땅에서 오래도록 경행하여
현일체색신삼매를 잘 얻었으며
또한 그 삼매에 들었습니다.
부지런히 큰 정진 행하려는 뜻
아끼던 내 몸까지 선뜻 버리고
거룩하신 세존께 공양을 하니
위없는 큰 도 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게송을 다 마치고 아버지께 또 말하였느니라.
‘일월정명덕불이 아직도 계시나니, 제가 먼저 공양을 마치고 해일체중생어언다라니(解一切衆生語言陀羅尼)62)를 얻고, 다시 이 『법화경』의 8백천만억 나유타인 견가라(甄迦羅)63)ㆍ빈바라(頻婆羅)64)ㆍ아촉바(阿閦婆)65) 등의 게송을 들으려니 대왕이시여, 제가 지금 돌아가 이 부처님께 공양하려 합니다.’
이 말을 마치고 7보의 좌대에 앉아 허공으로 오르니 그 높이가 7다라수나 되었느니라. 부처님 계신 데에 가서는 머리 숙여 예배하고 열 손가락을 모아 합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존안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세존께서
시방 두루하게 광명을 놓으시니
오랜 옛날 일찍이 공양을 하였지만
지금 다시 와서 친근합니다.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이 게송을 다 마치고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아직도 계십니까?’
그때 일월정명덕불께서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열반할 때가 이르렀으며 멸도할 때가 이르렀노라. 너는 자리를 편안히 펴라. 나는 오늘 밤 열반에 들리라.’
그리고는 또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셨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부처님의 법으로써 모든 보살과 큰 제자와 너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부촉하노라. 또 삼천대천 7보의 세계와 여러 보배 나무의 좌대와 시봉하는 여러 하늘을 다 너에게 부촉하며, 내가 멸도한 후 있을 사리도 또한 너에게 부촉하나니, 그것을 잘 유포하고 널리 공양토록 하며, 마땅히 몇 천의 탑을 일으킬지니라.’
그리고는 일월정명덕불께서 그 날 밤중에 열반에 드셨느니라.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심을 보고 슬퍼하고 오뇌하며, 부처님을 연모하여 곧 해차안의 전단향을 쌓아 놓고, 그 위에 부처님을 모시고 불태우고, 불이 다 꺼진 뒤에 사리를 거두어 8만 4천의 보배 항아리를 만들고, 8만 4천의 탑을 일으키되, 3세계보다 높고 표찰(表刹)66)을 장엄하게 하며, 여러 가지 번개를 드리우고 가지가지 보배 방울을 달았느니라.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스스로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이와 같이 공양을 하였으나, 마음에 아직 흡족하지 않으니 다시 사리를 공양하리라.’
곧 여러 보살과 대제자와 하늘ㆍ용ㆍ야차 등의 일체 대중에게 말하였느니라.
‘그대들은 일심으로 생각하라. 나는 지금 일월정명덕불의 사리를 공양하려 하느니라.’
그리고는 백복(百福)으로 장엄한 팔을 8만 4천 탑 앞에서 태워 7만 2천 년 동안을 공양하고, 무수히 많은 성문을 구하는 대중과 한량없이 많은 아승기 대중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고, 현일체색신삼매를 다 얻어 머물게 하였느니라. 그때 여러 보살과 하늘과 인간ㆍ아수라 등이 그 팔이 없어진 것을 보고 걱정하고 슬퍼하며 말하였느니라.
‘저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우리들의 스승으로 우리들을 교화하시거늘, 이제 팔을 태우셨으니 몸이 구족치 못하시도다.’
이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맹세했느니라.
‘나는 이 두 팔을 버렸으니 이제 반드시 부처님의 금색의 몸을 얻으리라. 만일 나의 이런 일이 참되고 헛되지 아니하면 나의 이 두 팔은 옛날처럼 회복되리라.’
이 맹세를 마친 뒤 과연 두 팔이 옛날처럼 회복되니, 이것은 이 보살의 복덕과 지혜가 두터운 까닭이니라. 그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보배꽃이 비오듯 내리며, 모든 하늘과 인간은 미증유함을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수왕화야,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약왕보살이 바로 그이니라. 그가 이렇게 몸을 버려 보시한 것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수이니라. 수왕화야, 만일 발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려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하나를 태워서 부처님의 탑에 공양할지니, 이렇게 하면 국토나 처자나 또는 3천 국토의 산ㆍ숲ㆍ하천ㆍ못 등과 여러 가지 보배나 진귀한 물건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또 어떤 사람이 7보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워 부처님과 큰 보살과 벽지불과 아라한에게 공양할지라도 이 사람이 얻는 공덕은 『법화경』의 4구의 게송 하나를 받아 가져 얻는 복만 못하느니라.
수왕화야, 비유하면 모든 냇물이나 강물 등의 여러 가지 물 가운데서 바다가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또한 마찬가지로 모든 여래께서 설법하신 경전 가운데 그 뜻이 가장 깊고 가장 위가 되어 제일이니라. 또 토산(土山)ㆍ흑산(黑山)67)ㆍ소철위산ㆍ대철위산과 10보산(寶山)68) 등의 여러 산 가운데 수미산이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또한 마찬가지로 여러 경전 가운데 제일이니라. 또 뭇 별 가운데 달이 제일이듯이 이 『법화경』도 또한 마찬가지로 여러 경전 가운데 가장 밝게 비추느니라. 또 태양이 모든 어둠을 제거하듯 이 경도 마찬가지로 일체의 착하지 못한 어둠을 제거하느니라. 또 여러 소왕(小王) 가운데 전륜성왕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마찬가지로 여러 경전 가운데 가장 높아 위가 되느니라. 또 제석천이 삼십삼천에서 왕이듯이 이 경도 마찬가지로 여러 경전 가운데서 왕이 되느니라. 또 대범천왕이 일체 중생의 아버지가 되듯이 이 경도 마찬가지로 일체 현성(賢聖)과 아직 배우는 이나 다 배운 이, 그리고 보살의 마음을 낸 사람들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또 모든 범부 가운데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마찬가지로 일체 여래와 보살과 성문들의 설법인 여러 경전 가운데서 가장 제일이니라. 또한 이 경을 수지한 이도 이와 같아 일체 중생 가운데 제일이니라. 또 일체 성문이나 벽지불 가운데 보살이 제일이듯이 이 경도 마찬가지로 일체 경전 가운데 제일이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법의 왕이 되듯이 이 경도 또한 마찬가지로 여러 경 가운데 왕이 되느니라.
수왕화야, 이 『법화경』은 능히 일체 중생을 구원하며,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의 모든 고뇌를 여의게 하고, 이 경은 능히 일체 중생을 크게 이익되게 하여 일체 중생의 소원을 충만하게 하나니, 맑고 시원한 못이 일체의 목마른 사람들을 채워 주는 것과 같으며, 추워 떨던 사람이 불을 얻은 것과 같고, 벗은 이가 옷을 얻은 것과 같으며, 상인이 물건의 주인을 얻은 것과 같고, 아들이 어머니를 만난 것과 같으며, 나루에서 배를 얻은 것과 같고, 병든 이가 의사를 만난 것과 같으며, 어둔 밤에 등불을 만난 것과 같고,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 것과 같으며, 국민들이 현명한 지도자를 만난 것과 같고, 행상이 바다를 얻은 것과 같고, 횃불이 어둠을 없애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법화경』은 중생들의 일체 고통과 일체 질병을 여의게 하여 능히 일체 생사 속박에서 해탈하게 하느니라. 그러므로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화경』을 듣고 스스로 쓰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 쓰면, 그 얻는 공덕은 부처님의 지혜로 그 많고 적음을 헤아려도 그 끝을 알 수 없느니라. 혹은 이 『법화경』을 써서 꽃ㆍ향ㆍ영락(瓔珞)ㆍ소향(燒香)ㆍ말향(末香)ㆍ도향(塗香)과 번개(幡蓋)ㆍ의복과 가지가지의 등[燈]인 소등(酥燈)ㆍ유등(油燈)ㆍ향유등(香油燈)ㆍ첨복유등(瞻蔔油燈)ㆍ수만나유등(須曼那油燈)ㆍ바라라유등(波羅羅油燈)ㆍ바리사가유등(婆利師迦油燈)69)ㆍ나바마리유등(那婆摩利油燈)70)으로 공양하더라도 그 얻는 공덕은 또한 한량없느니라.
수왕화야,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들으면 또한 한량없고 가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며, 혹은 어떤 여인이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듣고 받아 지니면, 그가 여인의 몸을 마친 뒤에는 다시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으리라.
만일 여래께서 멸도하신 후 5백 년71)에 이르러 어떤 여인이 이 경전을 듣고 그 설한 바와 같이 수행하면, 그 목숨을 다 마친 뒤에 극락세계의 아미타불을 큰 보살 대중들이 둘러 있는 곳에 가서 연꽃 가운데의 보배 자리에 태어나리라.
그리하여 다시는 탐욕하려는 번뇌가 없고, 성내고 어리석은 번뇌도 없으며, 또한 교만하고 질투하는 여러 가지의 더러운 번뇌가 없으리라. 그리고는 보살의 신통과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서 눈이 청정해지며, 이 청정한 눈으로 7백만 2천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 같은 여러 부처님 여래를 보게 되느니라.
이때 여러 부처님들께서 멀리서 칭찬하셨느니라.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너희들이 능히 석가모니불의 법 가운데서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사유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설해 주면, 그 얻는 바의 복덕은 한량없고 가없어 불도 능히 태우지 못하고 물도 능히 빠뜨릴 수 없느니라. 이러한 공덕은 1천 부처님들이 다 함께 설한다 할지라도 능히 다 할 수 없으며, 너희들이 이제 여러 마군72)을 파하여 생사를 벗어나니, 여러 가지 다른 원수는 자연히 멸하느니라.
선남자야, 백천의 여러 부처님들께서 신통력으로 항상 너희를 보호해 주시리니, 일체 세간의 하늘과 인간 가운데 너희만한 이가 없느니라. 그리고 여래를 제하고는 여러 성문과 벽지불과 여러 보살의 지혜나 선정도 너의 복덕만한 이가 없느니라.’
수왕화야, 이 보살은 이런 공덕과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듣고 능히 따라 기뻐하고 거룩하다고 칭찬하면 이 사람은 현세에서 입으로부터 푸른 연꽃의 향기가 항상 나고, 몸의 털 구멍에서는 우두전단의 향기가 항상 나며, 그 얻는 바의 공덕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리라.
수왕화야, 그러므로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너희에게 부촉하나니, 내가 멸도한 후 5백 년에 이르러 그 세계에서 널리 선포하고 유포해서 끊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그리고 악마나 그 무리와 여러 하늘ㆍ용ㆍ야차ㆍ구반다(鳩槃茶)73) 등이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여라.
수왕화야, 너는 반드시 신통한 힘으로 이 경을 수호할지니, 왜냐 하면 이 경은 염부제 사람들에게는 좋은 약이 되나니, 만일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려 고통을 받다가도 이 경만 들으면 병이 곧 나아 늙지도 죽지도 않느니라.
수왕화야, 만일 네가 이 경전 지니는 이를 보거든 푸른 연꽃과 말향을 가득 채워서 그 위에 공양하고 흩으면서 이와 같이 생각하여라.
‘이 사람은 머지않아 도량에 나가 풀을 깔고 앉아서 여러 마군들을 파하고 법소라를 불고 큰 법북을 치며 일체 중생의 늙고 병들어 죽는 고통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리라.’
따라서 불도 구하는 이는 이 경전 수지한 이를 보면 마땅히 이와 같이 공경하는 마음을 낼지니라.”
이 「약왕보살본사품」을 설하실 때 8만 4천의 보살이 해일체중생어언다라니를 얻었으며, 보배탑 가운데 계시는 다보여래께서는 수왕화보살을 이렇게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수왕화야, 너는 불가사의 공덕을 성취하고, 지금 석가모니불께 이러한 일을 물어서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였느니라.”
출처 http://kabc.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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