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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장아함경 제7권
후진(後秦) 불타야사(佛陀耶舍)ㆍ축불념(竺佛念) 한역
[제2분] ②
7. 폐숙경(弊宿經)1) 제3
그때 동녀(童女) 가섭(迦葉)은 500비구와 함께 구살라국(拘薩羅國)을 유행(遊行)하다가 점차로 사파혜(斯波醯) 바라문촌에 이르렀다. 그리고 사파혜촌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숲[尸舍婆林]에 머물렀다. 그때 폐숙(弊宿)이라는 바라문이 사파혜촌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 마을은 풍요롭고 살기 좋아 백성들이 많이 살았으며 수목도 무성했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따로 이 마을을 떼어 바라문 폐숙에게 주어 범분(梵分)2)으로 만들었다. 폐숙 바라문은 항상 이견(異見)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며, 또 다시 태어난다는 것[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다.”
사파혜촌 사람들은 동녀 가섭이 500명의 비구와 함께 구살라국에서 이곳 시사바숲으로 가까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들 말하였다.
“이 동녀 가섭은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었으며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솜씨[辯才]는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고 들었다. 그러니 이제 만나 보는 것 또한 좋지 않을까?”
그 마을 사람들은 날마다 차례로 가섭을 찾아보았다. 그때 폐숙은 높은 누각 위에서 그 마을 사람들이 떼 지어 가는 것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이 가는 곳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곧 측근에서 일산[蓋]을 들고 있는 시자(侍者)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떼 지어 가는가?”
시자가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는 동녀 가섭이 500비구를 거느리고 구살라국을 유행하며 시사바 숲으로 왔으며, 또한 듣기에 그는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어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말솜씨가 뛰어나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떼 지어 가는 것은 그 가섭을 만나고자 해서입니다.”
폐숙 바라문은 곧 시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저 사람들에게 가서, 잠깐 기다렸다가 함께 가서 만나자고 말하여라. 왜냐하면 저 가섭은 어리석고 미혹하여 세상 사람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生]이 있으며 선악의 과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는 것이다.”
시자는 명령을 받자마자 곧 사파혜촌 사람들에게 가서 말했다.
“바라문께서 당신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좀 기다렸다가 같이 가서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대답했다.
“좋다, 좋다. 만일 올 수 있다면 마땅히 같이 갈 것이다.”
시자는 돌아와 자세히 말했다.
“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실 수 있으면 가십시오.”
바라문은 곧 높은 누각에서 내려와 시자에게 명령하여 가마[駕]를 준비시켰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함께 시사바숲으로 가서 수레에서 내렸다. 그리고 걸어서 가섭에게로 나아가 인사를 나눈 뒤 한쪽에 앉았다. 그 마을 사람들 중 바라문이나 거사(居士)들은 가섭에게 예배한 뒤에 앉는 자도 있고 인사를 나눈 뒤에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자기 이름만 댄 뒤에 앉는 자도 있고 합장하고 나서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잠자코 앉는 자도 있었다.
폐숙 바라문은 동녀 가섭에게 말했다.
“지금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 틈을 내어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가섭이 대답했다.
“그대가 묻는 바를 따라 들을 것이니 그렇게 알라.”
바라문이 말했다.
“지금 내 주장은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도 없는 것이며 죄와 복의 과보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가섭이 대답했다.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그대의 생각대로 대답하라. 지금 위에 있는 해와 달은 이 세상인가, 다른 세상인가? 사람인가, 하늘인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해와 달은 다른 세상이며, 이 세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늘이며, 사람이 아닙니다.”
가섭이 대답했다.
“이것으로써 알 수 있으니, 반드시 다른 세상은 있는 것이며, 또한 다시 태어남도 있고 선악의 과보도 있는 것이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비록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도 있으며 선악의 과보도 있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모두 없는 것입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이유[因緣]로 다른 세상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도 없으며 선악의 과보가 없는 줄로 아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연유가 있습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연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고 하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매우 고생하는 친족과 벗[知識]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들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살생ㆍ도둑질ㆍ삿된음행ㆍ이간질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취ㆍ질투ㆍ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지옥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으로서 다시 돌아와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 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나는 반드시 믿고 수용할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10악(惡)도 갖추고 있다. 만일 저 사문의 말대로라면 너는 죽어 반드시 큰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분명히 지옥이 있다면 너는 마땅히 돌아와서 내게 말해 달라. 그런 뒤에야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 친족이라서 당연히 저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뒷세상은 없는 것입니다.”
가섭이 대답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끌어와 그것을 깨닫게 하겠다. 비유하면 도적이 항상 간사한 계책을 품고 있다가 왕이 금지하는 법을 범하자, 경관[伺察]이 그를 붙잡아 왕에게 데리고 가서 말했다.
‘이 사람이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왕께서 그를 다스려 주십시오.’
왕은 곧 측근에 있는 신하에게 명령했다.
‘그 사람을 결박하여 거리를 두루 돌게 한 뒤, 그를 싣고 성을 나가 사형을 집행하는 자에게 맡겨라.’
측근에 있던 사람들은 곧 그 도둑을 끌어다 사형 집행자에게 맡겼다. 그 도둑은 부드러운 말로 수위(守衛)에게 말했다.
‘당신은 나를 놓아주시오. 고향의 모든 친족들을 만나 작별의 인사를 마친 뒤에 반드시 돌아오겠소.’
바라문이여, 어떠한가? 저 수위는 기꺼이 그를 놓아주겠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안 될 것입니다.”
가섭은 또 말했다.
“그는 모두 같은 사람으로서 현세에 함께 살고 있는데도 오히려 놓아주지 않는데, 더구나 그대의 친족은 10악(惡)을 갖추었으니 몸이 죽어 수명이 끝난 다음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갔을 것이다. 지옥의 귀신은 자비심도 없고 또 사람도 아니며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세상을 달리하고 있다. 그가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지옥의 귀신에게 요구하기를 ‘너는 잠시만 나를 놓아다오. 내가 세간으로 돌아가 친족들을 만나 작별 인사를 한 뒤에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한들 석방될 수 있겠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안 될 것입니다.”
가섭은 또 말했다.
“이것으로 서로 비교해 보면 저절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미혹[迷]한 것을 고집하며 스스로 사견(邪見)을 내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내게는 다시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알 수 있는가?”
그는 대답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다른 세상이 있다고들 말한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사음하지 않으며 속이지 않고 이간질 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욕ㆍ질투ㆍ삿된 견해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 천상(天上)에 태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그것을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와 자신이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준다면 나는 반드시 그것에 대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10선(善)도 구족하고 있다. 만일 사문의 말대로라면 너는 이제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만일 분명히 하늘의 과보가 있거든 마땅히 와서 내게 말해 알려 달라. 그런 뒤에야 나는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내 친족이라서 당연히 저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가섭이 또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또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깊은 뒷간에 떨어져 머리까지 빠졌다고 하자. 왕은 측근에 있는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사람을 끌어내어 대나무로 긁개를 만들어 세 번 그 몸을 긁고 가루비누[澡豆]와 깨끗한 재[淨灰]로 여러 번 씻긴다. 다음에는 향탕(香湯)에 목욕시켜 여러 가지 고운 가루향을 그 몸에 뿌리고 이발사를 시켜 그 수염과 머리를 깨끗이 깎게 하고 또 측근에 명령하여 거듭 씻긴다. 이렇게 세 번을 되풀이하고 향탕에 목욕시키고 가루향을 몸에 뿌리며 좋은 옷으로 그 몸을 꾸미고 온갖 맛있고 감미로운 음식으로 그 입을 만족시키며 다시 높은 집에 올라가 5욕(欲)으로써 즐긴다고 하자. 그 사람이 다시 그 뒷간으로 들어가려고 하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들어가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곳은 냄새 나고 나쁜 곳인데 무엇 때문에 도로 그곳에 들어가려 하겠습니까?”
가섭이 말했다.
“모든 하늘도 그렇다. 이 염부리(閻浮利)의 땅은 냄새나고 더러워 깨끗하지 못하다. 모든 하늘은 여기서부터 거리가 100유순(由旬)이나 떨어진 위에서 멀리 사람들의 냄새를 맡지만 뒷간 냄새보다 더 심하게 여긴다. 바라문이여, 그대의 친족과 벗들은 10선(善)을 갖추었으므로 틀림없이 하늘에 태어나 5욕을 스스로 즐기며 쾌락이 끝이 없을 텐데, 무엇하러 다시 기꺼이 이 염부리 땅으로 돌아오려고 하겠는가?”
그가 대답했다.
“아닐 것입니다.”
가섭이 또 말했다.
“이것으로 서로 비교해 보면 저절로 충분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미혹한 것을 고집하며 스스로 사견(邪見)을 내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고 아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내게는 다시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아는가?”
그는 대답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매우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서 말했습니다.
‘사문과 바라문들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뒷세상[後世]이 있다고들 말한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도리천(忉利天) 에 태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또한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이 돌아와 자신이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 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나는 꼭 그것을 믿을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5계(戒)도 구족했으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날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만일 분명히 하늘의 복이 있거든 너는 마땅히 돌아와 내게 말해 달라. 그런 뒤에야 나는 마땅히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내 친족이라서 당연히 나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가섭이 대답했다.
“이 인간 세상의 100살은 바로 도리천의 하루 낮ㆍ하루 밤에 해당한다. 이렇게 또한 30일이 1개월이고 12개월이 1년이니 이렇게 계산하면 저 하늘의 수명은 천 살이나 된다. 어떤가? 바라문이여, 그대의 친족으로서 5계를 구족한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났을 것이다. 그는 하늘에 태어나서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여기에 처음으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2, 3일 동안 여기서 즐겁게 놀다가 그 다음에 내려가서 그에게 알려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였다면 그대가 만나볼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죽은 지 오래일 텐데, 어떻게 서로 만날 수 있겠습니까?”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누가 와서 당신에게 도리천이 있고 그 수명이 이와 같다고 말했습니까?”
가섭이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지금 다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면서부터 장님이 되어 파란색[靑]ㆍ노란색[黃]ㆍ빨간색[赤]ㆍ흰색[白] 등 다섯 가지 색깔과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을 모르며, 또 해ㆍ달ㆍ별ㆍ구릉ㆍ골짜기를 보지 못했는데 어떤 사람이 장님에게 물었다.
‘파란색ㆍ노란색ㆍ빨간색ㆍ흰색 등의 다섯 가지 빛깔이 어떠한가?’
장님이 대답했다.
‘다섯 가지 빛깔은 없다. 그와 같이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과 해ㆍ 달ㆍ별ㆍ구릉ㆍ골짜기는 모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가? 바라문이여, 저 장님의 말이 올바른 대답인가?”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세간에는 현재 파란색ㆍ노란색ㆍ빨간색ㆍ흰색 등 다섯 가지 색깔과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과 해ㆍ달ㆍ별ㆍ구릉ㆍ골짜기들이 있는데, 그는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그와 같다. 도리천의 수명은 실제로 있는 것이지 공허한 것이 아니다. 그대는 스스로 보지 못했다고 하여 곧 그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은 아무리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래도 믿지 않습니다.”
가섭은 또 말했다.
“그대는 또 무슨 연유로 그것이 없다고 알고 있는가?”
그가 대답했다.
“가섭이여, 제가 봉작 받은 마을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서 내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을 묶어 큰 가마솥에 넣고, 둘레를 진흙으로 두툼하게 덮어 단단히 봉해 새지 못하게 하라. 그리고 사람을 시켜 둘러싸고 솥에 불을 때서 삶아라.’
나는 그때 그 사람의 정신이 빠져 나가는 곳을 살펴서 알아보고 싶어서 모든 시종(侍從)을 데리고 에워싸고 살펴보았지만 그 정신이 오고 가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또 그 솥을 열고 보았지만 또한 정신이 오고 간 흔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또 말했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묻겠다. 만일 답할 수 있거든 마음대로 대답하라. 바라문이여, 너는 높은 누각에 누워 잠을 잘 때, 일찍이 꿈에서 산림(山林)ㆍ강하(江河)ㆍ동산[園]을 보았으며, 욕지(浴池)ㆍ나라ㆍ고을ㆍ거리를 본 적이 있는가?”
그는 대답했다.
“꿈에 본 적이 있습니다.”
또 물었다.
“바라문이여, 그대가 꿈을 꿀 때 그대 집의 권속들은 그대를 시중들고 있었는가?”
그는 대답했다.
“시중들고 있었습니다.”
또 물었다.
“바라문이여, 너의 모든 권속들은 너의 식신(識神:넋)이 드나드는 것을 보았다고 하던가?”
그는 대답했다.
“보지 못했습니다.”
가섭은 또 말했다.
“그대는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인데도 식신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없는데 더구나 죽은 사람에 있어서이겠는가? 그대는 눈앞에 나타난 일만 가지고 중생을 관찰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어떤 비구가 밤새도록[初夜後夜] 잠자지 않고 정근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오로지 도품(道品)만 생각하며, 삼매의 힘으로써 천안(天眼)을 닦아 깨끗이 하고 천안(天眼)의 힘으로 중생을 관찰한다고 하자. 그때 그는 중생들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나며, 수명의 길고 짧음과 안색이 좋고 추함과 행(行)에 따라 과보를 받아 좋고 나쁜 세계[趣]에 가는 것을 모두 보아서 안다. 그대는 더럽고 탁한 육안(肉眼)이기 때문에 중생이 가는 곳을 환히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없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바라문이여, 이로써 다른 세상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그래도 그것은 없습니다.”
가섭이 또 말했다.
“그대는 또 다른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고 알고 있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있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어떤 연유로 아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제가 봉작 받은 마을에 도둑질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 제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오직 원컨대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사람을 묶어 놓고 그 가죽을 산 채로 벗기게 하고 그 식신(識神)을 찾았으나 도무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살을 베게 하면서 식신을 찾았으나 그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힘줄을 끊고 뼈 속에서 식신을 찾았으나 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뼈를 쪼개고 골수[髓]를 내게 하여 골수 속에서 식신을 찾았으나 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여, 나는 이런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아주 먼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는 척박하고 허물어져 미처 회복되지 않았다. 그때 어떤 상인이 500대의 수레를 끌고 그 지역을 지났는데 어떤 한 범지(梵志)가 화신(火神)을 섬기면서 늘 한 숲에 머무르고 있었다. 모든 상인들은 거기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하직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그때 불을 섬기는 범지가 이렇게 생각했다.
‘아까 여러 상인들이 이 숲 속에서 묵고 이제 떠났는데 혹 빠뜨린 것이 있는지 시험 삼아 가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거기에 가보았으나 아무것도 없고 다만 한 살 난 어린애가 그 자리에 홀로 있었다. 범지는 다시 생각했다.
‘내 이제 어찌 이 어린애를 차마 내 앞에서 죽게 하랴. 차라리 이 아이를 내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길러야겠다.’
그리고는 곧 어린애를 안고 사는 곳으로 돌아와 길렀다. 그 아이가 점점 자라 열 살 남짓이 되었다.
이때 이 범지는 잠깐 볼 일이 있어 속세에 가기 위해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볼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우고자 한다. 너는 이 불을 잘 보호해 부디 꺼지지 않도록 하여라. 만일 불이 꺼지거든 송곳으로 나무를 비벼 불을 피우도록 하여라.’
이렇게 자세히 일러주고 숲을 나와 길을 떠났다. 범지가 떠난 뒤 어린애는 장난에 빠져 자주 불을 돌보지 않아 불이 그만 꺼져 버렸다. 어린애는 놀다 돌아와 불이 꺼진 것을 보고 걱정되어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 우리 아버지는 떠나실 때 자세히 가르쳐 주면서 나에게 당부하기를 이 불을 잘 지켜 부디 꺼지지 않게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장난에 빠져 그만 불을 꺼지게 했으니, 장차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그때 그 어린애는 재를 불면서 불을 구했으나 얻지 못했고, 다시 도끼로 땔감을 쪼개 불을 구했으나 또 얻지 못했다. 다시 땔감을 부수어 절구통에 넣고 찧으면서 불을 구했으나 또 얻지 못했다.
그때 범지가 속세에서 돌아와 숲 속으로 가서 어린애에게 물었다.
‘내 먼저 너에게 불을 잘 보살피라고 당부하였는데, 불은 꺼지지 않았느냐?’
어린애가 대답했다.
‘제가 나가서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자주 보살피지 못해 불이 이미 꺼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어린애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방편으로 다시 불을 구하였느냐?’
어린애가 대답했다.
‘불은 나무에서 생기는 것이라서 저는 도끼로 나무를 쪼개어 불을 구했으나 얻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것을 끊어 부수어 절구통에 넣고 찧으면서 불을 구했으나 불은 결국 얻지 못했습니다.’
그 범지는 송곳으로 나무를 비벼 불을 내어 섶을 쌓아 태우면서 어린애에게 말했다.
‘대개 불을 구하는 방법은 이런 것이다. 그저 나무를 쪼개고 절구로 찧고 해서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이와 같아서 방편도 없이 죽은 사람의 가죽을 벗겨 식신을 구했다. 그대는 눈앞에 나타난 일만으로 중생을 관찰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어떤 비구는 밤새도록 자지 않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오로지 도품(道品)만 생각하고, 삼매의 힘으로써 천안(天眼)을 닦아 깨끗이 하고 천안의 힘으로 중생을 관찰하여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나며 수명의 길고 짧음과 안색이 좋고 추함과 행을 따라 과보를 받아 선악(善惡)의 세계[趣]로 나아가는 것을 모두 보아 안다. 그대는 더럽고 탁한 육안(肉眼)이기 때문에 중생의 가는 세계를 환히 보지 못하는 것인데 그저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그래도 그것은 없습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또 다른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고 알고 있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어떤 연유로 아는가?”
바라문이 말했다.
“제가 봉작 받은 마을에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 내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이 사람을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측근 사람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저울로 달아 보아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명령을 받고 곧 저울로 달았습니다. 나는 또 시중드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편안하게 죽이되 가죽과 살에 상처를 내지 마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내 명령을 받고 곧 그를 죽이되 상처를 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시 좌우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그것을 다시 달아보았는데 그것은 본래보다 무거웠습니다. 가섭이여, 그를 산 채로 달았을 때에는 그는 식신(識神)이 아직 있어 안색이 아름답고 또 능히 말까지 했는데 그 몸은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그를 죽여 다시 달았을 때에는 식신은 이미 없어져 안색도 없어지고 또 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 몸은 더 무거웠습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내 이제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그대는 생각대로 내게 대답하라. 사람이 쇠를 달아보는 것과 같다. 먼저 차가울 때 달아보고 다음에 뜨거울 때 달아보면 어떤 것이 광택[光色]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우며, 어떤 것이 광택이 없고 단단하며 무거운가?”
바라문이 말했다.
“뜨거운 쇠는 빛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고, 차가운 쇠는 빛이 없고 단단하며 무겁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사람도 그와 같다. 살아서는 안색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지만, 죽으면 안색도 없고 단단하며 무겁다.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틀림없이 없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저에겐 병이 들어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거기 가서 말했습니다.
‘이 병자를 부축해 오른쪽으로 눕혀라.’
그러자 바라보는 것이나 굽히고 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또 왼쪽으로 눕히게도 하였고 뒤엎게도 하였으며, 뒹굴게도 하였는데 굽히고 펴는 것이나 바라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그가 곧 죽자 나는 다시 사람을 시켜 부축해 굴리게 하고 왼쪽으로 눕히고 오른쪽으로 눕히고 뒤엎게도 하면서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다시는 굽혀 펴거나 바라보거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고동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때 고동을 잘 부는 어떤 사람이 그 나라에 가서 한 마을에 들어가 고동을 쥐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놓아두었다. 그러자 그 마을 사람들 남녀 모두가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모두 가서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기에 이처럼 애절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트였습니까?’
그 사람은 고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물건의 소리입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손을 고동에 대보면서 말했다.
‘너는 소리를 내라, 너는 소리를 내라.’
그러나 고동은 전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주인은 곧 고동을 들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내려놓았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전에 그 아름다운 소리는 이 고동의 힘이 아니라, 손이 있고 입이 있고 기운이 있어서 그것을 분 뒤에야 비로소 고동이 우는구나.’
사람도 그와 같아서 목숨이 있고 식(識)이 있고 숨결[息]의 출입이 있어야 곧 능히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목숨이 없고 식이 없고 출입하는 숨결이 없으면 곧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없다.”
또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 사악(邪惡)한 소견을 버리고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스스로 고뇌를 더하지 말라.”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외우고 익혀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주겠다.
먼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그 땅은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 나라에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지혜롭고 다른 한 사람은 어리석었다. 그들이 서로 말했다.
‘나는 당신의 친구요. 우리 함께 성을 나가 짝이 되어 재물을 구해봅시다.’
그들은 곧 짝을 이루어 다니다가 길가의 어떤 빈터에 이르러 삼[麻]이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것을 가지고 함께 돌아가자.’
그 두 사람은 각각 한 짐씩 메고 다시 앞마을을 지나다가 삼실[麻縷]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삼실은 공력이 들어간 데다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무거운 짐을 버리고 삼실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삼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이 삼베는 공력이 들어간 데다 또한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삼실을 버리고 삼베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스스로 소중히 여겼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솜[劫貝]이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솜은 값이 비싸고 또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 지혜로운 사람은 곧 삼베를 버리고 솜을 가졌다.
이렇게 앞으로 가다가 솜실을 보았고 다음에 흰 천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백동(白銅)을 보았고, 다음에는 백은(白銀)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황금을 보았다. 그 지혜로운 이는 말했다.
‘만일 금이 없으면 백은을 취하고 만일 백은이 없으면 백동(白銅)에서부터 나아가 삼실에 이르기까지라도 가질 것이며, 만일 삼실이 없으면 삼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오. 그러나 이제 이 마을에 숱한 보배 중에 제일가는 황금이 많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삼을 버리시오. 나도 마땅히 백은을 버리겠소. 그리고 우리 함께 황금을 취해 스스로 소중히 여기며 돌아갑시다.’
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또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대나 가지고 싶으면 뜻대로 가지시오.’
그 지혜로운 이는 은을 버리고 황금을 취해 한 짐 잔뜩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족은 멀리서 그 사람이 많은 황금을 얻은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맞이했다. 황금을 얻은 사람은 친족이 맞이하는 것을 보고 다시 크게 기뻐했다. 그러나 저 지혜 없는 사람은 삼을 지고 돌아왔다. 친족들은 그것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했고 또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았다. 그 삼을 지고 온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하고 번민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이제 그 좋지 않은 습관과 삿된 소견을 버려 긴 세월 동안 스스로 고뇌를 더하도록 하지 말라. 그것은 마치 저 삼을 진 사람이 고집이 세어 금을 취하지 않고 삼을 지고 돌아왔다가 부질없이 스스로 피로하고 친족들이 기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빈궁하여 스스로 걱정과 고통을 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끝내 이 견해를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견해로 남을 많이 가르쳤고 또 이익되는 바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방의 모든 왕들은 모두 내 이름만 들어도 제가 단멸(斷滅)을 주장하는 학자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잘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오랜 옛날에 어떤 국토가 있었는데 그 국토는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때 천 대의 수레를 끌고 상인들이 그 국토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물과 곡식과 땔감을 자급할 수가 없었다. 그때 상인의 우두머리가 생각했다.
‘우리 일행은 사람은 많고 물과 곡식과 땔감은 자급할 수가 없으니, 이제 차라리 두 패로 가르자.’
그리하여 그 한 무리는 먼저 출발했다. 먼저 출발한 무리의 길잡이가, 몸이 크고 눈이 붉고 얼굴은 검으며 그 몸에 진흙을 바른 어떤 사람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그는 대답했다.
‘나는 앞마을에서 온다.’
또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 사람은 대답했다.
‘내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이 있어 모자라지 않았다. 나는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또 땔감도 풍부했다.’
또 상인의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수레에 만일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모두 버려라. 저기는 그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러자 상인의 우두머리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아까 앞서가다가 어떤 사람을 보았는데, 그는 눈이 붉고 얼굴은 검으며 몸에는 진흙을 바르고 있었다. 내가 그를 만나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그는 곧 내게 대답했다.
〈나는 앞마을에서 온다.〉
나는 또 물었다.
〈네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는 내게 대답했다.
〈그곳에는 넉넉하게 많이 있다.〉
그리고 또 내게 말했다.
〈전에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또 땔감도 풍부했다.〉
그는 다시 내게 말했다.
〈만일 그대들 수레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그것을 모두 버려라. 거기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너희들은 각각 모든 곡식과 땔감을 버리고 수레를 가볍게 하여 빨리 가도록 하자.’
그러자 곧 그의 말대로 각자 모든 곡식과 땔감을 버리고 수레를 가볍게 하여 빨리 나아갔다.
이렇게 하여 하루를 지나갔는데도 물과 땔감이 보이지 않았고, 3일, 4일 나아가 7일을 가도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때 상인들은 넓은 늪에서 헤매다가 귀신에게 잡아 먹혔다.
그 뒤에 다른 한 무리가 또 길을 떠났다. 그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또 어떤 사람을 보았는데, 눈은 붉고 얼굴은 검으며 그 몸에 진흙을 바르고 있었다. 상인은 그를 만나자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그 사람은 대답했다.
‘앞마을에서 온다.’
상인이 또 물었다.
‘네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 사람은 대답했다.
‘매우 많았다.’
그는 또 상인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나는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땔감도 풍부했다.’
그리고 또 상인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만일 그대들의 수레 위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그것들을 모두 버려라. 거기에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때 상인 우두머리는 돌아와 모든 상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아까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만일 그대들의 수레 위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모두 버려라. 저기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때 상인 우두머리가 말했다.
‘너희들은 부디 곡식이나 땔감을 버리지 마라. 모름지기 새것을 얻은 뒤에 그것을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새 것과 묵은 것이 서로 연이어진 뒤에라야 비로소 이 광야를 건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일, 3일 나아가 7일 동안 그 상인들은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갔다. 이렇게 하루를 가도 물과 땔감은 보이지 않았고 2일, 3일 나아가 7일을 가도 역시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귀신에게 먹힌 앞 사람들의 해골이 흩어져 있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바라문이여, 저 눈이 붉고 얼굴이 검은 자는 나찰귀(羅刹鬼)였다. 그대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긴긴 세월 동안 고통을 받는 것도 마땅히 저들과 같을 것이다. 앞에 떠난 상인들은 지혜가 없었기 때문에 길잡이의 말을 따랐다가 그 자신을 스스로 멸망시킨 것이다. 바라문이여, 열심히 정진하고 지혜가 있는 저 사문 바라문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곧 긴긴 세월 동안 안락을 얻을 것이다. 저 나중의 상인 무리들은 지혜가 있었기 때문에 위험과 어려움을 면할 수 있었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제 차라리 그 악한 소견을 버려 긴긴 세월 동안 스스로 고뇌만 늘어나게 하지 말라.”
바라문은 말했다.
“저는 끝내 제 견해를 버릴 수 없습니다. 설령 어떤 사람이 와서 억지로 저에게 충고하더라도 제 분노만 살 뿐 저는 끝내 제 견해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가섭이 또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해주겠다. 오랜 옛날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는 변방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백성들마저 피폐하였다. 그때 돼지를 잘 기르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다른 빈 마을에 갔다가 마른 똥이 있는 것을 보고 혼자 생각했다.
‘여기엔 똥이 흔한데 우리 돼지들은 굶주리고 있다. 나는 이제 이 마른 똥을 풀에 싸서 머리에 이고 가야겠다.’
그는 곧 풀을 뜯어 똥을 싸서 머리에 이고 가는데, 도중에 큰 비를 만나 똥물이 흘러내려 발꿈치에까지 이르렀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다들 말했다.
‘미친 사람이로군. 똥을 발라[塗]3) 냄새를 풍기다니. 냄새나는 똥은 맑은 날에도 이고 가지 않아야 할 것인데, 더구나 비오는 날에 그것을 이고 가다니.’
그러자 그 사람은 버럭 화를 내며 도리어 꾸짖었다.
‘너희들은 어리석어 우리 집 돼지가 굶는 것을 모른다. 너희들이 만일 그런 줄을 안다면 나를 어리석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제 그 나쁜 견해를 버려야 한다. 미혹(迷惑)된 생각을 고집하여 기나긴 세월 동안 고통을 받는 일이 없게 하라. 그대는 저 어리석은 자가 똥을 이고 가는 것과 같다. 그는 여러 사람의 꾸지람을 듣고도 도리어 욕하고 꾸짖으면서 그들이 무지하다고 한다.”
바라문이 가섭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만일 선(善)을 행하면 하늘에 나게 될 것이니,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면 당신들은 마땅히 칼로써 스스로 목을 찌르던지 독약을 마시고 죽던지 혹은 몸을 다섯 가지로 묶어 스스로 높은 벼랑에서 떨어지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삶을 탐하여 스스로 죽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곧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섭은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또한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옛날 이 사파혜촌(斯波醯村)에 한 범지(梵志) 기구장숙(耆舊長宿:나이 많고 덕망 있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의 나이 120 살이었다. 그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는데 한 명은 먼저 난 아들이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처음으로 아이를 배고 있었다. 그때 그 범지는 오래지 않아 목숨을 마쳤다. 그러자 그 큰 어머니의 아들이 작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가지고 있는 재보(財寶)는 모두 내게 주어야 마땅할 것이오. 당신의 몫은 없소.’
그러자 작은 어머니가 말했다.
‘너는 내가 몸을 풀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라. 만일 아들을 낳거든 마땅히 재물을 나누어야 할 것이고, 만일 딸을 낳거든 네가 장가들어 데리고 살면서 그 재물을 몽땅 가져라.’
그러나 전처의 아들은 은근히 두 번 세 번 재물을 요구했고, 작은 어머니는 처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러나 그 아들의 강압에 못 이겨, 작은 어머니는 곧 예리한 칼로 스스로 자신의 배를 갈라 아들인가 딸인가를 알아보려고 했다.”
가섭이 다시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 어머니는 이렇게 자살함으로써 또 태아에게 해를 가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그와 같다. 이미 자신을 죽이고 또 남을 죽이려 하고 있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 꾸준히 힘써 선(善)을 닦고 계덕(戒德)을 두루 갖추어 이 세상에 오래 산다면 많은 이익을 주어 천상과 인간이 안락을 얻을 것이다.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서 마땅히 그대에게 나쁜 견해의 재앙을 알게 하겠다. 옛날 이 사파혜촌에 구슬을 잘 다루는 두 재주꾼이 있었다. 그 두 사람이 재주를 다투어 한 사람이 이겼다. 그러자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말했다.
‘오늘은 그만 하고 내일 다시 시합하자.’
진 사람은 곧 집으로 돌아가 놀이 구슬에 독약을 발랐다. 이튿날 그것을 가지고 이긴 사람에게 가서 말했다.
‘다시 재주를 겨뤄보자.’
그리고 곧 앞으로 나아가 함께 놀았다. 그는 먼저 독약을 바른 구슬을 이긴 사람에게 주었고, 이긴 사람은 곧 그것을 입에 물었다. 진 사람이 다시 구슬을 주자 그는 곧 입에 물었다. 그러자 그 독기가 온몸에 퍼져 몸이 떨렸다. 그때 진 사람이 게송으로 꾸짖었다.”
내가 구슬에 독약을 발랐는데
너는 입에 물고도 깨닫지 못하는구나.
조그마한 재주를 가진 네가 삼킨 것을
오랜 뒤에는 마땅히 저절로 알게 되리.
가섭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빨리 그 나쁜 견해를 버려 미혹된 생각을 고집하면서 스스로 고통의 독을 더하게 하지 말라. 너는 마치 저 재주꾼이 독을 삼키고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바라문이 가섭에게 말했다.
“존자(尊者)시여, 당신이 처음 달에 비유해 말씀하셨을 때, 저는 이미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몇 번이나 되풀이하면서 당장 받아들이지 않은 까닭은 가섭의 말솜씨[辯才]와 지혜를 보고 굳건한 믿음을 얻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 가섭께 귀의하겠습니다.”
가섭이 대답했다.
“그대는 내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위없이 존귀한 분[無上尊者]께 그대도 마땅히 귀의해야 할 것이다.”
바라문도 말했다.
“귀의해야 할 위없이 존귀한 분은 지금 어디 계신지요?”
가섭도 대답했다.
“지금 나의 스승이신 세존께서 멸도(滅度)하신 지 오래되지 않았다.”
바라문은 말했다.
“세존께서 만일 계신다면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마땅히 직접 뵙고 귀의하고 예배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섭의 말씀을 들으면 여래께서는 이미 멸도하셨다고 하니 그러면 이제 곧 멸도하신 여래와 법과 스님들께 귀의하고자 합니다. 가섭이시여, 제가 정법(正法) 가운데서 우바새(優婆塞)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不殺], 도둑질하지 않으며[不盜], 간음하지 않고[不婬], 속이지 않으며[不欺], 술을 마시지 않고[不飮酒], 또 나는 마땅히 일체 중생들에게 큰 보시를 하겠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만일 그대가 중생을 살해하고 하인들을 때린다면 아무리 모임[會]을 가진다 해도 그것은 청정한 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또 자갈이 많은 메마른 땅에 게다가 가시덩굴이 많이 나서 우거진 그런 곳에 씨를 뿌려도 반드시 얻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그대가 만일 중생을 살해하고 하인들을 때리면서 큰 모임을 열어 삿된 견해를 가진 대중에게 보시한다면 그것은 청정한 복이 아니다. 그러나 만일 그대가 크게 보시를 행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으며 회초리로 종들을 때리지 않고 기쁘게 모임을 열어 청정한 대중에게 보시한다면 곧 큰 복을 거둘 것이다. 그것은 마치 좋은 밭에 때맞추어 종자를 뿌리면 반드시 그 열매를 얻는 것과 같다.”
“가섭이여, 저는 지금부터 항상 스님들께 청정한 보시를 행하되 단절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때 한 젊은 범지가 있었는데 이름을 마두(摩頭)라고 했다. 그는 폐숙의 뒤에 서 있었다. 폐숙이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지금 일체 중생에게 큰 보시를 베풀고자 한다. 너는 마땅히 나를 위하여 경영하고 처리하라.”
젊은 범지는 폐숙의 말을 듣고 곧 큰 보시를 위해 경영하였고, 그 일을 마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폐숙이 금생이나 후생에 복의 과보를 얻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폐숙은 저 범지가 경영해 보시를 마치고 ‘폐숙이 금생이나 후생에 복의 과보를 얻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곧 범지에게 명령해 말했다.
“네가 분명 그런 말을 했는가?”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베푼 음식은 모두 거칠고 떫고 아주 나쁜 것인데 그것을 스님들께 보시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것을 왕께서 보셨다면 왕께서는 오히려 잠깐이라도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인데 하물며 그것을 드셨겠습니까? 현재에 베푼 것은 기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못 되는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후세에 청정한 과보를 얻겠습니까? 왕께서는 스님의 옷을 보시할 때 순 삼베로써 하셨습니다. 만일 그것을 왕께서 보셨다면 왕께서는 오히려 잠깐이라도 발을 대지 않았을 것인데, 하물며 그것을 직접 입으셨겠습니까? 현재 보시한 것은 기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닌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후세에 청정한 과보를 얻겠습니까?”
바라문 폐숙은 또 젊은 범지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너는 내가 먹는 음식, 내가 입는 옷으로 스님들께 보시하라.”
젊은 바라문은 분부를 받고 곧 왕이 먹는 음식과 왕이 입는 옷으로 여러 스님들께 공양했고, 그 범지는 이 청정한 보시를 행한 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 나서 한 단계 하열한 하늘[一下劣天]에 태어났다. 그리고 그 모임을 경영한 범지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 나서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다.
폐숙 바라문과 젊은 범지 및 사파혜촌의 바라문ㆍ거사들은 동녀 가섭의 말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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